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서사의 그랜드 마스터지만 여캐끼리의 서사나 남캐끼리의 서사도 허투로 짠 부분이 없어.
뭐랄까...이미지에 안 어울리게 너무 섬세해...절대 평면적이지 않고 독보적이야.
내가 좋아하는 관계성 몇개 정리해봤오(공컾은 말해서 입 아프니까 제외한다)
1. 신이치 - 소노코 & 란 - 소노코
남녀사이에 친구가 어딨냐는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13년지기 칭구칭긔
신이치가 요비스테 하는 여캐가 별로 없는데 란이랑 아유미 외에 소노코가 거의 독보적이야. 난 보라랑 도일이로 알던 시절에 신이치 성격에 백퍼 스즈키라고 부를 줄 알았는데 소노코라고 하더라고...국내 팬들한테는 잘 안 와닿지만 엄청 친하다는 증거지 ㅋㅋㅋ 기본적으로 악우에 소노코가 란을 많이 애껴서 신이치가 연락 안 하고 못미덥게 굴면 화내는것도 좋고 신이치도 소노코를 신뢰하고 스스럼없이 구는것도 좋다 ㅋㅋ
란의 남자 악개에 신이치가 있다면 여자 악개는 소노코가 있다. 서로가 서로의 첫 친구이고 란이 소노코를 지켜주는 포지션도 너무 멋져.
란의 일이라면 자기 일처럼 화내는 소노코도 좋고 대신 슬퍼해주는 부분도 너무 참우정이야 ㅠㅠ 소노코 같은 친구 하나면 세상 다 가진것 같을것같아. 소노코가 재벌 2세답지 않게 털털하고 소탈한것도 매력적인데 이게 입싸움 마스터 소노코+무술 마스터 란이라는 조합이라 시너지가 두배임. 유치원때는 서로를 란쨩 소노코쨩으로 불렀는데 어떤 계기로 요비스테 하게 된건지도 궁금해!
2. 신이치 - 헤이지 & 란 - 카즈하
핫토리가 쿠도를 너무 좋아하지ㅋㅋㅋㅋ
만난지 6개월 조금 지났는데 아마 평생동안 말 통할만한 동종업계 종사자가 절실했던게 아닐까...신이치의 부탁이라면 한화 800만원에 달하는 신칸센 비용도 신경 쓰지 않고 달려오고 설사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나서주는 참우정 ㅇㅈ합니다. 얜 심지어 신이치한테 뭘 못먹여서 안달임 ㅋㅋ
흔한 여적여 구도로 시작해서 란의 친절함에 감화된 카즈하쨩 ㅋㅋㅋㅋ
(에이스케, 베르무트, 카즈하, 신이치, 하이바라 공통분모 제로인 다섯사람이 란의 친절에 반했다는거 정말 너무 웃기고 좋아 ㅋㅋ) 카즈하가 자기가 남자라면 신이치한테서 란 뺏어서 도망가버릴거라고 한 것도 좋아 ㅠㅠ 핫토리는 안 간다는데 란네 학원제 한다고 비행기 타고 보러 와주고 마이 친해져서 소노코도 끼우고 자기들끼리 만나서 놀러다니는데 너모 귀여움
3. 란 - 하이바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조합 중 하나야.
하이바라는 코난을 좋아했기 때문에 처음에 코난의 온리럽인 란을 껄끄러워하고 멀리했어. 말 그대로 내외한건데 이게 여러가지 사건들을 통해 하이바라가 란의 마음에 감동하고 란이 하이바라를 구해줌으로 죽은 언니와 겹쳐보게 돼. 실제로는 란이 연하지만 공식적으로 하이바라가 란에게 가지는 마음이 언니를 연상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단순하고 평면적인 히로인과 짝사랑 캐의 대결 관계가 아니라 굉장히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해. 이타적인 란이 목숨을 걸고 하이바라를 구하고, 하이바라가 그런 란의 친절에 마음을 열어 다가가는 것. 특히 블랙 임팩트에서 하이바라가 울먹이며 돌아가지 말라고 붙잡는 장면이 제일 인상적이었어.
고쇼의 빅픽쳐...정말 이정도까지 신경써서 그려주는거 좋아 ㅠㅠ 정말 이런 관계는 다른 작품에서 본적이 없음.
4. 조디 - 베르무트
조디는 베르무트에게 가족을 잃고 복수를 하러 에프비아이가 되었고 베르무트에게 조디는 조직을 뒤쫓는 성가신 경찰일 뿐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야. 베르무트가 남긴 말을 곱씹어 자신의 말버릇이 될 정도로 오랜 시간 베르무트를 기억했던 조디인데 초반부 미스터리했던 분위기와 되게 잘 어울렸어. 베르무트도 왠지 모르게 조디를 아기고양이(...) 라고 부르고 얼굴도 익히게 되었고 ㅋㅋㅋ 조디가 베르무트의 젊음의 비결을 파헤치는것도 굉장히 좋아.
5. 아카이 - 아무로
아카이는 경찰 후루야 레이의 능력을 굉장히 높이 사는 것 같아. 독보적으로 정중한 어휘를 사용하고 위험을 감수해서까지 이쪽으로 끌어들이고 싶은 상태지만 후루야한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음. 무뚝뚝하고 냉정한 아카이가 후루야에게만 이유없는 호의를 베푸는 것, 차분하고 논리적인 후루야가 아카이 앞에서만 이성을 잃는다는거나 둘 사이에 하나의 죽음과 거짓말이 끼어있다는게 (아이고 스카치ㅠㅠ) 인상적이었고 고쇼가 서사에 힘 줬구나 삘이 왔어. 개인적으로 추후 진행방향이 가장 궁금한 조합 중 하나.
6. 엘레나 - 아무로
첫사랑이라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무로가 엘레나에게 가지는 감정은 동경과 먼저 그 땅에서 살아왔던 혼혈에 대한 존경도 커 보였어. 어떤 한 아이에게 너는 나쁘지 않으며 인간은 모두 똑같은 존재라는 말을 해줌으로 '그냥 놀리니까 반박할 이유도 모르고 같이 싸우기만 했던' 아무로의 인생에 큰 분기점을 가져온것같아. 좋은 어른이란 이런것 이라고 느끼게 되었어.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파장이 컸지.
7. 란 - 베르무트
여캐에게 가장 중요한 보물이 여캐인 만화가 또 어디 있을까? 심지어 혈연지간도 아닌데 말이야. 남편과 딸 이야기는 거짓말이지만 베르무트 역시 만만치않은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고 신이 없다고 했던 말도 진심 같았는데 그런 와중에 란을 만난거야. 란의 무조건적인 호의는 새삼 정말 강력한 무기인것같아. 개인적으로 베르무트가 유키코에게 전화해서 나에게도 천사가 생긴 것 같다고 얘기하는 씬을 굉장히 좋아해.
베르무트가 란의 안전을 위해 변장을 하고 피 튀는 일에서부터 보호하려고 하는것도 너무 좋았어.
8. 하이바라 - 아유미
아유미는 제 2의 란이 기대 될 정도로 다정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야.
같은 친구인데 하나한테만 성으로 부르는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결국 하이바라가 이름을 허락해 준 게 가장 유명함. 아유미는 하이바라를 만난 순간부터 계속 하이바라를 좋아해왔어. 첫 등장 씬에서 예쁘다고 생각하며 순수하게 좋아한것도 있고 친해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하이바라에게 와닿은게 잘 느껴짐. 하이바라도 유일하게 아유미를 다정하게 대하고, 아끼고, 걱정하고,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 아유미를 울리면 코난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벼른것도 있고ㅋㅋ
보통 어린 여자애들 사이에서 서열다툼이나 초기 란-카즈하같은 여적여 구도가 흥하기 마련인데 얘네는 이런게 전혀 없어서 좋더라.
9. 코고로 - 코난
신경쓴다 라는게 느껴지지 않아?
사위 사랑은 장인이라고 며칠 전 방영한 에피소드에서 신이치가 코난에게 위험한 일을 시킨것 같아서 화를 내는 유탐정 아저씨가 새삼 멋지더라. 이제 모리네 둘째 아들 다 됐잖아요 ㅠㅠ 예전에는 우리집에 얹혀사는 꼬맹이라고 하더니 요새는 잠시 맡고 있는 코난이라고 말 바뀐것도 좋고 여러모로 아끼는 게 느껴짐 ㅠㅠ
10. 아무로 - 아즈사
아즈사를 흔한 아무로의 주변캐 1로 묘사하지 않아서 좋았어. 보통 이런 관계에서 아즈사 포지션의 여캐가 남몰래 얼굴을 붉힌다거나 두근거리는 장면을 넣는 일이 굉장히 흔하고 이는 남캐의 매력만을 어필하기 위한 도구로 느껴져서 좋아하지 않아. 그런데 아즈사랑 아무로는 정말 딱 같은 배를 타고 서로를 돕는 직장인스런 모습이 많이 느껴져서 좋았어. 햄샌드 편에서 아이스크림 떨어졌다고 아즈사가 급하게 전화하는거나 집행인에서 접근 금지ㅋㅋ 시킨것도 좋아하는 씬 중에 하나야. 아무로도 아즈사를 어린 여자애 취급하지 않고 동등한, 오히려 알바 선배로 존중하는 것 같고 여러모로 담백하고 건전한게 매력인 조합이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