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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엇갈림이 담겼던 3화를 보고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한 단어는 ‘시’야. 여기서 시는 타이밍을 의미하는 시(時)이기도 하고, 시(詩,poem)를 의미하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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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의 수영 경기 장면. 처음엔 단순히 응원하는 솔이와 대통령배 수영대회에서 어깨를 다치는 사건을 조금 틀어버린 선재를 그려내기 위해서 존재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담긴 이야기가 아주 많았어. 우선, 울드에서 시간을 의미하는 것은 ‘물’이라는 생각을 했어. 시간과 물은 온당히 흘러야만 하는 성질의 것이지. 물살을 가르며 멈춰있는 수영장의 물결을 힘차게 가르며 나가는 선재는 너무 생동감 넘쳐. 또 솔이를 향해 어떤 시간이든 헤쳐 나가는 선재의 모습을 잘 보여주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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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응원하는 솔이, 그리고 문득 솔이의 머릿 속에 떠오르는 '수영장 물에서 구조되어 심폐소생술을 받는 34-0 선재의 모습'. 이 때 34-0 선재는 고여있는 시간 (호텔 수영장에 흐르지 않고 고여있는 물)에 떨어져 갇힌 채 멈춰져 버렸어. 이런 장면이 있었기에 솔이가 나중에 ‘다시 흐르는 시간, 이게 내 선물이야’라는 문장을 말한 것이 더 가슴 아렸달까.



그런데 선재가 사라진 그 아픈 순간 멈춰버린 건 정말 선재의 시간뿐인 걸까? 솔이에게 다시금 삶을 선물한 선재가 ㅅㅁ함으로써 솔이도 선재가 사라진 그 시간에 홀로 갇혀버렸지. 이 생각이 드니 이번 12화에서 '이 시간에 (함께) 갇혀서 돌아가지 못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선재의 말이 더 마음을 쿡쿡 찔렀어. 똑같이 시간에 갇히는 건데도, 함께 갇힌다면 그게 오히려 행복이라니, 울드는 계속해서 '시간'보다 힘이 강한 것은 '마음'이라는 이야기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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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운명이라는 게 있는 걸까? 바꿀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필연 같은 것 말이야. 만약 그렇다고 해도 선재야. 난 널 믿어보고 싶어.’라고 선재를 보며 생각하는 솔이. 그리고 선재가 수영을 관두려고 사물함을 비울 때 한참 아픈 표정으로 바라보던 포스트잇에 쓰여있던 '믿음은 기적을 만든다.' 2화가 아픈 과거에 대해 강박적으로 인과를 자아내고 거기 얽매여서 아파할 필요가 없다는 위로를 건네었다면, 3화는 거스를 수 없는 필연(=멈춰버린 아픈 시간=고여 있는 물)은 없으며 믿음이 부른 기적으로라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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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드디어 시,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돼. '고백은 타이밍이 중요하거든'이라는 말을 선재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갤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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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의 회상씬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갤주) 장면이 끝나자마자 카메라에 비춰지는 기록판. 그리고 이건 선재 사물함에 붙어 있는 선재의 목표. 선재는 0.53초 차이 (1:49:59)로 본인의 목표를 달성해. 좋은 타이밍이었던거지. 그런데 이게 과연 마냥 좋은 타이밍이었을까? 이 때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잔뜩 고무된 선재가 연습에 더욱 열정적으로 임해서 회전근개가 다시 파열되는 시점이 앞당겨졌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좋은 타이밍으로 인해 거머쥔 우승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었을 수 있단 이야기야. 이게 3회에 담긴 타이밍에 대한 첫번째 이야기이지. 그리고 이 장면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3회 말의 수영장 키스신과 이어져 있어서 그 때 다시 이야기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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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번째 타이밍 이야기, 고백. 이날 경기 후 솔이와의 데이트에서 선재는 정말 오로지 '타이밍'만을 생각해. 고백 1트(고백원), 고백 2트(사진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집 앞에서의 고백 3트(니가 팬인 게 싫어). 그런데 계속 목적을 이루지 못해. 왜 그럴까? 선재는 계속 '좋은 타이밍'만을 생각하는데 온 힘을 다했는데 말이야. 반면에 엉뚱한 것에서는 너무도 쉽게 목적을 달성해. 바로 화장실을 가고 싶어하는 솔이를 위해 버스를 세우는 것 말이야. 오히려 좋은 타이밍(휴게소)은 지나버렸는데 말이지. 오히려 타이밍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



사람들이 타이밍을 생각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야. 정확히는 실패와 좌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지. 너무 지나치게 타이밍을 헤아리는 마음과 깊은 두려움은 망설임을 만들고, 그러다 좋은 기회건 안 좋은 기회건 모든 기회를 날려버리게 하기도 하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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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서 선재가 3번째 고백을 시도할 때, 인혁이가 뿌려주던 꽃. 솔이는 이야기 해. "음? 여름에?". 맞아, 벚꽃이 날릴 타이밍은 여름이 아니야. 그런데도 친구의 고백이 성공하길 바라는 인혁이의 마음은 여름에 내리는 (진짜는 아니지만) 벚꽃을 만들어내.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아. 인과관계도, 타이밍도 무시할 것은 못되지만 거기 너무 얽매일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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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것도 타이밍 이야기. 솔이는 하필이면 태성에게 고백한 날 다음날로 타임슬립했지만, 어긋난 타이밍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는 않아. 그런 상황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선재를 위한 일)들을 해나가는데에 온 시간을 쏟지. 태성이의 타이밍 이야기도 있네. 자신을 좋아했던 솔이가 하루만에 34솔이 되고 다시 눈 앞에 나타나서야 마음에 서서히 담기 시작한 태성이도 타이밍이 좋았다고 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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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타이밍 이야기, 아버지. 아버지는 선재를 응원하고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옷까지 맞춰입고 친척들을 잔뜩 불러. 이 때 선재의 눈에 비친 가게 한 켠. 선재의 메달 사진, 선재의 사진, 선재의 영광에 선재보다 더 기뻐하는 아버지와 선재가 함께 찍은 사진이 빼곡해. 집도 아니고 가게인데. 얼마나 아들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으면. 그런데 그 크고 예쁜 마음과는 달리 참 나쁜 타이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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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대화가 시작되고 아버지가 제안하는 호주에서의 수영 개인레슨 이야기를 듣다가 (아버지가 안쓰고 안 모은 돈으로 뭐하겠냐 다 이럴때 쓰려는 거지, 어려운 레슨 자리인데 구해둔거다, 레슨비도 벌써 보냈고 비즈니스석도 끊어놓았다 등)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마음이 먹먹해지고 마침내 폭발해서 왜 묻지도 않고 결정을 했느냐고 성질을 내. 그러다 수영을 그만둔다는 이야기로 번지고 아버지는 선재의 뺨을 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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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홧김에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 가서 짐을 당장 다 빼버리다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선재가 19살이라는 게 너무 실감 났던 장면이야. 선재는 화가 난 게 아니라 답답한 상황에 절망스럽고 아버지께 죄스러운 마음일 텐데,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렀을 뿐인 게 너무 잘 드러났으니까. 2화에서 점점 마음에 스며드는 솔이가 낯설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어린 선재는 아직 대부분의 네거티브한 감정을 화로 표현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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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끊을 수 없어서 조금 뒷 장면인데 가져왔어. 마침내 선재가 아픈 것을 알고 선재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네는 아버지. 적극적으로 선재를 어루만져주고 달래주며 아들과 화해를 해. 그리고 스스로 '눈치 없이 사람들 다불러다 설쳤다'며 나쁜 타이밍을 자책해.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 얘기를 건내고 아버지의 위로가 완벽히 가닿아 선재의 눈물이 터진 순간 그 나쁜 타이밍이라는 건 더이상 의미가 없게 돼. 조금 늦었다 싶더라도 솔직하게 해야 할 말은 해야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자 하는 장면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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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조금 돌아와 선재의 소식이 궁금해 자감고를 찾아온 솔이. 여기서 '시' 하나가 등장해. 기형도 시인의 빈집이라는 시이지.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라는 시인데 제목도 집으로 바뀌어 있고 첫 문장도 빠져있긴 하지만. 왜 아웃포커싱으로 날려버리지 않고 이 시를 굳이 꽤 천천히 비춰줬을까? 난 사랑을 잃고 좌절하는 화자의 내면이 수영을 포기하게 되어서 혼자 침잠해 있는 선재와 너무나도 닮아있어서라고 생각했어. 물론 솔이의 마음과 노력으로 그 상실감을 꽤 빨리 지워낼 수 있게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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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번째 타이밍 이야기의 시작, 화재. '소방관'이라는 아이의 공에 맞은 직후 화재를 떠올리는 솔이. 회상 속 공에 맞은 찐19솔이에게 괜찮냐고 묻는 건 현주이지만, 이번에 34솔에게 괜찮냐 물은 건 인혁이야. 화재사건의 구성요소는 솔이가 화재를 떠올리기도 전에 이미 조금 변한 거지. 과거에 공을 맞은 솔이에게 괜찮냐고 묻는게 현주였으니, 그 당시 현주는 화재 내내 솔이와 함께 있었을 거야. 솔이가 화재를 뒤늦게 엄마가 다치고야 알았으니 함께 있던 현주도 화재가 진압되기 전 솔이네 집에 가는 일은 그땐 없었겠지. 그때는 솔이가 선재를 찾아나서기 위해 인혁이와 있지 않고 현주와 같이 독서실을 등록하러 갔을 거야. 현주의 일처럼 오히려 의도하지 않은 것들은 쉽게 바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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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타이밍, 금이의 앞니. 나쁜 타이밍 때문에 생긴 나쁜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현주와의 인연이 깊어지기 시작했으니 과연 이 타이밍을 나빴다고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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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다시 좋지 못한 타이밍에 대한 장면. 자신의 병원으로 와 펑펑 우는 솔이를 보고도 다가가지 못했지만 내심 솔이를 기다리며, 솔이가 가져다준 것들에 반가워하는 선재. 그렇지만 정작 솔이를 만난 건 아버지지 선재가 아니야. 서둘러 뒤따라가지만 놓쳐버리고 더는 따라가지 않아. 그리고 그대로 솔이와 만나지 못한 채 일주일이 흘러가서 복날이 오지. 선재네에 할머니가 삶은 토종닭을 나누러간 솔이가 환한 대낮에 사복을 입고 있는걸 보니 2008년 초복인 7월 19일 토요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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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동안 여전히 상실감을 삼키며 홀로 어둠 속에 갇혀있는 선재. 어느새 토종닭을 나누고 선재 아버지가 답례로 주신 담금주에 취한 채 찾아와 옆에서 조잘조잘 떠드는 솔이 덕분에 수영을 관둔 이후 처음으로 웃는 장면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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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한쪽 어깨라도 내어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며 나눠낀 이어폰으로 솔이와 음악을 나눠 듣는 선재. 난 선재를 보며 문득 '테이퍼 블루스'라는 게 떠올랐어. 경기 직전, 수영 선수에게는 테이퍼 기간이라는 게 있대. 이 때는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해서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게 아니라, 자신 안의 경기력, 이미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 경기력을 공고히해야 하는 결정적 시기라더라고. 그런데 이 시기에 원하는 결과(기록)가 나오지 않으면 페이스가 저하되고 불안을 느끼는 등의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거야. 마치 고백 직전, 선재가 선재답지 않게 타이밍을 재고 망설이고 초조해하며 더 힘들었던 것처럼. 19선재의 강점은, 서툴지만 망설이지 않는 솔직함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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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화에서 처음으로 '타이밍인가?' 따위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솔이의 눈만을 바라보며 좋아한다고 말하는 선재. '계속 이렇게 웃어주라. 내가 옆에 있어줄게. 힘들 때 외롭지 않게, 무서운 생각 안나게, 그렇게 평생 있어줄 테니까 오래오래 살아줘.' 라고 말하는 솔이에게 마침내 '테이퍼 블루스'를 극복하고 입을 맞춰. 근데, 솔이가 기억이 흐려질 정도로 취해있었으니 타이밍이 나빴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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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3화의 모든 이야기는 방금한 질문의 대답이 '아니오'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펼쳐졌던 것 같아. 나쁜 타이밍이 마냥 나쁜 일을 부르는 것도, 좋은 타이밍이 마냥 좋은 일을 부르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1화에서 '지금 당장 이 순간'이 중요한 거라는 주제를 짚어주고, 2화에서 '과거의 시작점'에 집착하다가 아파진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다가 3화에서는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좋은 타이밍을 생각하느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 같았어. 시간은 물과 같아서 때로는 물살이 그 속의 사람들을 두렵게 하겠지만, 그렇다고 시간 앞에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뜻하지 않게 눌러진 녹음버튼 덕분에 이 날 수영장에서의 선재가 했던 고백이 헛되지 않게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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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지막 장면, 나쁜 타이밍에 2022년 연말로 돌아간 솔이를 보면서도 불안하지 않을 수 있었어. 3화 내내 기나긴 대답을 들었으니까. 태성이에게 눈 앞에서 첫사랑을 뺏겨버린 선재도, 첫 타임슬립에서 선재의 죽음을 바꾸지 못한채로 다시 돌아가버린 솔이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대답. 타이밍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 시(타이밍)를 잃은 그들에게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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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본작에 나오진 않지만 내가 수영장 키스를 보며 떠올랐던 '다이버'라는 시의 일부야.



가득히 입을 벌려 아직 남은 대기와 키스해. 오직 키스로만 인간은 말을 잊는다. 말을 버리고 입 속의 심해로 잠수해 들어가... 그건 사람의 천장이거나 낮의 바닥. 지구가 껴입은 빛나는 외투의 안감.



몸속의 공기방울들이 급격히 팽창하고 안팎이 서로를 침범하는 자리에 대하여. 사람의 몸이 견뎌내야 하는 색과 압의 연합군에 대하여.



이야기 한 적 있지. 우리는 낯선 수면으로 떠올라. 그건 오래 길러온 몸 속 바다를 뒤집어 서로에게 내어주는 일이었다고.


ㅊㅊ 디시 선업튀미니갤

선업튀 미니갤 갤주는 인혁이임 ㅋ
  • tory_1 2024.05.17 12:23
    이번에도 넘 좋은 후기다~!
    전해줘서 고마워~
  • tory_2 2024.05.17 13:18
    어쩜 이리 글을 잘 쓰는 걸까..감탄만 나옴..후기 고마워!
    (근데 민혁이가 아니고 인혁이...)
  • W 2024.05.17 13:31
    수정 했어 ㅋㅋㅋㅋ ㅋㅋㅋㅋ 😆
  • tory_4 2024.05.17 14:10
    와 글 진짜 잘 쓰신다
  • tory_5 2024.05.17 14:25

    2화 다음에 4화라서 3화 놓친줄알고 오전에 계속 찾았었어~!! 정독해서 읽고있어~ 좋은글 고마워!!

  • tory_6 2024.05.18 00:32
    이 사람 문학 좋아하고 글도 많이 쓰는 사람 같다 타이밍이라는 주제 하나로 이렇게 유려하게 분석하다니
  • tory_7 2024.06.01 03:54
    좋은 리뷰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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