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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옷에 대한 책을 마감하던 때였다.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호기로운 다짐을 책 제목에까지 그대로 옮겨 실은 나의 첫 책.

오랜 기간 무수히 많은 옷을 사 왔지만, 매일 아침 나는 ‘오늘은 또 뭐 입지’라는 피로한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렇게 많은 옷을 소비해도 단 하나 나 자신만은, 내 삶만은 오롯이 내 것이 아닌 기분이었다. 형형색색의 옷들 속에서 색채를 잃어가는 듯했다.

(생략)

그런데 소비냐 존재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그러니까 소비하지 않고 오롯이 존재하는 것이 이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당키나 할까. 그것은 마치 이미 도로, 전기, 상하수도 시설이 갖추어진 하와이의 한 시골 숲에 들어가 살며 ‘나는 자연인입니다’라고 외치는 것과 같은 것 아닐까. 나무에 열린 커피 열매를 단 한 번도 본 적 없으면서도 매일 같이 따뜻한 커피를 한 잔씩 내려 마시고, 엄마 아빠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서울에서 본가까지 전달하기 위해 꽃 선물을 퀵으로 주문하는 내가, 과연 소비하지 않고 오롯이 존재할 수 있을까.

스스로 답하지도 못할 질문에 대한 칼럼을 주제로 글을 이어가기로 했다는 결심이 마냥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 적어도 소비냐 존재냐라는 언어화된 질문 아래, 사는 것만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졌던 큰 웅성거림이 작은 소음으로 쪼개져서 들리기 시작했다. 많은 ‘평범’했던, 사실은 굉장히 수상했던 그 일상들에 ‘이건 내 몫이 아니었어’ 하고 선을 그을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생일에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많이 받지 못한다고 인생을 헛살았다 좌절하지 않게 되었으며, 해마다 새로운 굿즈를 쏟아내는 스타벅스 컵 앞을 서성이지 않게 됐다. 나의 삶마저 물고 뜯고 씹는 소비의 대상으로 전시하던 인스타그램은 (잠시) 중단했다. 부단히도 ‘존재’하려는 작은 시도였다. 나의 삶을 다른 어떤 것에도 다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고 오롯이 내 안에 품으려는 시도.

우리는 옷 한 벌을 구입하면서도 오롯이 존재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그 감정마저 쉽사리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기도 한다. 하여 소비냐 존재냐는 질문의 답이 항상 ‘구매 중단’ 혹은 ‘경제 활동 종료’를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그래서 존재한다는 게 무슨 뜻인데요?’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할 수 있겠다. 매일 새로운 옷을 사 옷장을 갈아 치우는 대신 옷 한 벌 한 벌의 깊은 가치를 충만히 느끼는 것이다. 환경을 염려한다는 이유로 프라이탁 제품을 소비하는 대신 그 가치를 진심으로 지지하기 위해 소비하지 않기를 선택하며 새로운 방식의 지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라는 에세이 저자의 칼럼인데

프라이탁(재활용한 천으로 가방만드는 회사)는 대표적 예시로 든거고 결국 환경보호는 “사지 않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는게 공감가서 가져왔어

어떤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더라도 소비하지 않는것보다 더 친환경은 없을테니까!

여름옷 쇼핑하려고 했는데 반성이 되는구만…
  • tory_1 2024.05.12 14:13
    나도 전에 그 버려지는 옷 쓰레기산을 보고 나서 한벌이라도 덜 사기 하고 있어! 근데 여름옷은 면티를 주로 입다보니 옷장 안에 넣었다가 나오면 두어 해 지나면 후줄근하니 삭는 느낌나는 옷들이 있긴 해서ㅠ.ㅠ 여름옷도 안 사는 게 가능한가..?
  • tory_2 2024.05.12 14:16
    22 여름옷은 자주빨기도하고 면티라 진짜 2년지나면 못입는게 많아서 ㅜㅜ
  • tory_12 2024.05.12 15:51
    남자 면티 사봐 10년 입어도 깔끔
  • tory_13 2024.05.12 16:10
    나도 이게 고민ㅠㅠ 소수정예 튼튼한 옷들로 오래 입고 싶은데 여름티셔츠는 얇기도 하고 세탁 자주하니 금방 망가져서 어렵다ㅠㅠ
  • tory_14 2024.05.12 18:36
    손빨래하면 5년도 넘게 입을수 있어
  • tory_3 2024.05.12 14:19
    진짜 안사는게 최고의 환경운동인듯...
  • tory_4 2024.05.12 14:20
    여름은 진짜 기능성 아니면 오래 못입을것 같아
  • tory_5 2024.05.12 14:20
    ㅁㅈㅋㅋㅋ 프라이탁 친환경이랍시거 가공 존나 많이 하고 비싼거 모순임ㅋㅋㅋ
    다른 친환경 제품들도 걍 친환경 마케팅이고
  • tory_6 2024.05.12 14:21

    옷 안사는 버릇들이면 그동안 옷 많이 샀던 과거들이 너무 이해가 안감ㅋㅋ

  • tory_7 2024.05.12 14:36
    이런글 정말 좋아 많이퍼와주라
  • W 2024.05.12 14:40
    https://img.dmitory.com/img/202405/1tK/Qxp/1tKQxpBHU6csOOsekkueMO.jpg
  • tory_8 2024.05.12 14:3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5/13 14:27:03)
  • tory_9 2024.05.12 14:39

    새로 안 사고 있는 거 쓰는게 환경 운동이지 뭐 별거 있나

  • tory_10 2024.05.12 14:39
    진짜 한번 의식하기 시작하면 안사도 되는 것 투성이야
  • W 2024.05.12 14:41
    맞아 그래서 이번 알리 테무 대란때도 유용해보이지만 다시 생각하니 없어도 되는것들이라 하나도 안샀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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