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있는데 불호부터 쓸게.
불호 1. 일단 글이 묘하게 공수치를 유발해.
뭔가 애들이 수치스러운 행동을 한다기보다 약간 뭔가 문장이나 대사 신음 비명 그런 게 촌스러운...
그래서 괜히 읽으면서 내가 다 부끄러운 그런 기분이 들었어;
전작도 재밌게 봤는데 오히려 전작보다 더한 느낌...
불호 2. 공 형.
얘가 공을 계속 믿어줬다고 형제 둘이 서로에게 끔찍하다고 포장되던데 아니 저기 어쨌든 얘 때문에 공은 하루에 풀로 알바 뛰면서 안해도 될 고생을 존나게 했는데 뭐라는거야 싶었어서...
나는 끝까지 이해 못했어;
얘 의도는 알겠어.
공 생각 계속 했단 것도 알겠고 공의 미래를 계속 준비했단 것도 알겠어.
근데 어쨌든 자기 삶과 공의 삶을 동시에 시궁창으로 던져 넣은 건 얘잖아...;;
얘 때문에 공은 한달에 천만원씩 이자 갚아야 했다고요...자다가 갑자기 형이 420만원 카드 긁어서 울었다고요...
몸 갈아가며 알바하고 휴학하고 그래야 했다고요...
그런데 그걸 그냥 형 고마워 어헝헝 나 힘들었어 형 고마워 어헝헝으로 끝내는 거 진짜 어이 없었음;;;
불호 3. 나는 공의 매력을 모르겠어서 곤혹스러웠어.
흔히들 보이는 유죄타입도 절대 아니고...얘 감정선, 행동, 선택 같은 거 정말 모르겠더라.
그래서 공 시점 나올 때마다 티벳여우 됐고 그냥 얼굴이 모든 개연성을 대신하는갑다 스스로 세뇌하며 읽었어.
!! 그런데 저 불호를 다 걷어차버리는 극호 !!
수가 정말 좋더라;;;;;;;;;;;;;;
공 정말 사랑하고, 공한테 쌓은 업보 깨닫는 과정도, 그거 정리하는 과정도, 그 사이에 애달파하고 괴로워하고 하는 묘사도 다 충분한 분량이고 좋았음.
자기 손으로 공 인생에 쌓인 장애물들 하나하나 다 치워주는데 나 이렇게 만족스러운 후회수 많이 못 봤어.
그리고 공 시점으로 볼 땐 공 뭐가 좋은 건지 하나도 모르겠던데 수 시점으로 볼 땐 공 진짜 매력적이야 ㅋㅋㅋㅋㅋ
수가 공 너무 좋아해서 공 주변에 꼬이는 것들 의식하고 견제하고 빡쳐하는 모먼트가 진짜 가득한데 와 이렇게 만족스러운 거 간만이었어.
그리고 수가 자기 업보 깨닫기 전, 자기 감정 자각하기 전에도 공 의식하고 공 욕망하는 거 정말 가득하기 때문에 수 시점 나올 때마다 좋아서 다리떨며 읽었어.
그러다 보니 공 시점 나오는 거 정말 안 반갑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뷰 중에 필력보다 키워드가 중요한 사람한테 권한다는 맥락의 리뷰 있던데 나도 그거 좀 공감해.
솔직히 잘 쓴 글은 아니고 읽다보면 으엉엉....하게 되기도 하고 불호 1의 맥락이 좀 있어서...
그치만 수가 정말 최근에 본 후회수 직진수 적극수 L 큰 수 중에 으뜸간다 싶을 정도로 좋았어서 그런 수 보고 싶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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