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 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상 「이런 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너무나도 예쁜 시 구절인데
전문을 보니
역사(役事)를 하노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내놓고 보니 도무지 어디서인가 본듯한 생각이 들게 모양이 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것을 메고 나가더니 어디다 갖다버리고 온 모양이길래 쫓아나가 보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큰길 가더라.
그날 밤에 한 소내기 하였으니 필시 그 돌이 깨끗이 씻겼을 터인데 그 이튿날 나가 보니까 변괴로 다 간데 온데 없더라. 어떤 돌이 와서 그 돌을 업어갔을까. 나는 참 이런 처량한 생각에서 아래와 같은 작문을 지었도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 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어떤 돌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보는 것만 같아서 이런 시는 그만 찢어버리고 싶더라.
이상이 일제강점기당시에 유행하던 낭만시에 대한 비판으로 쓴 시고 이런 내용의 글을 자신이 써놓고 찢어버리고 싶을만큼 싫어했다고...
이런 구절이였구나 알게되니까 개인적으로 넘나 충격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