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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배서더 소식이 더 이상 신선하거나 반갑지 않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더해져도 마찬가지다.
지드래곤이 2016년 아시아 남성 ‘최초’로 샤넬의 앰배서더로 선정됐을 때 전해진 그 생경하고 짜릿한 감정은 어디로 갔을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걸까?

일상용어가 되어버려 그 본질을 망각하게 된 지금 교과서다운 설명으로 돌아가야 현재의 ‘앰배서더 문화’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이 정립될 것이다.
앰배서더란 기존 광고 모델에서 한 단계 진화한 마케팅 기법이다. 완벽하게 설정된 상황 속 광고 모델은 대중에게 이질감이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지만, 앰배서더의 경우 보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노출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대치보다 높은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효과적 측면이 아닌, 대상의 존재적 측면을 깊이 파고들면 대중의 공감을 사는 영향력과 브랜드의 지향점과 결탁되는 개인의 이미지가 추론된다.
결론적으로 브랜드는 누군가의 영향력을 감지하고 자사의 방향성과 상대의 이미지를 비교해보고, 이로써 도출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저울질한다. 이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 ‘앰배서더’라는 무거운 왕관이 주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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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화의 흥행으로 얻은 것 중 하나는 이 지난한 심사 과정의 ‘프리 패스권’이 아닐까.
한국의 셀러브리티들은 서구권 연예인과 달리 음악 방송과 예능 등 더 다양한 TV 쇼에 출연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미디어 채널을 통해 본인의 일상을 끊임없이 전시한다.
또 팬들의 주도로 그들이 출연한 콘텐츠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SNS를 통해 국가를 넘나든다. 여기서 생산된 미디어 가치(MIV)는 패션 사업에서 주목하는 신생 지표로 앞서 언급한 프리 패스권의 근거가 된다.
미국의 마케팅 플랫폼 론치 메트릭스가 개발한이 미디어 가치는 인플루언서가 미디어에 등장했을 때 어떤 관객에게 어느 정도로 도달했는지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다.

최근 프랑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레프티(LEFTY)가 발표한 2024 F/W 시즌 가장 많은 미디어 가치를 벌어들인 브랜드 리스트를 보면 실로 놀랍다. 무려 10개 순위 안에 한국 아이돌을 섭외한 8개의 브랜드가 거론된 거다(그중 지수를 ‘모셔온’ 디올이 1위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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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경우 1년이 안 된 시점에 각각 하우스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았고, 그중 막내 혜인은 5개월 만에 루이 비통의 최연소 글로벌 앰배서더로 영입됐다. 라이즈는 데뷔 3개월 차에 루이 비통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되며 그 기록을 갈아치웠고, 최근 하이브의 신예로 등장한 아일릿은 (앰배서더는 아니지만) 데뷔와 동시에 아크네 스튜디오의 광고 모델이 됐다. 대중의 공감을 사기도 전에 앰배서더라는 감투를 써버리는 느낌이다. 될성부른 떡잎을 먼저 확보하려는 ‘입도선매’ 전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K-콘텐츠의 흥행만이 다가 아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이 국민 1인당 명품 구매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국민 1인당 명품 소비액은 40만4000원으로, 이는 2위인 미국(약 34만8000원)과 3위인 중국(약 6만8000원)보다 많았다. 또 전 세계적으로 고급 패션 브랜드의 소비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으며, 2030년이면 MZ세대(1980년대 초∼2010 년대 초 출생) 이하가 매출의 8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 연예인, 특히 한국 아이돌을 소비하는 글로벌 팬들은 앞서 언급한 세대와 연령대가 일치하고, 부지런히 수익 창구를 노리는 패션 브랜드가 이 점을 놓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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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패션 행사에 익숙한 얼굴들이 채워지고 프런트 로에 반가운 이름이 새겨지는 동안 그림자가 드리운 지점은 없었을까? 청소년이 선망하는 아이돌 대부분이 글로벌 브랜드의 앰배서더로 활동하면서 10대의 명품 선호도는 급증했다.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는 10대 명품 구매 브이로그나 하울 콘텐츠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고,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수만 회에서 수백만 회에 이를 정도다.
앰배서더 문화가 10대에게 과소비를 부추기고 이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래 ‘명품’이란 경제적 수익을 취하는 성인이 되어 접하는 ‘신문물’ 같은 거였다.
하지만 지금의 명품은 SNS를 켜면 쉽게 접할 수 있는 하나의 예능 콘텐츠이자,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실물을 손에 쥐어야 직성이 풀리는 젊은 욕망의 온상이 됐다(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명품 등급에 따라 아이돌의 등급을 나누는 기현상도 일어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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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위상’이라고만 하기에는 확실히 모순이 있다.
또 대중이 누군가의 영향력(여기서 말하는 영향력은 단순히 숫자로 환산된 수치가 아니라 취향을 막론하고 예술 문화적으로 공감을 살 수 있는 파급력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다)을 ‘자의적으로’ 인정하고 이해하기 앞서 기획사와 패션 기업의 마케팅적 결탁으로 혹은 선점 경쟁에 따라 서둘러 앰배서더가 되는 경우를 두고 우리는 그저 (기대했던 대로) 환호로만 화답해야 할까? 차분하고 냉정하게 이면(裏面)을 바라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https://m.thesingle.co.kr/article/718287/THESINGLE
  • tory_1 2024.05.22 20:59
    시대 자체가 변한 거 아닌가?
    경제수준 올라가서 일본이나 중국처럼 어린 애들도 명품 사재끼니...
    일본이랑 중국 연예인도 명품 앰버서더 개많음ㅋㅋㅋ
    심풀하게 그 나라 국민들이 명품 엄청 사재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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