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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하르트 톨레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서 다른 사람의 에고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에고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집단적 에고를 소멸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에고에 대응하지 않으려면 누군가의 행동이 에고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것이 인간의 집단적 기능장애임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에고의 반응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때만 그것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다.


극도의 감정적 고통은 에고를 알아차리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 고통을 통해 불행한 자신을 만드는 마음의 내용물 및 정신적 감정적 구조로부터 자신을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우리는 자신의 불행한 이야기도 감정도 사실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아님을, 그 앎이 자신이지 그 앎의 내용물이 자신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처럼 감정적 고통은 자신을 무의식 속으로 끌어당기는 대신 잠을 깨우고 '현존'의 상태로 들어가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은 에고가 지배하는 마음의 구조를 해체하라는 뜻이다. 만약 마음에 병이 들었다면 그 병은 고칠 수 있다. 그러나 깨닫지 못한 마음 자체가 병이라면, 마음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이 병이라면, 그 병을 고치는 방법은 오직 마음을 초월하는 길밖에 없다. 이것이 서양의 심리학과 동양의 심리학이 다른 점이다. 동양에서는 마음이라는 방 내부보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방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다. 

마음은 육체와 내면에 있는 비육체 사이의 연결고리이다. 그것은 물질과 비물질 사이를 연결하는 가장 신비한 다리이다. 또한 마음은 하나의 과정이며 흐름이지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따라서 마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즉 마음작용(minding)이다. 그래서 불교의 유식학(唯識學)에서는 마음을 폭포수와 같다고 하였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 마음 없이 태어난다. 우리는 단지 마음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만 갖고 태어난다. 그래서 어린아이가 인간사회 속에서 자라지 않으면 그는 단지 육체만 갖게 된다. 인도에서 발견된 카마라와 아마라처럼 늑대의 손에 길러진 아이는 결코 인간의 마음이 형성되지 않는다. 

현대문명은 마음이 몸을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진리에 가깝다. 몸의 작용은 마음으로는 결코 조절할 수 없는 지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로 하나하나 명령해서 음식물을 소화할 수 있을까? 머리로 심장의 박동을 조절해서 온몸에 적절하게 산소를 공급할 수 있을까? 몸은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지혜롭게 모든 것을 잘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머리에 따라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안 되느니, 식단에 단백질이 부족하다느니 하는 식으로 몸의 지혜를 침범하고 있다. 


〈정재걸 대구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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