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인적인 생각 주의!)





포스터만 봤을땐 단순히 스릴러 영화겠거니 했더니

보는 내내 은은히 페미니즘이 깔려있는 영화같았어

그래서 일반 영화 감상평 보다 페미니즘으로 접근한 감상으로 써볼게

(그래서 실제 영화의 의도가 아닐수있음ㅎ 오로지 내 생각) 





일단 내가 젤 강렬하게 느낀 부분은 부부싸움씬이였어 

거기서의 모든 대화들이 현시점의 남여 갈등을 단축시켜서 보여주는거 같더라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남편은 주인공보다 실력이 안좋아서 자연스레 내조하는 남편이 됐는데

거기에 피해의식을 느껴서 자기가 모든걸 희생중이라고 칭얼거려 

불공평하다고 


근데 웃기는건 주인공도 충분히 희생중이란거야 

남편을 위해 타국에 왔고 남편 때문에 아들이 사고를당해 빚이 늘어서 갚는중이였고 

생활고로인해 부업까지 하는상황이였거든


그런데도 남편은 오로지 자기 기분만 신경쓰면서 

나도 글쓰고싶고 꿈 이루고싶다고 징징거려 

더 웃긴건 주인공은 그러라고 진작에 허락했다는거야


그러자 남편이 정말 헛웃음 나오는 핑계를 대면서 짜증을 내더라고




"내가 지금 하고싶은일을 하려면 그거에만 집중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

온전히 내 시간을 주고나 말해  

만약 당신이 하는 일이 있는데 거기서 집안일을 추가하면 그거 감당 가능해?"


그리고 주인공이 눈하나 깜짝안하고 말해

"쌉가.ㅇㅇ"




여기서 내가 통쾌하면서도 갑갑함을 느낀게 

현시대 워킹맘들이 그러고 있거든 


대부분의 워킹맘들이 밖에서 일하고 집에 와서 남편 속옷 빨아주고 자식 숙제 도와주고

여보 그때 그 검은 양말 어딨어 이러면 찾아준다고ㅋㅋ

근데 그렇다고 본업을 못해? 대부분 다 잘해내

여성은 늘 항상 평가 기준이 높고 조금만 실수해도 리스크가 크니까 잘해낼수밖에 없어


남자가 살면서 실수 할 수도 있지만, 여자는 살면서 실수 할 수가 없거든  




만약 본인이 내조하는 입장에서 꿈에 욕심이있다면

뭐든 잡고 더 노력을 해보던가 더 매달려 봤어야지

그거 분명 힘든거 맞지만 주인공은 이미 본업+아들케어+부업으로 남편처럼 여러일을 하고있었어

왜 지만 힘들다고 징징거리냐고 

그냥 본인 실력이 안좋은걸 상황,환경을 탓하고 있어 


근데 이 상황마저 현시점 사회의 남여의 모습을 보는거 같았어

더 안 좋은 조건에서 더 힘들게 일하는 여성들의 고생은 당연하게 취급되지만

남성들의 고생은 모두가 들어주고 위로해주거든




그래서 주인공이 그 지점으로 뼈때리는 말들을 날려주니

남편이 또 한번 뒷통수 얼얼한 말을해 



"당신 정말 나쁜사람이야. 날 상처주잖아. 괴물이야."



이 부분이 인상깊었던게 여성은 이성적이면 욕심많은 아줌마, 마녀, 괴물소리를 들어 

난 그래서 저말이 감성적이지 않은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는것처럼 들렸어  

거기다 논리로 안먹히니 감성적인 부분을 지적하며 여성의 발언들을 다 까내리는것 또한 굉장히 익숙한 현실같았어

여자는 너무 감성적이여도, 너무 이성적이여도 욕을 먹거든




그래서 난 둘의 싸움에서 마치 벽이랑 대화하는 듯한 극심한 갑갑함을 느꼈는데 

더 갑갑한건 방송,언론에서 여자,남자 할거없이 이미 주인공을 썅년 취급한다는거야


(물론 외도한 잘못이 있지만, 남여 바꿔 생각해본다면 사회에선 남자의 외도 또한 여자가 얼마나 못해주면 외도를 해라는 소리를 쉽게 들을수있어

그치만 주인공에겐 어림없어 이미 거기서 썅년 됐거든)



그래서 늘 이성적이던 주인공은 딱 한번 극한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건 유일하게 영어로 대화해도 되냐고 허락을 구하지 않고 편하게 대화가 가능한 아들에게 외면 받을때였지 

차안에서 우는 주인공이 진짜로 이제 난 혼자구나 라고 생각하는게 느껴져서 나도 눈물이 나더라 


그만큼 이 사람의 편이 정말 없다는게 보였어

그냥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고해도 이미 주인공은 여자로써 많은 잘못을 한걸로 결론이 난거야

외도도 하고 남편 기도 죽이고 자식 케어도 못한 여자인거지 




모든 일이 끝나고 개를 끌어안으며 잠드는 주인공을 보는데

다 끝나서 후련하다기보단 

모든 사람들에게 끌려가 여기저기 난도질당하고 해부된것처럼 보였어 


주인공은 이제 외도한년, 표절한년, 남편 죽음으로 몰고간년, 욕심많고 비정한년이 됐고

그런 사회에서 홀로 아들을 키워야하는 엄마가 됐거든 




그래서 영화 다 끝나고나니까 주인공이 딱 한번 자신의 진심을 담아 솔직하게 내뱉았던 말이 생각나더라

"애초에 여기로 오는게 아녔는데"


어떤 발언이 유리하고 불리할지, 아들에게 상처가 될지, 계속 전전긍긍하며 있었던 사실에 대한 논의만 하다보니

주인공의 감정에 대해서는 후련히 나온게 거의 없어

그래서 저 말이 가장 주인공의 솔직한 진심 같았어. 그리고 그게 다였지 




암튼 다 보고나니 엄청 씁쓸한데 그렇다고 절대 새드엔딩은 아니고

걍 승소했더니 보상도 뭣도 없이 그게 다여서 허전하다고 했던 그 말 그대로의 느낌이였다...ㅎ



암튼 재밌었다,, 쓰다보니 개길어졌네

안 본 톨들 추천 잼씀 ㅎ 일단 강아지가 연기 개잘해 



  • tory_1 2024.05.27 12:10

    감상 남겨줘서 고마워!

    사건에 대한 진실 여부가 안 나와서 굉장히 두루뭉술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본문 읽어보니까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진다 

  • tory_2 2024.05.27 19:45
    검사가 역전 증거랍시고 녹음 트는데 웃긴 게 여남만 바뀌면 그냥 평소 미디어 아니 그냥 현실서 항상 볼 수 있는 패턴이거든 독박육아에 혼자만의 시간도 없어서 점점 더 신경질적으로 변해가는 아내와 그런 아내에게 무심하고 이성적으로 굴라며 냉정한 남편... 근데 성별이 바뀌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편은 순백의 피해자고 아내는 천하의 개쌍x이 되는 게 실소가 터지더라 그리고 이걸 뭔가의 증거로 쓰려고 했는지 녹음해놓은 남편이나 법정에 들고 온 검사 모두 남성인 게 진짜 후져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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