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dmitory.com/comic/42993049
전에 이 글 썼던 토리인데 소설판에 애니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야마토의 심리가 잘 드러나 있길래 토리들이랑 공유하고 싶어서 또 글 쓴당ㅎㅎ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디지몬 어드벤처 소설판에 대한 설명을 잠깐 하자면
디지몬 어드벤처/02의 시리즈 디렉터인 카쿠도 히로유키와 각본가 중 한 명인 마사키 히로가 집필한 공식 소설판이고 애니메이션 감독/각본가가 참여한 소설인만큼 공식 그 자체이나 스토리 진행이 다른 부분이 있어 패러랠 개념 or 이런 식으로 행동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정도로 보면 돼 ㅋㅋㅋㅋ
야마토란 캐릭터가 디지몬 어드벤처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호불호 갈리기 쉬운 캐릭터라고 생각하고(실제로 만화방에서도 불호글 꽤 봤음), 나는 작중의 모든 캐릭터를 좋아하는 올캐러지만 나도 얘가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구나 싶은 때가 있긴 했어ㅋㅋㅋ 쿨한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열혈+감정적인 캐릭터라는 평이 많았지.
그런데 소설을 읽고나니 야마토가 어떤 성격을 가진 아이인지, 왜 그렇게 감정적으로 행동했었는지 이해가 가더라구. 소설판과 애니판의 스토리 진행이 완전히 같진 않기 때문에 (특히 다크 마스터즈/어둠의 사천왕 편은 다크마스터즈를 쓰러트린다는 큰 줄기는 같지만 디테일이 아예 다름) 소설의 설정을 애니 야마토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감독이 쓴 ★공식 소설★이니 공식캐해석으로 생각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ㅎ
야마토한테 이런 이유가 있었으니 야마토의 행동을 무조건 이해해달라 (X)
이러한 이유로 그렇게 행동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O)
내 글의 의도는 이러하니 이 점 감안해주고 읽어주면 좋겠어 :)
▼ 야마토가 디지털 세계에서 유달리 감정적으로 행동했던 이유
소설 3권 中
메탈시드라몬이 죽고나서 타이치를 계속 리더로 두어야 하는가에 대해 야마토랑 코시로가 말다툼을 하는데 코시로는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말해. 이 말을 들은 야마토는 분하지만 코시로의 말이 맞다고 생각을 하구. 야마토는 자신이 감정적으로 굴고 있다는 것도, 감정적인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
p.138
주변에서는 야마토를 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야마토가 자신의 감정적인 부분을 남에게 보여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어렸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의 이혼이 정해지고, 엄마가 타케루의 손을 잡고 집을 나가던 때 사실은
가지마, 부탁이니까 제발 가지마! 나를 두고 가지 말아요!
하고 울면서 호소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옆에 아빠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마 야마토의 엄마도 야마토가 그렇게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 야마토는 죽어도 엄마에게 자신의 약한 부분을 보여주고 싶지가 않다고 생각했다. 아빠와 함께 살겠다고 결정한 것도 자신이었다.
그랬던 것이 디지털월드에 오고나서 자신도 놀랄 정도로 야마토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 집에서, 학교에서 눌러 담고 있던 것이 한 번에 폭발했던 걸까.
p.191
그래, 그 때 왜 말하지 못했을까. 가지마, 엄마, 가지마, 라고...
"사실은 외로웠어. 하지만 이런 때에는 절대 울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 나는 혼자니까,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어.하지만... 사실은...울고 싶었던 거야."
가지마, 부탁이니까 돌아와요, 엄마!
"혼자인 건...싫어"
야마토는 마치 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애니에서는 부모님의 이혼에 대한 야마토의 심경이 명확히 드러난 적이 없거든. 타케루의 경우는 '가족이, 아니 친구들이 싸우는 건 싫어' 라는 식으로나마 언급된 적이 있는데 야마토는 타케루를 과보호하는 모습이 자주 나올 뿐 부모님의 이혼이나 부모님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언급한 적은 없어.
근데 역시 야마토도 어린애였고 부모님이 이혼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던 거야. 고 쪼만한 어린애가 먼저 아빠랑 살겠다고는 했어도 (이것도 동생이 엄마랑 살기 위해 배려한 것) 어떻게 엄마가 집 나가는 걸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겠어. 거기다가 그 조그만 것이 엄마한테 가지말라고 얘기도 한 마디 못하고 울지도 않았대 ㅠㅠㅠㅠㅠ 그때부터 제 안에 감정을 꾹꾹 눌러담고 살았던 건데 심지어 집에서까지 야마토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는 거야ㅠㅠㅠ 엄마한테도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처럼 제 아빠한테도 솔직하게 힘든 내색 할 수가 없었겠지?
학교도, 심지어 가장 편한 장소여야 하는 집에서도 자기 감정 꽁꽁 숨기고 살았으니 디지털 세계에 와서 눌러담고 살았던 감정이 폭발한 것도 이상할 게 없어... 얘 그냥 초등학생 5학년일 뿐이잖아 ㅠㅠㅠㅠㅠ 코시로가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고 양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하다가 남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려워하게 된 것처럼 야마토도 엄마 아빠에 대한 감정표현을 제 안에 꾹꾹 눌러담다가 남 앞에서도 자기 감정 안 보이고 사는 애가 된 거야 ㅠㅠ
혼자라는 게 정말 외로웠지만 그걸 티내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나는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 울면 안 된다,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타일렀던 거지. 그게 디지털세계라는 극한의 상황에 처하다보니까 터져서 분출된 거고. 누구나 극한 상황에 처하면 자기 본모습이 나오기 마련이잖아. 야마토는 자기 감정을 누르고 살았던 앤데 그게 한 꺼번에 터지다보니까 자기 자신도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거라고 생각해.
▼ 야마토가 타케루한테 과하게 집착했던 이유
감정적으로 흥분한 야마토는 타케루를 데리고 무리에서 빠지려 하고, 타이치는 타케루도 곤란해하고 있지 않냐며 타케루의 심정도 이해해달라고 해. 야마토는 타이치도 눈치챈 타케루의 마음을 자신은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p.140
타이치는 타케루를 이해하고 있는데, 나는 타케루를 이해하지 못했다.
형제인데도...
하지만...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우리는 형제라고 해도 함께 살고 있지 않으니까.
내가 알고 있는 타케루는 가족 4명이서 함께 살고 있던 시절의 어린 타케루. 울보에, 낯가림이 심해서 집에 손님이 찾아와도 부끄러워서 내 등 뒤에 숨어있던 작은 타케루. 내 하모니카를 듣고 싶어 듣고 싶어하면서 조르던 귀여운 타케루.
그런 타케루도 지금은 초등학생 3학년이다 ( 원문 그대로 받아적은 건데 이거 오탈자 같아ㅎ)
하지만 내 안의 타케루는 지금도 아직 그 모습 그대로로, 성장해 했지 않아.
아니, 성장하지 않은 것은 나 자신이야.
위 내용을 기반해서 내가 추측한 거지만 야마토는 스스로가 타케루의 형이라는 데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거 같아. 보통의 형제라면 항상 함께 지내기 때문에 당연하게 공유하고 있는 시간들이 야마토와 타케루 사이에는 없었으니까. 야마토한테 타케루는 계속 그 작고 울보인 어린 아이인데, 갑자기 쑥 성장한 타케루가 나타나니 야마토로서는 아마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거야. 성장한 타케루를 받아들이면 자신이 타케루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니까. 타이치를 포한한 다른 애들은 디지털월드에서 타케루를 처음 만났기 때문에 타케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야마토는 타케루를 어린시절의 타케루밖에 볼 수 없었던 거야.
소설 1권 보면 타케루는 야마토네 집에 곧잘 놀러오는 거 같긴 한데, 학교도 가야 하고 히로아키는 직업상 집에 오래 있는 편이 아니니까 타케루가 야마토네 집에 있는 시간은 그리 길 수가 없을 거야. 야마토는 아예 타케루네 집에 놀러가지를 않고(아빠를 배신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님의 이혼 이후 야마토가 타케루와 함께한 시간은 그렇게 짤막한 정도인데다가 거의 집에서 봤을테니 타케루가 다른 아이들과는 어떻게 어울리는지, 밖에서는 어떤 아이인지는 알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타케루는 어렸을 때처럼 울보에 자신이 지켜줘야만 하는 어린애라고 생각했던 거지.
안 그래도 소설 1권 초반 보면 야마토가 타케루가 다른 사람들이랑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타케루 데려온 걸 후회하는 장면이 있거든. 타케루 본인도 불안해하는 기색 전혀 없고, 내가 아는 타케루도 낯가리는 애는 아니라 야마토도 참 걱정이 많다 싶었는데 타케루가 어렸을 때 낯을 많이 가려서 그런 거였어 ㅠㅠ 야마토는 지금도 타케루가 낯 많이 가리는 앤줄 알았나봐 ㅠㅠ
뭐 이거 말고도 타케루는 그냥 자기 따라 캠프 온 것 뿐인데 웬 이상한 세계로 떨어져서 쌩고생하고 있으니까 더더 책임을 느끼고 챙기려 드는 것도 당연하다고 봐. 이 부분은 애니만 봐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애니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부분이라 들고 와봤어 ㅎ
내 글은 여기까지얌 'ㅂ'
읽어줘서 고마워 토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