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04






문방구를 지나는데 갑자기 누가 팔을 잡았어. 


내가 온몸을 뻗대며 버티니까 상대는 어이구어이구 하면서 떨어져나갔는데 보니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였어.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와서 또 보니 문방구 주인 아저씨가 카운터에서 상체를 빼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왼쪽으로는 상가 문이 있었어. 출구. 


“학생 저거. 저거 떨궜다고.” 


할머니는 등을 짚고 오만상을 찌푸리며 빵집 앞 바닥을 가리켰어. 작은 자갈무늬가 어지럽게 뭉쳐있는 상가 바닥에는 소니 렌즈 커버가 떨어져있었어. 그제사 깨달았어, 여기는 상가고 XX역 근방이었지. 난 촬영을 하러 이 곳으로 왔고.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니 다 큰 학생이 왜 이렇게 놀라, 나도 십년 감수했네.” 


“엄마 그만하고 앉아요. 그캐 확 잡음 놀랄 수도 있지.” 


문방구 주인은 할머니에게 손짓하며 문가에 있는 빨간 간이의자를 가리켰어. 


“아니 아까부터 부르는데 안 듣잖여.” 


할머니는 기분 나쁜 티를 내며 의자에 앉았어. 떨리는 손을 바로세우고 걸어가 렌즈 커버를 줍는데 아까부터 귀에 울리던 이명이 서서히 줄어들더라. 도망치던 시점부터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안중에도 없었거든. 밖으로 나가야한다는 생각뿐. 커버를 호주머니에 쑤셔 넣고 다시 쩔뚝이며 걸어가는데 고개를 드니 문방구 주인과 할머니가 나를 지루함 반, 호기심 반 어린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고, 귓가에는 이명 대신 구두 소리가 들리는듯 했어.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저 공책 좀 살게요.” 


다짜고짜 할머니 다리를 비집고 문방구로 들어섰어. 


“응?” 


“잠시만요 저 뭐 좀 볼게요.” 


문방구는 무척 좁고 잡다했어. 벽면에는 실내화, 학용품, 지점토, 체육용품 따위가 너저분하게, 천장 쪽에는 비행기 모형이라던가 싸구려 장난감이, 이 공간을 어떻게든 전부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밀집해있었어. 카운터와 벽 세면의 진열대를 제외한 가구는 가운데 진열대, 그리고 할머니의 간이의자 밖에 없었는데, 달리 숨을 곳이 없어 난 가운데 진열대 뒤 공간으로 제빨리 들어갔어. 


“공책은 저 짝인데? 거기 아닌데.” 


“저, 볼게 있어서.” 


줄줄이 매달린 유희왕 카드 아래서 숨죽이고 동향을 살피고 있으니 상가 복도로 누가 휙 지나갔어. 또각 또각. 짧게 커트한 검은 머리에 안경을 쓰고 장바구니를 든 젊은 여자였어. 폰을 보며 이쪽에는 눈길 한번 안주며 걸어 나가는데, 그녀는 제법 높은 힐을 신고 있었지만 누가봐도 하늘바람구름보다 작아보였어. 그녀는 문방구 아저씨가 기댄 카운터 너머로 사라지더니 문을 열고 나갔는지 한 차례 차가운 바람을 상가 내부에 선사해주고는 가버렸어. 할머니는 잠바를 목까지 채우며 오만상을 찌푸렸어. 


“와 추운 것 봐라. 봐 오늘 내가 춥다 했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반쯤 일어서는데 또 누군가가 훽 지나갔어. 


머리는 이발한지 오래되어 중단발 수준이고 검푸른 매미빛 잠바에 텁텁한 면바지는 나이대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드는, 어리게 보면 이십대 후반, 많게 보면 마흔도 가능할법한, 부실한 몸에 비해 큰 머리는 의외로 두상이 동그랗고 예뻐서, 툭 치면 몸이 머리로 말려들어갈 것 같은. 


그새 여장을 푼 하늘바람구름이 입을 앙다문체 걸어나가고 있었어. 


상가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리며 또 다시 한차례 차가운 공기가 사방을 감돌았어. 


"뭐 문을 저리 활짝 열어, 저놈 저거."


“학생, 울어?” 


내가 웅크리고 얼굴을 손에 묻고 있으니 아저씨가 건낸 말이었어. 고개를 흔들며 나는 눈물을 닦아냈어.







그 날 나는 집에 가지 않고 A언니 자취방으로 향했어. 울고있는 모습을 가족한테 들키기 싫은 것도 있었지만, 하늘바람구름이 담긴 카메라를 바로 처분해버리고 싶은 마음도 컸어.


예고도 없이 온적은 없어서 언니는 약간 짜증을 내며 문을 열었는데, 내 얼굴을 보더니 당황하며 내 손을 잡더라. 


“야, 너 왜 울어?” 


“언니 나 이제 사진 안 배울래, 배우기 싫어, 카메라도 싫고 사진사도 싫어, 안할래, 못하겠어.”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언니에게 말없이 카메라를 내밀었어. 


“아니 카메라고 뭐고 너 왜 그러는데? 아 J 있는데… 아니다, 들어와 들어와.” 


언니의 자취방은 따뜻하고 익숙했어. 방금 라면을 끓여먹었는지 매콤하고 고소한 향이 진동 하더라. 


“뭔데? 누구야?” 


언니와 반동거하던 J오빠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었어. 반차를 냈다나. 내가 눈물콧물 쏟으며 말도 못하자 언니는 냉큼 남친을 밖으로 쫓아냈어. J오빠는 빤스차림으로 걸어나오다 당황하며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는 외투를 챙기더라. 


“야 쟤 왜 저런대? 뭔 일 있어?” 


“내가 알아볼테니까, 미안한데 너 좀 나가있어라. 피방이라두 가있어, 내가 돈 줄게.” 


“아니 됐어. XX이 전화해서 만나고 있을게.” 


“어, 이따 연락해.” 


언니와 오빠의 일상적인 대화가 잔잔한 파도처럼 몸에 스며 들었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언니는 어느새 내 옆에 와서 등을 두드리며 연신 왜 그러는데, 괜찮아,를 연발하는데 듣다 보니 또 괜찮아지는 것 같고, 그런데 아닌 것 같고, 그랬어.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다시 그 지하 공간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착각에 휩싸였어. 


한참을 꺽꺽 울어대는 나를 토닥이다 언니는 일어서서 내가 좋아하는 코코아를 끓였어. 머그잔 한가득 코코아를 담아온 언니는 컵을 내려놓더니 화가 단단히 난 표정으로 나에게 묻더라. 


“그 사진사야? 그 사진사 일이지?” 


“아무 일도 없었어.” 


“암일도 없었음 왜 우는데.” 


“정말 아무 일도 없었는데..” 


어릴적 심하게 넘어진 적이 있어. 균열간 콘크리트 바닥에 얼마나 세게 넘어 졌는지 흉터는 이십년 지난 지금에도 희미하게 남아있어. 왼쪽 무릎에 연갈색 반점 세 개, 오른쪽에 두 개. 입술도 꼬맬 뻔하고 일주일간 샤워도 못할 정도의 상처 였지만 지금은 어떻게 넘어 졌는지 기억도 나질 않아. 어떤 놀이를 하다가? 무엇에 걸려서? 


흉터가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잊혀지지 않는 상처가 있어.







내가 진정된 후, A언니와 J오빠는 하늘바람구름에게 컨택을 시도했어. 전화를 걸었지만 없는 번호로 나오고, 블로그 역시 패쇄된 터라 뜬구름 잡는 기분만 반복되고, 별다른 소득은 없었어. J오빠가 상가쪽 스튜디오에 직접 가보았지만 그런 사람 모른다는 소리뿐이었어. 스튜디오 주인인 것 같던 30대 여자는 자기가 스튜디오 비번을 자주 안 바꿔서 그런것 같다며, 그 남자의 본명을 아느냐고 물었어. 예약금 지불한 손님에게 문자로 비번을 알려주곤 했는데, 본명을 알면 최근 예약자 이름과 대조하여 누군지 찾을 수 있지 않냐며.


그제사 깨달은 점, 난 하늘바람구름의 본명조차 몰랐어. 그 사람은 내 본명을 어떻게 알았을까? 


몇번이나 경찰 측에 가서 신고를 넣으려 했지만 결국 신고를 할 수가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는걸. 


사진 커뮤니티를 뒤져봤지만 이미 하늘바람구름의 게시물, 덧글, 모든게 지워져있었어. 그 때 그 곰보 사진사를 연락해볼까 글을 올렸지만, 신고조차 안되는 일에 휘말리기 싫었던 스텝들은 내 글을 지웠고, 따로 카페지기로부터 커뮤니티 취지에 위반되는 게시글을 올리지 말라는 쪽지를 받았어. 어차피 이미 그는 카페에 없는 사람인걸.







늦가을이 겨울에 먹힐 때쯤, 난 그 일을 아주 조금 잊어가고 있었어. 휴학한 1년은 어느새 반년에 가까워져있었고, 더 이상 그 시간을 유용하게 쓰겠단 포부 따윈 없었어. 학교 친구들에게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할 수가 없었어. 천천히, 느긋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 버거운 스무살.


A언니는 그 때쯤 돌페어 준비가 한창이었어. 원래대로라면 나도 동행해서 인형 사진도 건지고 언니가 만든 옷도 찍어줄 요량이었지만, 더 이상 난 아무것도 하기 싫었거든. 언니는 결국 돌페어를 혼자 다녀왔어. 


저녁에 언니 후기도 들을겸 자취방에 갔는데, 언니가 내내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평소라면 인형 얘기하느라 신나서 내 목소리가 낄 틈도 없었을 텐데. 


“언니 뭔 일 있었어?” 


“아니 별거는 아닌데.” 


언니는 한참을 고민하다 말은 해야겠다 싶었는지 입을 열었어. 


“글쎄 오늘 페어갔다가 들은 소린데, 여장남자라니까 네 생각이 딱 나는거 있지.” 


언니의 말에 잠깐 소름이 돋았지만 이내 떨쳐내고 억지로 웃어보였어. 


“어우 언니. 여장남자란 말 듣고 내 생각 났다니. 진짜 싫다. 너무한 거 아니야?” 


“아니 농담이 아니라. 꽤 큰 일이었어. 병크 터졌다며 지금 이쪽에 난리도 아니야.” 


“뭔데?” 


언니 말로는 인형 옷을 거래하려고 한 돌오너 두명 사이 트러블이 생겼는데, 여자라고 주장했던 상대편 거래자가 남자였다는거야. 


“인형 옷을 팔기로 한쪽이 로리타 복장도 즐기는 아가씨였거든. 내가 전에 원단 거래했던 그 B아가씨, 기억나? 이쪽 알잖아, 덕후는 한 우물만 안 파. 여기저기 판다니까. 돌 좋아하는 아가씨도 많고, 코스프레하는 사람도 봤고, 나처럼 일러러도 많고. 암튼 그래.”


“응.”


“상대방이 괜찮은 로리타 옷이 있다길래 이 아가씨가 차액만 받고 인형옷을 거래하려고 했나봐.” 


“인형옷이랑 사람옷을?” 


“응. 좀 비싼 브랜드 옷이어서 B아가씨가 혹했나봐. 상대는 여기서 오래 활동한것 같진 않았는데, 돌 사진을 기가 멕히게 찍어서 짬밥이 되나 싶었대. 굳이 커뮤니티 안하고 혼자 덕질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두근, 심장이 한박자 빨리 뛰기 시작했어. 


“근데 아가씨가 거래다하고 막상 옷을 받아보니 브랜드 정품이 아닌 이상한 셀프수주 옷이었고, 뭣보다 사이즈가 이상했대. 여자라기엔 너무 컸다나.” 


언니는 앞에 놓인 커피를 한모금 마시더니 컵을 내려놓았어. 


“B아가씨가 말하길, 자기가 키도 크고 살집이 좀 있긴 한데 그거 감안해서도 도저히 입을 수가 없는 옷이었대. 근데 인형 옷은 이미 여러벌 보냈고.. 차액도 너무니없이 적고. 화가 나서 상대방한테 문자로 따졌더니 그쪽이 그럴리가 없다며, 빈티지긴 해도 해외 쇼핑몰 정품 옷이라고 우기더래.” 


억지로 닫고 있던 마음 속 문이 어두운 입을 여는 느낌이 들었어. 


“이게 먹고 튀려나보다 해서 아가씨가 전화를 계속 걸었는데 받지도 않고. 반나절 기다렸다가 친구폰으로 걸어보니 받긴 받는데, 남자 목소리였대.” 


“그 쇼핑몰 정품이라 했던 그 사람이?” 


“응. 그 번호 주인이 남자였어.” 


“와..” 


“근데 그게 끝이 아니야.” 


언니는 노트북을 열더니 무언가 검색을 해서 모 카페의 모 게시글을 나한테 보여줬어. 언니가 즐겨 활동하는 돌 카페가 아닌, 로리타 복장을 고수하는 아가씨들 모임카페. 


“요 글 올라온게 200X년이거든? 근데 그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비슷한 일?” 


“지가 만든 이상한 옷을 쇼핑몰 정품이라고 팔려했던 사람. 근데 그 사람이 여장남자였대.” 


“그걸 어떻게 알았대?” 


“옷으로 사기치기 전에 정모를 한번 나왔나봐. 다과회라고 하나. 암튼 원래라면 아가씨들만 모여서 모임하는 곳인데, 거기에 로리타 옷 차려입고 여장하고 나왔었나봐. 근데 행실이 별로라 말이 많았대.” 


“어떤 식으로 별로였는데.” 


“그냥. 얘기 계속 할까? 너 괜찮아?” 


A언니의 얼굴은 얘한테 괜한 얘기를 했나 걱정하는 빛이 서려있었어. 


“괜찮으니까 말해줘.” 


“뭐. 지가 예쁘냐 안 예쁘냐 여기저기 물어보면서 예쁘다 말해주길 강요한거랑. 자기 지금 여자라면서 여러명한테 팔짱이라던가 백허그 시도한거랑. 말이 안좋게 돌아서 그 때 밖에 참석을 못하고 곧 강퇴 당했다는데, 그때 어떤 아가씨랑 친해졌나봐 이 여장남자가.” 


갑자기 하늘바람구름의 블로그가 떠올랐어. 최근 것만 공개돼있고 나머진 비공개였던 블로그. 


“좀 어린 아가씨였는데, 나중에 이 아가씨가 옷으로 사기친게 걸렸어. 그래서 부모님 불러와라 난리도 아니었는데, 부모님 번호라고 건내준 번호가 알고보니 그 여장남자 번호였던거지.” 


“여장남자가 부모였다고?” 


“아니. 사귀었던거지. 사기친 옷도 그 여장남자가 팔라고 시켰던거고, 지는 강퇴 당해서 못 파니까.”


"언니, 나 지금 이해를 못했어."


"그러니까, 들어봐. 여장남자가 로리타 정모를 나와서 어떤 어린 아가씨랑 친해져서 사귄거야. 그러고 나서 뻘짓해서 강퇴 당하고, 그 어린 아가씨 시켜서 지가 만든 이상한 옷을 대리판매 시킨거야. 그러다 사기친게 걸려서 당한 사람들이 그 어린 아가씨한테 부모님 불러오라 그랬대, 미성년자였거든. 근데 부모님 번호라고 건내준 게 알고보니 여장남자 번호 였던거." 


"미친거 아니야." 


"그치. 뭐. 암튼 저 사건의 여장남자가 오늘 돌페어 병크의 그 사람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어. 그것 땜에 하루 종일 시끄러워서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네."


A언니는 아직 정리 안 된 캐리어 옆구리를 툭 치더니 기지개를 폈어. 괜한 소리를 한거같단 표정 반, 흥미로운 얘기를 나눠서 홀가분한 표정 반이었어. 언니는 식은 커피를 마저 마시고 캐리어 지퍼를 내려서 주섬주섬 옷을 정리하기 시작했어. 분주하게 움직이는 언니의 뒷모습을 보다 나는 입을 열었어. 


“언니.” 


“응?” 


“같은 사람 아니야?” 


“응. 나도 그 생각 했다.” 


작고 고운 원단이 겹겹이 쌓여 오색빛깔 알록달록한 오로라마냥 언니 손을 물들이고 있었어. 언니의 인형 둘은 알 수 없는 평온한 표정으로 우리 쪽을 쳐다보고 있었어. 


“그 어린 아가씨는? 어떻게 되었대.” 


“그야 모르지. 뭔 일 있었음 또 게시물이 올라왔지 않았을까?” 


“다 익명인데, 어떻게 알아?” 


“그러게 말이다. 그거 알아? 구글에 아이디 치면 신상 정보 쫙 뜬대. 이제껏 인터넷으로 후기를 올렸다거나 그런거. 너도 그런거 없나 함 봐바.” 


“무섭다.” 


“그치.” 


언니는 옷을 차곡차곡 겹쳐 반투명한 플라스틱 상자에 넣었어. 잠시 고민하더니 미싱기도 탁자에서 내려 옷장 구석에 넣어 버리드라. 말로는 본업에 충실하고프단 핑계였는데, 오늘 일로 언니도 적잖이 충격을 먹은 것 같았어.


"미성년자면 나보다 어리네. 진짜 뭘 모르는 나이 아니야."


"호기심도 강한 나이야."


"언니. 오늘, 그 B아가씨랑 거래했던 사람 닉네임이 뭐였는데?"


"글쎄. 영어였는데."


Chiaroscuro.






눈을 감으면 떠올라. 방이 여러개 있는 스튜디오 전경이.


각 방에는 사람이 인생에 한번쯤은 빠져들고 마는 즐거운 소재들로 가득 차 있어. 한 방은 사진, 한 방은 인형, 한 방은 로리타 옷, 한 방은 게임, 한 방은 코스프레, 만화책, 아이돌, 그렇게 한 복도를 타고 쭉 방들이 이어져. 각 방의 구석마다 밤색 가발을 늘어뜨리고 예쁨을 강요하는 하늘바람구름의 꺽어진 형체가 있어. 


세월의 풍파에 빛 바랜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서 계속, 줄곧, 기다란 손가락으로, 큐빅이 박히고 리본이 얽힌 그 손가락으로 빛을 가리며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또각 또각. 아직도 가끔, 새벽에 숨을 토해내며 일어난 나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는 그 장면을 잊지 못해 날밤을 새곤 해. 


그 사람은 아직도 그러고 있을까.










=====


100% 픽션도 아니며 100% 논픽도 아닌지라, 애먼 추측은 하지 말아줬으면 해. 

그리고 어디 퍼가지 말아주라.


부족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 

  • tory_1 2018.07.28 00:42

    너무 재밌게 잘 봤어!

  • tory_2 2018.07.28 08:55

    여기 나왔던 서브컬처에 한 발씩 들였던 경험이 있어서인가... 친근하면서도 더 무섭다...ㅠㅠ

  • tory_3 2018.07.28 08:57
    어휴 소름 ㅠㅠ 잘봐써!!
  • tory_4 2018.07.28 09:27
    와... 다 내가 한 다리씩 걸치고 있는 서브컬쳐들이고 있을법한 사건들이라 더 소름돋게 다가왔어... 토리 글 진짜 몰입감 쩐다... 정말 잘 봤어. 언젠가 또 토리의 글을 볼 수 있음 좋겠다.
  • tory_5 2018.07.29 01:48
    음침하고 소름돋아.. 이 글, 친숙한 감각들을 일깨우면서 두렵고 무섭지만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는 무의식 속의 공포감을 건드리는 느낌이야.
    톨아 한 편 한 편 정말 재밌게읽었어~
  • tory_6 2018.07.30 09:30

    너무 잘봤어! 몰입도 최고로해서 봤어 뭔가 일상적인데 무서운 느낌? 재밌게 봤어!

  • tory_7 2018.07.31 14:04

    너무 리얼해서 더 잘봤어. 쩐다!!

  • tory_8 2018.08.02 15:12

    으와 토리야 ㅠㅠㅠㅠ진짜 재밌게 잘봤어 ㅠㅠㅠㅠㅠ글 진짜 몰입력세다 짱이얌 ㅠㅠㅠ

  • tory_8 2018.08.02 15:14

    흐왕 여운이 쉽게 안가신다 헝헝ㅎㅎㅎ 이런 묘한 이야기 정말 재밌는거같아

  • tory_9 2018.08.10 17:22
    현실감있고 묘하고 정말 잘봤어 토리얌!
  • tory_10 2018.08.17 00:32
    완결까지 현실감 넘 쩔었다 토리야 진짜 소름돋아;;
  • tory_11 2023.07.31 01:04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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