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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평준화 시대, 이제 K팝의 관건은 기획력을 지탱하는 실행력이다. 남다른 발상을 펼친다 한들 결과물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세대 문화의 쾌락을 다룬 유닛 AAA와 크리스탈 아이즈, 현실 밀착형 러블루션과 미지의 에볼루션까지 여러 콘셉트의 유닛을 거쳐온 트리플에스는 이 자체 과제를 늘 훌륭하게 완수하는 팀이었다. 10인조 < Assemble >을 이어 마침내 24인 완전체로 발표하는 첫 정규 앨범 < Assemble24 >는 이들에게 기대하는 요소의 총집합이다.

'Generation'과 'Girls' capitalism'의 작곡가가 맡은 타이틀곡 'Girls never die'는 저음역대로 다른 구간의 비중을 낮추고 후렴 '랄랄라'를 집요하게 강조한다. 'Rising'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조롭지만 이번이 그룹의 완성을 기념하는 순간임을 고려하면 중심축에 놓인 반복적 합창은 가사가 논하는 화합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다. 호전적 정신을 지녀야 했던 과정의 순간을 지나 여정의 첫 번째 종지부를 찍었을 때 이루게 되는 단단한 결속이다.

타이틀곡이 서사적 완결성을 담당한다면 나머지 트랙의 목표는 정규 음반이라는 볼륨을 든든히 채우는 것이다. 일차적인 접근법은 스타일의 다변화다. 팝 메탈 느낌의 기타로 시작하는 인트로 'S'와 뉴 잭 스윙 스타일로 새롭게 편곡한 'Dimension' 등 다양한 장르 배치로 러닝타임 내내 신선함이 끊기지 않는다. 이는 한편 대부분 일렉트로 팝과 전자음악 영역을 다룬 기존의 디스코그래피보다 다룰 수 있는 영역이 한층 확장되었음을 알리는 측면이기도 하다.

리퀴드 드럼 앤 베이스 트랙 '가시권 (Heart raider)'과 아마피아노 리듬을 활용한 'White soul sneakers' 등 유행을 골고루 담아 레퍼런스의 향기가 강할 법도 하나 장르 차용에 그칠 뿐 특별히 누군가의 잔상이 남지 않는다. 최종적인 주선율과 사운드 모두 싸늘한 톤으로 다듬은 결과다. 녹록지 않은 실제 삶에 뿌리내린 가사에 힘입어 세계 각지에서 공수한 음악을 결국 트리플에스는 그 어디도 아닌 서울 도심으로 끌고 온다.

영리한 전략에 함께하는 필사적인 태도, 그리고 친절함은 < Assemble24 >를 그저 멋진 앨범 이상의 작품으로 만든다. 'Girls never die'와 더불어 타이틀곡 후보였던 'Midnight flower'와 'Non scale', 그리고 'Rising'의 후속작 '24'를 수록한 사실에서는 두 가지가 보인다. 이번 앨범에 거의 전부를 쏟겠다는 열정과 트렌드 수용을 좇느라 놓치기 쉬운 멜로디의 활력도 챙기겠다는 꼼꼼함이다. 처음 그룹이 주목받은 이유도 블록체인이나 유닛 체제 등 진입장벽과 반비례하여 접근성을 낮춘 대중적 음악임을 생각하면 그룹의 기본 지향점을 총력을 다해 유지하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트리플에스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팀이다. 줄기차게 말하는 연결과 연대의 메시지, 우러러볼 대상 대신 불안과 걱정을 투사할 존재를 자처하며 아이돌의 개념을 뒤흔드는 콘셉트 등 이들은 많은 면에서 혁신적이다. 그리고 음악은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전파하는 갈래 중 일부가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온전한 대변자다. 찬란한 허상이 아닌 어두컴컴한 현실에 발을 딛은 뮤직비디오, 대규모 군무가 이끄는 무대 없이도 '모든 가능성의 아이돌' 트리플에스의 세계는 < Assemble24 > 안에서 견고하게 구축된다. 훌륭한 샘플과 기발한 소스가 난무하는 K팝 시장에서 '좋은 음악'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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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 2024.05.14 16:13
    와 평 진짜 좋다
  • tory_2 2024.05.14 16:29
    트리플에스는 항상 좋은 노래라서 기대돼
  • tory_3 2024.05.14 16:39

    앨범 마음에들어서 좋았는데 평도 좋네

  • tory_4 2024.05.14 19:05
    굿
  • tory_5 2024.05.14 19:16
    이번앨범 진짜 다 너무좋아 어디서 이런노래들을 구해왔는지 정말 다음앨범도 너무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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