첫 자취를 시작하면서 아무도 없는 어두운 집으로 퇴근하는 것이 너무 무서워
마트에 갔다가 혼자 구석에 웅크린 작고 하얀 햄스터를 보고 그날 덜컥 데려와 버린 것이 만남의 시작이었어.
그리고 2년 4개월을 나와 함께 살아준 민이는 오늘 아침 해씨별로 갔어.
내가 3일간 집을 비웠는데 그 사이 잘 참다가 내가 오고서야 해씨별로 갔는데 그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이미 두세 달 전부터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역시나 그래도 같이 살던 식구가 사라지는 건 너무 힘든 경험인 것같아.
아직 함께 사는 햄스터들이 세 마리가 더 있는데
세 마리 모두 2살이 넘거나 2살이 다 된 나이라 3번의 이별이 더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힘들어.
집에 온 지 하루만에 핸들링이 가능했던 순한 햄스터.
물론 물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ㅋㅋㅋ
손 위에서 얼마나 얌전하게 간식을 먹는지 너무 귀여웠어.
항상 내 손가락이나 입을 핥아줬던 햄찌.
손가락을 야무지게 잡고 혀로 핥핥 해주는데 그 기분이 아주 묘해-
꺼내달라고 난리부릴 땐 핑쿠핑쿠 혀를 맘껏 볼 수 있었지.
저럴 때 손을 가져가면 잽싸게 손 위로 올라오던 똑똑한 햄스터였어.
치즈 간식을 좋아해서 이틀 전에 치즈 간식을 잔뜩 사뒀는데
이제 못 주게 되어서 너무 아쉽다. 어제 하나라도 더 줄 걸.
얌전하고 순했던 내 햄스터 민이.
사람 손을 무서워 하지 않고 늘 저렇게 달려들었어 ㅋㅋㅋㅋ
간식 나오는 창고라고 생각하는 듯.
소고기, 닭고기 좋아하던 내 햄찌.
내가 닭을 삶아서 주면 순식간에 흡입하곤 했지.
덕분에 고기 먹을 땐 꼭 간 안 한 한 덩이를 따로 삶았을 정도
꾸시꾸시도 잘 하던 나의 민이.
2년 4개월간 덕분에 행복했어.
부디 너의 짧은 삶에 나와 함께했던 2년 4개월이 행복한 기억이었길.
고마워 민이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