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료 후유미의 30+년 경력의 정수를 보여주는
궁극의 역사물
(표지는 프랑스판)
정발이 안 된 작품이므로 내용은 간단히.
"나의 어머니는 창녀 - 그리고 아버지는 괴물이다"
15 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현대 정치학의 시조 · 마키아벨리가 "이상적인 군주 '라고까지 칭송한 역사의 어둠에 묻혔던 영웅 체사레 보르지아. 전쟁을 향해가는 불온한 시대에 전 유럽 통일이라는 야망을 품은 자의 투쟁 이야기.
(공식 시놉시스)
대사와 나레이션이 겁나 어렵고, 한자가 겁나 많고,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시간을 넘나들며 다루고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토론하고, 정론을 반박하며 싸우고
정치와 신앙과 교리와 군주와 민중과 예술과 전쟁, 삶에 대해 깊게 다루는..
(그래서 읽다보면 눈 빠지고 머리 터지는)
멋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
나도 인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상태로 시작해서 읽었고,
처음에는 그림만 감탄하며 봤다가 오랜 시간에 걸려 다 읽었지만.
사실 압도적이야. 진짜.
그림에 압도당하고, 인물들 미모에 압도당하고, 연출에 감동받으며 보다가
대사를 읽으니까 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그 생동감이 또 대단한 작품.
등장인물들이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에게 영향받고 공감하며, 역사적 사건들로 부터 교훈을 얻고..
그렇게 심경의 변화를 겪고, 새로운 다짐을 하고 새로운 길을 개쳑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들도 정말 매력적으로 그려놨거든.
여튼. 읽다보면 작가의 작품에 대한 깊은애정과 장인정신과도 닮은 고집이 제대로 느껴지지.
참고로 작가님이 그리다 골병나셨다던 마리 앙투와네트가 출간되었을 때
(feat. 글: 경력 34년차 작가 골병나게 한 만화 퀄리티.jpg)
많은 독자들은 "이런 걸 그리려고 체자레를 휴재하는 겁니까!" 라며 혹평을 늘여놓았을 정도로
체자레 쪽은 작품성이나 그 몰입도로가 어-음-청 뛰어난 작품임.
여튼, 미정발 된 작품인데다 내 글빨도 세상 부족한지라 내용은 일단 제쳐두고(..야...)
그 작화를 덕질하려 글을 쪘어.
캡쳐 해놓은 게 몇백장이라 이미지를 고르고 고르느라 진땀 뺐음.
일단 배경, 태피스트리, 장신구의 디테일, 음영의 표현, 등 거의 모든 걸 수작업으로 하는 분인 걸 알아주세요~
(톤은 사용하심. 다만 거기에 또 무수한 펜선을 넣어 무게감을 주시는.....)
심지어 실존하는 미술작품도 직접 다시 그리시는 작가님.
위의 마리 앙투아네트의 글에도 올려 놓은 무도회 페이지의 작업 중 모습
그 디테일과 무게감에 압도당하는 배경과 다양한 묘사
조금 가벼운 걸로 시작하도록 할게.
그리고 가끔은 이런 느낌의 배경도 넣어주셔.
(과거 스토리 진행 중일 때였음)
피렌체 대성당
메디치가
이게 잘 보이는지 모르겠다..
벽의 태피스트리나 천장화에 윤곽선은 적게 쓰고 다 가느다란 선들로 채워서 만들어진 배경.
로베레 저택의 천장화
보르지아 저택 별의 방
천장의 디테일이 진정 대단함.
알함브라궁
그리고 성당의 표현에서 무게감은 극에 달해.
산·암브로쪼 교회 (성당)
그리고 장엄한 피사 대성당의 모습
잘 보면 이쪽의 천장은 위의 보르지아저택의 천장과 좀 다름.
대성당 내부 하인리히 7세의 무덤
그 위의 천장화
아래는 7권에 나오는 성탄절 미사의 한 장면이야.
진짜 이 장면들에서는 나는 혼자 읽으면서도 경건한 기분에 잠기게 되더라구.
아름답고 성스러우며 엄숙한 미사의 장면과 그 페이지에 흐르는 구절
'주여, 가여이 여기소서'
그림을 뜯어보기 위해서도 그랬지만 그 분위기에 압도당해
말 그대로 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려운 장면이었어.
혹시 클릭 확대 되나?
잔디나. 나무, 열매에 들어간 음영이 다 고운 펜선으로 만들어져있어..
조각과 회화 등의 예술작품 & 장신구의 표현
사실 작가님은 1권에서 조각상의 표현을 참으로 단순하게 했었어.
작가들이 작품이 진행됨에 따라 작화에 공을 덜 들이는 경우도 많은데 소료 작가님은 반대였어.
그 원동력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든 열정이든 고집이든..
60을 넘기신 작가님에게 작화 발전을 기대하긴 힘든데.. 참 대단하지 않니.
양쪽 페이지에서 한페이지만 따 온 조각표현의 모습
이런 묘사가 작품 내내 몇번은 나옴.
줌을 해 봤어.
또 줌을 해봤어.
작가님 손목.. 괜찮으세요...?
그리고 너무도 아름다운 체자레 보르지아의 미모
성스럽다
작품의 주인공
냉혹하고 자신감 넘치며 영리하고 아름다운
체자레 보르지아.
(캐릭터 비주얼은 호불호가 갈릴테니 취향 아닌데 내가 너무 찬양해도 이해해줘)
이건 초반권의 모습
조금 얼굴이 짧다. 하지만 상관없이 아름답다.
그의 외모로 말할 것 같으면
남신이라 할 수 있겠다.
고귀하다.
저 자신감과 여유에서 나오는 능글맞은 미소
만족스럽단다.
놀라도 품위있게
그리고 위 성탄 미사에서의 성스러운 체자레사마
기도하는 손의 손톱마저 아름답다.
(아 옷과 장신구도 봐줘..ㅠㅠ 대단하지 않니.)
아름다운 눈, 겹겹의 쌍커풀
눈썹마저 정갈하고 아름다우심.
몰라 그냥 너무 성스럽고 아름답게 생겼어 진짜.
이렇게 그림으로 떼어놓고 보는 것보다 작품으로 보면 더 하다니까.
완벽한 옆모습.
눈물남..ㅠㅠ
저런 머리를 하고도 너무 아름다워.고귀해.
...o Dio...
만족의 미소
꼬꼬마때.
천사인 줄...................
(좌:미구엘/우:체자레)
그리고 또 한번 나를 미모로 경악하게 했던 때가
5권의 모의전투 때임.
전신 타이즈를 입고 얼굴만 내놔도 아름다울 분.
ㅠㅠㅠㅠㅠ이목구비 봐ㅠㅠㅠㅠ
오밀조밀 너무 아름다우시다
난 이걸 보고 완벽한 이목구비의 신같은 얼굴이란 이런거구나 싶었어..
미인인데다 잘나고 거만하고 이의 전매특허 내려다 보는 눈빛도 한 고귀함 하심
그리고 극화체는 후반에 가서 극에 달하지.
우리 체자레사마 조각상됨..
음.. 나는 다소 아쉬움
마무리는 다시 내가 너무 좋아하는 갑옷두른 미모짤
아.름.답.다.
그 외 인물들의 미모&외모
체자레의 동생 루크레치아 보르지아
꼬맹이 때ㅋㅋ 귀엽
곱게 빚은 인형임.....
....존예.....
좀 자랐을 때. 조금 더 어릴 때와 차이가 느껴져서 또 좋음.
체자레의 오른팔 미구엘
체자레의 동생 후안
볼 때마다 누구 닮은 거 같은데 누군지를 모르겠음... 음...
그리고 안젤로
내가 미형을 좋아해서 그렇지 체자레에선 참으로 다양한 골격과 눈매와 인상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해.
마음에 들었거나 탁월하다 느꼈던 장면들 몇개
위의 장면은 체자레가 자신과 대립하는 한 학생단(타국의학생그룹)과 시비가 붙어
그를 거의 조롱하는 수준으로 결투를 벌이던 상황에서의 장면이야.
체자레는 상대방을 투우소로 부르며 자신은 에스파다인 양, 돌진하는 그를 자극하고 농락하며 웃음거리로 만들지.
근데 희한하게도 체자레의 그런 모습은 뒤의 성모마리아상과 겹쳐.
냉혹하고 영악하며 분노로 차가운 눈빛을 한 체자레거늘.. 타인을 농락하기 위해 천을 쥔 체자레는
모포로 예수를 감싸안은 마리아와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지.
근데 이 때의 체자레는 사실 모욕당하고 존재를 부정받은 자신의 친구이자 심복, 유대인인 미구엘을 위해 싸우고 있었어.
외면으로는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어도 성모상과 대비되는 체자레지만
유럽에서 차별받고 멸시받는 유대인을 위해 싸우고 있는 그의 내면은 성모상의 의미와 닮아있음이 담긴 페이지, (라고 생각함)
그리고 또 좋아하는 장면들이
기도의 장면들이야.
기도의 순간에 주면은 사라지고 흰 배경에 기도하는 존재만 놓여있는 연출.
난 이 밝고 정적인 장면에 왠지 모를 찡한 마음이 되곤 했어.
눈을 강조하는 순간들
위 두컷에서 체자레는 몸을 날린 공격에 성공하고..
무언가를 봐..
자신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해 오는 공격의 적군이지.
이런 충격의 순간을 가장 깨끗하고 밝고 정적으로.. 눈만을 그려 표현하는 기법을 자주 쓰셔.
위의 기도의 순간과도 비슷한 연출임.
중요할수록, 충격적일수록 부수적인 의성어나 배경은 없애고 인물만 보여주는 연출.
어떤 장면이었는지 기억이 안나네.
아마 탈진하고 하늘을 바라보던 때인 듯..
눈이 아름답다.
피렌체의 기둥, 이탈리아 반도의 기둥이라 믿는 로렌조 메디치의 위험을 감지한 순간.
그가 받은 충격이 고스란히 눈빛을 통해 전해지지 않니?ㅜㅜ
미구엘도..
그냥 끝내기 아쉬우니
체자레와 루크레치아의 컬러일러스트 한장을 투척하고 끝낼게.
마치 프레스코화같은 매트하고 고운 색감.
이또한 아름답지 않니..
내내 찬양만 하는 긴 글을 보느라 수고 많았어! 그럼 이만!♥
추석 잘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