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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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정확히 말하면,
왜 12화에서 류근덕씨 화장실 갇힌 장면을 그렇게 길게 다룬 건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했어
방송 보면서도 어렴풋이 생각했었는데, 아래 리뷰 중에 1초만 지나가도 과거가 될 현재의 중요성을 다루는 극이라는 이야기를 보고, 형체 없는 생각이 말로 다듬어졌어.

선재가 류근덕씨한테 말하잖아.
아부지 이거 문이 이상하다고.
반응은 대수롭지 않았지.
근데 만약 그때 류근덕씨가 선재의 말에 귀 기울였다면?
화장실에 갇히는 일은 없었을 거야.
극의 분위기 상 코믹 파트로 써먹은 씬이긴 하지만
선재가 여행을 가서 집에 없기도 했고
실제 1인 가구는 화장실 문 고장 사고로 안타깝게 생을 마치는 경우도 많아.
그래서 혼자 살면 화장실 문 안 닫거나 폰 들고 들어가라는 이야기가 있지.
즉 류근덕씨 화장실 갇힌 씬은 한 인간이 진짜로 생사를 오가는 한순간을 표현한 거.
그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화장실이라는 공간 되게 일상적이잖아.
나는 이 드라마가 판타지적인 유희를 넘어서서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의 교훈을 정말로 일상에 대입하기를 바란다고 느껴.
프로그램 소개에도 이런 파트가 있더라고.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한 가지 물음표를 던져보고 싶다.
과연 특별한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만이 '운명의 시간'일까?
어쩌면 소중한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웃을 수 있는 이 순간이,
나의 운명의 시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비슷한 맥락에서 11, 12화는 아마도 그나마 느슨하게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장면이 많은 회차였을 거라고도 생각해.
염소 잡는 씬에서도 복선을 까는(생각도 못했었는데 진짜 해석한 분들도 대단하고 잘 만든 복선에 감탄) 작가님은 그 외의 장면에서 있었을 느슨함조차 계산한 것 같다고도 생각해.
우리(시청자)의 일상, 스치면 과거가 되는 현재를 아름답게 바라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
여러 회차의 가벼운 장면들에서는 유치할 정도로 1차원적인 개그코드를 많이 쓰는 것도 일상에서 그런 순간의 유쾌함을 간직하는 사람이 인생을 사는 힘이 센 경우가 많은데, 웃음코드를 떠나서 사소한 것에 즐거워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생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 tory_1 2024.05.16 02:26
    오.. 좋다 너무 좋은 해석이야
  • tory_2 2024.05.16 02:28

    ㅠㅠㅠ굳

  • tory_3 2024.05.16 03:17
    톨이 해석 보니까 단조롭게 봐졌던 코믹씬들이 작가님이 일상에서 늘 조심하라고하는 다정한 메시지로 보인다.
  • tory_4 2024.05.16 03:30
    와 최고다.
    3톨 ; 다정한 메시지 " 도 최고
  • tory_5 2024.05.16 06:06
    선업튀는 정말 이상한 드라마야 처음 볼때는 이장면 가지고 이렇게 시간을 많이 허비하지,? 몇분이나 잡아 먹는거야 했던 부분들이 다시보고 또 보면 음 이런걸까? 하게되는 장면들이 보여 그래서 방송이 막 끝난 시간에는 약간 실망했다는 글들이 올라 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여러 해석들이 올라오고 찐톨 글처럼 깊이 있는 해석도 하게 되는 거 같아 찐톨 해석 보니까 왜지? 하는 류근덕씨 에피가 이해가 된다
  • tory_6 2024.05.16 07:01
    어머....생각지도못했던 관점이다. 나는 단순하게 이일을 계기로 솔이엄마랑 조금친해지는건가 그런생각했는데 . ..이 해석대로 정말 그런거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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