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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엔 베이컨 냄새를 맡으면서 일어났어. 침대에서 나와 간단히 샤워를 하고 부엌으로 갔어. 엄마는 날 보고 웃으며 배고프냐고 물었어. 난 끄덕이고는 식탁에 가서 앉았어. 몇 분 후 아빠가 오더니 옆에서 내 목 뒤로 숨을 내쉬며 서더라. 그리곤 날카롭게 말했어. "엄마 요리 도와드리지도 않고 거기 가만히 앉아만 있을 거냐? 넌 엄마가 네 개인 요리사 같아?"
난 아빠가 쳐다보는 동안 의자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걸어갔어. 부엌에 도착하자 아빠가 의자를 끌어내며 콧방귀를 치는 소리가 들렸어. 엄마는 베이컨, 달걀, 갈린 곡물이 든 접시 세 개를 밀어 주며 식탁에 올리라고 말했어. 난 그것들을 옮겨서 내려놓고 왔지. 다시 부엌에 왔을 때 엄마는 날 지나쳐 가며 "끝" 하고 말하며 각 접시 옆에 포크를 놓았어.
식사 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어. 난 뭐라고 해야 할지 생각해 보려고 애썼지만, 뭘 생각해내자마자 그냥 다시 관두곤 했어. 난 그냥 부모님이 실수로 내 납치범들이나 날 "없애려는" 그들의 계획에 대해 말해버리길 바랬어.
부모님은 먹는 걸 마치자마자 의자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갔어. 난 부모님 침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어. 그리곤 발끝으로 살살 올라가선 부모님 문에 귀를 대 봤지만 완전히 조용할 뿐이었어.
난 문에 귀를 더 세게 댔는데 순간 내 오른발을 무언가가 잡는 게 느껴졌어. 손가락 두 개가 내 발가락을 움켜쥔 걸 보곤 놀라서 비명을 질렀지. 아빠는 비웃는 조로 말했어, "부모님 방을 염탐하는 건 예의바르지 못한 짓인 거 알아, 몰라?" 난 아빠한테서 발을 빼내곤 아래층으로 달려갔어. 아빠는 단총을 꺼내들고 나와선 내 쪽으로 겨눴어. 현관으로 나가면서 아빠가 소리치는 게 들렸어. "얼마 안 가서 그 사람들이 다시 널 데려갈 거다! 네가 도망치는 건 우리 일을 더 쉽게 만들 뿐이야!"
난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몰랐지만, 더 이상 부모님 집에서 지낼 수 없겠다는 건 알았어. 그 후 두 시간 정도는 그냥 하염없이 달리고 걷는 일의 반복이었어. 추운데도 땀에 젖은 셔츠를 입고 있던 난 드디어 반가운 걸 목격했어.
경찰차.
난 차를 쫓아갔고 맷 얼굴이 창문에서 튀어나왔어. 질문은 하지 않았어. 그냥 타라고 하고는 경찰서로 가서 설명해달라고 했어.
차를 타는 동안은 완전히 정적 뿐이었어서 10분동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중인지 잘 생각해볼 기회가 됐어. 부모님은 납치에 가담한 게 분명한데, 왜 날 15년이나 보내버리고, 날 다시 집에 보냈다가, 죽여 버리는 거지? 그냥 처음부터 죽여버리지 않고? 머릿속에 질문들이 가득 차는 동안 차가 멈추는 게 느껴졌어.
맷은 안전벨트를 풀곤 차에서 내렸어. 난 그를 따라가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지.
우린 건물 뒤편의 사무실로 들어가 책상 앞에 앉았어. 그는 반대편에 앉아 팔짱을 끼며 말했어. "설명해봐요."
난 심호흡을 하고는 전날 밤 들은 부모님 대화에 대해 전부 말했어. 납치범들이 날 처리할 거라고 말한 거 말이야. 그리고 이상했던 아침식사랑 엿듣다가 아빠한테 총맞을 뻔한 것도.
맷은 내가 아직도 충격에 빠져 있는 걸 눈치채곤 아빠가 총을 들고 있던 동안 뭐라도 말했냐고 물었어. 난 조금 안정을 찾고는 아빠가 그들이 얼마 안 가서 날 찾을 거라고 말했다고 대답했어. 그리고 내가 도망가는 건 그저 그들을 도울 뿐이라는 거라고 한 것도.
맷은 노트에 뭘 좀 적더니 나보고 커피나 물을 마시고 싶냐고 물었어. 난 물 한 잔이면 좋을 것 같다고 했지. 맷이 일어나서 나가려고 할 때 난 혹시 수사관이나 탐정이라든지 누구라도 이걸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해 줄 수 있냐고 물었어. 딱하단 눈빛을 하고 맷은 여기가 작은 동네라 누굴 여기로 데려오긴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했어. 그는 내 어깨를 살짝 토닥이더니 문 밖으로 나갔어.
맷은 거의 몇 시간은 나가 있던 거 같아. 처음엔 좀 짜증났는데 빠르게 공황상태로 번져갔어. 난 문을 몇 번이고 열려고 했지만 내가 얼마나 세게 잡아당기든 문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어.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거 같았고 난 그 자리에 쓰러졌어.
반복적인 삐- 삐- 소리에 정신이 들었어. 내가 눈을 떴을 땐 하얀 옷을 입은 젊은 여성분이 앞에 서 있었어. 그녀는 커다란 미소를 지어주곤 괜찮냐고 물었어.
아니, 난 전혀 안 괜찮았어. 그녀를 보자 난 발광했어. 난 내 주변에 있는 건 다 쥐어뜯기 시작했어. 정맥 주사가 달려 있는 막대를 잡고는 그녀한테 집어던졌지. 그녀는 그걸 피했는데, 내 오른쪽 손목엔 엄청난 고통이 몰려왔어. 그녀를 잡으려고 했는데 그녀는 밖으로 달려가 버렸어. 난 침대에서 나왔지만 두 발자국 정도 걸으니까 어지러움이 다시 돌아왔고 다시 한 번 기절해 버렸어.
다시 일어났을 땐 어두웠어. 내 오른쪽 손목엔 거즈랑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고 정맥주사는 이제 내 왼쪽 손목에 꽂혀 있었어. 난 방을 둘러봤고 맨 오른쪽 구석에 텔레비전이 있는 걸 봤어. 한 남자가 옆 침대에서 자고 있었고, 침대 위엔 선이 연결된 작은 컨트롤러가 있었어. 간호사처럼 보이는 아이콘이 있길래 눌렀어. 2분 후 같은 하얀 옷을 입은 남자가 방으로 걸어들어왔어. 척추를 타고 소름이 끼쳐왔지만, 난 스스로를 자제시켰어. 난 그에게 만화를 좀 틀어줄 수 있냐고 물었어. 그는 리모콘으로 텔레비전을 조정하는 법을 알려줬어.
그가 나가기 전에 난 혹시 그의 핸드폰을 빌려서 일지를 기록할 수 있을지 물었어. 그는 잠시 망설였지만, 핸드폰을 넘겨 주며 그의 일이 끝나기 전 두 시간동안만 쓸 수 있다고 말해줬어.
난 베개 위치를 바꾸다가 베개 밑에서 봉투를 하나 찾았어. "M"이라는 글자가 봉투 위에 써 있었어. 난 봉투를 열었고 내가 기절해 있을 때 사진을 꺼냈어.
뒤편에는 나한테 적힌 메모가 있었어. "넌 내가 경찰이라서 살아있는 거 뿐이야. 너랑 처음 얘기했을 때부터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그런 일을 해줄 사람은 이미 있지. 이 편지를 누구한테 보여주고 싶으면 보여줘 봐. 아무도 안 믿을 테니까. 넌 15년동안 실종됐다가 돌아온 애야. 미쳤고 불안정한 애. 내 말과 네 말 중 누구 걸 믿을까의 문제지 친구.
난 지금 간호사 핸드폰으로 너네한테 이걸 쓰도 있는데, 내가 이걸 쓰는 중간쯤에 누가 날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창 밖을 바라봤는데 우리 부모님이랑 맷이 내가 있는 방 밖에서 날 쳐다보고 있었어. 눈이 마주치니까 맷이 입모양으로 "가만히 있어" 하고 말했어.
맷도 없다면 이제 난 누굴 믿어야 해?
출처: http://moonshapedpool.tistory.com/22?category=594087 [괴담접시]
어떡해...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