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루입니다.
어제 홧김에 블로그를 없애버려서(..) 임시 계정을 만들어 몇 가지 오해를 정정하고자 합니다. 본 계정은 약 일주일 후 삭제될 예정입니다.
1. 재판튀
소위 '재판튀 병크'의 골자는 제가 알기로 다음과 같습니다. 어차피 이북 발행을 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탈퇴할 거면서 그 사실을 숨기고 기존작을 재판해 '현금을 땡기고 튀었다'는 거지요. 커뮤니티를 탈퇴할 작가라는 걸 알았다면 아무도 사지 않았을 책을 속여서 팔았다고요.
이 비난이 온당한가는 차치하고, 제가 마지막으로 기존작을 재판한 날짜는 기억하기로 2015년 2월입니다. (현재 인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 명확하지 않습니다. 틀렸다면 정정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처음 상업작을 연재했던 북큐브로부터 연재 제의를 받은 날짜는 2015년 10월 27일입니다.
당시 받았던 연재 제의 메일의 서두입니다. 삭제된 부분은 직원 분의 개인 신상이 나와 있어 지웠습니다. 이하로는 연재 계획의 골자, 어디까지 신작 연재여야 한다는 강조의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http://img.dmitory.com/img/201807/2go/6EY/2go6EYCTqos8m4iQKQQ2E4.jpg
저는 이 사실을 커뮤니티 탈퇴 당시에도 이야기했고, 증거를 요구하시는 분들께 이 캡쳐를 회신 드렸습니다. 그러자 익명게시판에서는 '이것도 다 짜고 미리 맞춘 메일인지 어떻게 아냐', '적어도 1년은 계획된 일이 틀림없다'며 '믿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요.
그 당시 받은 조롱과 욕설에 대해서는 일일이 열거하고 싶지 않습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이 일이 회자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습니다. 왜 그때 바로 대응하지 않았는가, 의문이시겠지만 저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의식 자체를 그쪽에 두고 싶지 않았어요.
그 조롱과 욕설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을 압니다.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마자 제게는 서른 통이 넘는 응원메일이 왔으니까요. 피해받았던 사실을 말해봤자 그분들의 마음만 아프게 하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이기도 했고요.
2. 오해라면 어째서 침묵하고 있었는가
그 외의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난이 어지간한 수위였다면 좀 달랐을지 모르지만, 생전 상상도 못해본 수준의 욕과 조롱을 하루종일 듣고 있다보니 이건 정말 내가 뭘 잘못한건 맞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난 후에는 역설적으로, 내가 그런 비난과 조롱을 들을만큼의 잘못을 한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괴로웠습니다. 어째서 그런 부당한 일을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었는지 스스로가 환멸스럽고, 이제 와 바로잡을 용기도 없는 제 모습이 싫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최근 몇주간이 저는 글을 쓰면서 겪은 시간 중에 가장 고통스러웠습니다. 이어지는 증언이나 올라오는 증거들을 볼때마다 당시에 겪었지만 의식 한구석으로 밀어두고 잊었던 감정들이 그때보다 훨씬 생생하게 살아나 물한모금 넘기기도 어려웠어요.
3. 왜 지금은 이야기하는가
분위기에 편승한 거 맞습니다. 지금이라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더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은 끝까지 용기내서 말하는 다른 작가분들 뒤에 숨어 아무말도 안 하고 모르는척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제 필명이 들어간 조롱글 볼 필요없이 앞으로 나아진 여건에 숟가락 얹을 수 있었겠죠.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저의 이 말이 어떤 식으로 왜곡되고 호도되고 매도될지 수백 가지 레퍼토리가 먼저 떠오릅니다. 왜곡이 싫다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 는 메시지가 숨어 있는 조롱들이요.
그런 생각을 하며 침묵하는 저 자신이 너무 싫어서 어제는 정말 BL소설을 그만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블로그를 삭제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새연재를 취소하려고 했어요. 그러는 동안 이렇게 약해빠진 저 자신이 더 싫어지는 악순환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만큼 괴롭지 않아서 맞서는 게 아닐 텐데, 나는 왜 이 잠깐의 고통을 못 견디고 무너진채 도망칠 생각부터 하고 있는지 그걸 견딜수가 없었어요. 그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입니다.
'재판튀 병크'라는 게 온당한 비난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설령 온당하다 한들 저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 메일 캡쳐를 보고도 못 믿겠다고 하시면 어떻게 증명하면 되는지 말씀을 해주세요.
유명해지고 싶어서 텍본 뿌린 적도 없고, 익명 커뮤니티에서 바이럴한 적도 없습니다. 저는 원래도 가입된 커뮤니티가 거의 없었고, 그나마 있던 것도 상업시장으로 나온 뒤로는 모조리 탈퇴하고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어디에 가든 제 필명이 들어간 조롱글을 피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또한 저는 제가 2015년 말 당시에 받았던 피해와, 탈퇴 후에 커뮤니티 외부에서 이어진 가해에 대해 이야기한 것입니다. 저의 이 트윗 타래가 현재 조용히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을 향한 비난이라고 왜곡해 퍼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대다수의 회원 분들은 그저 놀라고 황망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죄송한 마음도 당연히 가지고 있습니다. 여론이 쏠리는 와중에도 제 말을 믿고 응원 보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되도록이면 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언급하는 일이 없을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홧김에 블로그를 없애버려서(..) 임시 계정을 만들어 몇 가지 오해를 정정하고자 합니다. 본 계정은 약 일주일 후 삭제될 예정입니다.
1. 재판튀
소위 '재판튀 병크'의 골자는 제가 알기로 다음과 같습니다. 어차피 이북 발행을 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탈퇴할 거면서 그 사실을 숨기고 기존작을 재판해 '현금을 땡기고 튀었다'는 거지요. 커뮤니티를 탈퇴할 작가라는 걸 알았다면 아무도 사지 않았을 책을 속여서 팔았다고요.
이 비난이 온당한가는 차치하고, 제가 마지막으로 기존작을 재판한 날짜는 기억하기로 2015년 2월입니다. (현재 인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 명확하지 않습니다. 틀렸다면 정정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처음 상업작을 연재했던 북큐브로부터 연재 제의를 받은 날짜는 2015년 10월 27일입니다.
당시 받았던 연재 제의 메일의 서두입니다. 삭제된 부분은 직원 분의 개인 신상이 나와 있어 지웠습니다. 이하로는 연재 계획의 골자, 어디까지 신작 연재여야 한다는 강조의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http://img.dmitory.com/img/201807/2go/6EY/2go6EYCTqos8m4iQKQQ2E4.jpg
저는 이 사실을 커뮤니티 탈퇴 당시에도 이야기했고, 증거를 요구하시는 분들께 이 캡쳐를 회신 드렸습니다. 그러자 익명게시판에서는 '이것도 다 짜고 미리 맞춘 메일인지 어떻게 아냐', '적어도 1년은 계획된 일이 틀림없다'며 '믿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요.
그 당시 받은 조롱과 욕설에 대해서는 일일이 열거하고 싶지 않습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이 일이 회자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습니다. 왜 그때 바로 대응하지 않았는가, 의문이시겠지만 저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의식 자체를 그쪽에 두고 싶지 않았어요.
그 조롱과 욕설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을 압니다.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마자 제게는 서른 통이 넘는 응원메일이 왔으니까요. 피해받았던 사실을 말해봤자 그분들의 마음만 아프게 하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이기도 했고요.
2. 오해라면 어째서 침묵하고 있었는가
그 외의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난이 어지간한 수위였다면 좀 달랐을지 모르지만, 생전 상상도 못해본 수준의 욕과 조롱을 하루종일 듣고 있다보니 이건 정말 내가 뭘 잘못한건 맞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난 후에는 역설적으로, 내가 그런 비난과 조롱을 들을만큼의 잘못을 한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괴로웠습니다. 어째서 그런 부당한 일을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었는지 스스로가 환멸스럽고, 이제 와 바로잡을 용기도 없는 제 모습이 싫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최근 몇주간이 저는 글을 쓰면서 겪은 시간 중에 가장 고통스러웠습니다. 이어지는 증언이나 올라오는 증거들을 볼때마다 당시에 겪었지만 의식 한구석으로 밀어두고 잊었던 감정들이 그때보다 훨씬 생생하게 살아나 물한모금 넘기기도 어려웠어요.
3. 왜 지금은 이야기하는가
분위기에 편승한 거 맞습니다. 지금이라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더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은 끝까지 용기내서 말하는 다른 작가분들 뒤에 숨어 아무말도 안 하고 모르는척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제 필명이 들어간 조롱글 볼 필요없이 앞으로 나아진 여건에 숟가락 얹을 수 있었겠죠.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저의 이 말이 어떤 식으로 왜곡되고 호도되고 매도될지 수백 가지 레퍼토리가 먼저 떠오릅니다. 왜곡이 싫다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 는 메시지가 숨어 있는 조롱들이요.
그런 생각을 하며 침묵하는 저 자신이 너무 싫어서 어제는 정말 BL소설을 그만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블로그를 삭제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새연재를 취소하려고 했어요. 그러는 동안 이렇게 약해빠진 저 자신이 더 싫어지는 악순환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만큼 괴롭지 않아서 맞서는 게 아닐 텐데, 나는 왜 이 잠깐의 고통을 못 견디고 무너진채 도망칠 생각부터 하고 있는지 그걸 견딜수가 없었어요. 그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입니다.
'재판튀 병크'라는 게 온당한 비난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설령 온당하다 한들 저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 메일 캡쳐를 보고도 못 믿겠다고 하시면 어떻게 증명하면 되는지 말씀을 해주세요.
유명해지고 싶어서 텍본 뿌린 적도 없고, 익명 커뮤니티에서 바이럴한 적도 없습니다. 저는 원래도 가입된 커뮤니티가 거의 없었고, 그나마 있던 것도 상업시장으로 나온 뒤로는 모조리 탈퇴하고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어디에 가든 제 필명이 들어간 조롱글을 피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또한 저는 제가 2015년 말 당시에 받았던 피해와, 탈퇴 후에 커뮤니티 외부에서 이어진 가해에 대해 이야기한 것입니다. 저의 이 트윗 타래가 현재 조용히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을 향한 비난이라고 왜곡해 퍼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대다수의 회원 분들은 그저 놀라고 황망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죄송한 마음도 당연히 가지고 있습니다. 여론이 쏠리는 와중에도 제 말을 믿고 응원 보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되도록이면 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언급하는 일이 없을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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