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드라마
진정령하고 이름도 비슷하고 장르가 bl이라 해서
짝퉁같은게 아닐까하고 시작했다가 각잡고 달리게 된 작품.
무협적으로도 볼거리가 많고 서사가 탄탄한 쌍방구원물 이야기였어.

처음에 수를 수염난 거지 아저씨로 분장시키고
공이 자기는 안목이 뛰어나다며 미인 맞다고
미인라이팅(?)을 해댈때 잠시 멘붕이 왔었지만
그 부분은 생각보다 몇 화 안에 끝남.

그 후에는 촘촘한 캐릭터 설정과
서사에 빠져들어서 잘 볼 수 있었음.

주인공 장철한 배우가 수 역할 치고는
너무 남자답게 생긴 게 아닌가 했는데 (좋은 의미로)
보다 보니 처연하고 청순해서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음.
다른 드라마에서는 연기 못해서 까였다던데
이 드라마에서는 섬세한 연기로 전혀 그런 거 못 느꼈음.
살수집단 천창의 리더라는데 엄청 여리고 다정함
시작부터 시한부 설정에.. 목숨 내놓은 사람처럼 살다가
온객행을 만나 처음으로 살고 싶어진 마음이 절절했음.

온객행은 능글맞고 개구쟁이 애샛기미가 있었음.
내가 원래 그런 스타일 캐릭터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온객행은 예외였음. 얘가 그러지 않았으면
시작부터 이야기에 비극 요소가 많아서 너무 어두웠을 듯.
주자서 쳐돌이에 직진길만 걷는 개또라이..
애정결핍이나 세상을 증오하게 된 이유도 명확하고
주자서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과정도 잘 드러나서 좋았음.

두 주인공 외에도 수많은 중원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귀신들도 귀곡이라는 세력을 이루어 저마다 사연이 있는 점이 흥미로웠음. 몇 대에 걸친 이야기도 나름 탄탄하게 만들어져 있었음. 엽백의라는 인물 설정도 흥미로웠음.
보통 중드가 서브 얘기 나오면 지루해서 견디기 어려운데 이 드라마는 갈왕 - 조경 관계성도 흥미로웠고, 죽을 때까지 추악한 조경 연기도 훌륭했음.
중원의 수많은 문파 인간들은 오해하고 싸우고 병크만 일으킴. 무능하고 하는 일 없고 숫자만 많은 똥멍청이들임.. 문파 왜이렇게 많은거니.. 걍 다 죽어라 라는 생각만 하면서 봤던 것 같음.

비극의 원흉인 유리갑이 너무 저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흐린눈 하느라 힘들었음.. 조금만 더 돈 쓰지 넘나 아동 완구처럼 생겼잖아요?
결말로 갈수록 워낙 조연들도 많다보니 어떤 인물들은 좀 빠르게 퇴장하기도 하고, 중요한 장면을 말로 때우거나 짧은 회상컷으로 때우는 감이 있었음. 전체적으로 5편 정도 더 있었어야 했을 이야기같았음.

무엇보다 산하령이 여운이 남는 드라마가 된 것은
마지막화가 허망하지 않게 아름답게 잘 나와서인 것 같음.

수많은 사람들에게 몇 대에 걸친 은원을 만든
무고 앞에 섰는데도 무상하기만한 주자서.
눈사태가 나니 그냥 죽어야겠다면서 눈 감는 주자서.

그때 온객행이 주자서의 머리에서 비녀를 뽑아 문을 여는 장면은 예쁘고 소름끼쳤음. 계속 하고 다녔던 정표인 비녀가 무고의 열쇠라는 것도 흥미로웠고...
바라는 게 그냥 사랑하는 사람하고 더 살 수 있는 것뿐인데... 보물같은 건 하나도 바라지 않는 두 사람이 결국 최종적으로 무고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음. 그제서야 드디어 두 사람만의 세상이 허락된 느낌도 들었음.
천하를 안정시킬 방도가 '농사'라는 알게 되는 반전도 나름 주제의 깊이를 보여준 것 같아 좋았음. 무협에서 이만한 주제를 이 정도로 다루기도 쉽지 않다 생각했음.
눈을 꼭 감고 아무 것도 듣지 못하는 주자서에게 육합신법의 진실을 알려주는 장면, 머리가 새하얗게 세는 장면, 마지막까지 주자서만 보고 있는 눈빛, 마지막 숨을 담아 하는 말, 맞닿은 손이 툭 떨어지는 장면... 진짜 두고두고 다시 볼 명장면이었음.

"너의 몸에서 빛이나. 한 번 잡아보고 싶어."

한 사람은 한 사람으로 자신의 핏빛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려 했고, 한 사람은 한 사람으로 지옥에서 나와 사람으로 살기 시작했다는 거. 그리고 내내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기꺼이 죽으려 했지만, 결국 더 또라이인 한 사람이 그 역할을 하게 된 것 등이 꽉 짜여진 관계성이었음.

산하령도 이것만 회전문 도는 덕후들이 있다는데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네 ㅋㅋㅋ
다른 톨들 감상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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