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비전 2024 말 나와서 쓰는데 이번에 이스라엘 참가 강행하면서 제대로 난리남

유로비전을 안보는 토리들에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유로비전의 정식 명칭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임

유럽방송연맹(EBU)의 정회원인 각국 방송사들(준회원은 안되지만 호주는 예외적으로 정식 참가함)이 자국의 대표 가수를 뽑아서 내보내는 경연대회로 여기 출신 유명 가수들로는 ABBA, 올리비아 뉴튼 존, 셀린 디옹,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모네스킨 등이 있음

1956년부터 시작한 대회인데 유럽방송연맹이라는 이름 때문에 유럽 국가들만 가입할 수 있는거 같지만 사실 유럽과 가까운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도 정회원으로 들어가 있음. 다만 해당 국가 사정이나 정부 방침, 방송사 사정으로 대표를 안 내보낼 뿐.....참고로 한국도 여기 준회원임(KBS가 들어가 있음)

하여간 그렇게 대회가 잘 운영되고 있었는데

2024년 대회에서 이스라엘이 참가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짐

러시아도 원래 이 대회 계속 참가하다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는데 가자지구를 침공해서 민간인 학살을 벌이는 이스라엘이 참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중잣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음(주최측은 아예 홈페이지에 FAQ를 따로 만들어 러시아와 다르게 이스라엘이 왜 참가가 가능한지 적었는데 이것 자체도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논란이 임)

게다가 이번 이스라엘 대표가 원래 들고 나온 노래도 문제가 된게 노래 제목이 '10월의 비'였음

노래 가사가 전문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측 보도에 따르면 해당 노래에는 '숨쉴 공기가 남아 있지 않다'/'그들은 모두 착한 아이들이었다'/정확한 전문은 공개 되지 않았지만 자국군을 꽃으로 비유하는 이스라엘 군의 관용적 표현이 들어가 있어서 해당 노래가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연상하게 하고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가 듬뿍 담긴 너무 정치적인 노래라는 논란이 일었음(유로비전은 철저하게 비정치적인 행사로 진행해야 한다는게 원칙임)

이스라엘은 이 노래가 통과를 못하면 유로비전을 아예 안 나갈거라고 못 박았고 이 노래는 이스라엘 국민들의 정서를 반영한 서정적인 곡이며 이 노래를 유럽방송연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게 된다고 엄청난 추문이 될거라고 주장했음

물론 씨알도 안 먹혔고 결국 너무 정치적인 노래라는 결론이 나서 노래 제목을 허리케인으로 바꾸고 문제가 되는 가사들을 바꿔서 대회 나감

그래서 가창력을 선보이며 쭉쭉 올라가고 있는데 이스라엘 관련해서 논란이 또 난게

규정대로면 원래 심사위원과 텔레보팅 세부 결과는 파이널이 나온 뒤에 공개가 되어야 하는데 이탈리아의 RAI가 세미파이널 2 중계방송 말미에 이탈리아의 텔레보팅 결과를 공개해버림(시청자 투표권은 세미파이널에 출전하는 국가들과 

그런데 여기서 이스라엘이 39.31% 득표했다고 나옴

세미 파이널 2에는 총 16개 국가가 경쟁했는데 이스라엘 빼고 다 득표율이 10%를 못 넘었음

이러면 이스라엘이 걍 몰표 받은거임

2022년에 우크라이나가 세미 파이널과 파이널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이탈리아 텔레보팅에서 20%대의 득표율을 올렸음. 이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해서 전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연대하고 그랬는데도 이정도 득표율을 얻었는데 지금 이-팔 전쟁은 이스라엘의 지나친 민간인 학살로(심지어 하마스가 잡아간 자국 인질도 구출하지 않고 죽여버리는 판국이라)반이스라엘 정서가 커져가고 있고 반대 시위도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득표율이 어떻게 나오냐고 투표 조작한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친이스라엘과 반이스라엘이 키배를 벌임(그리고 이스라엘은 유력 우승 후보로 치고 올라감)

송출 15시간 뒤에 유럽방송연맹은 RAI가 규정을 위반했고 해당 텔레보팅 결과는 불정확하다고 발표하고 우승확률이 떨어짐

그리고 지금 또 이스라엘 관련해서 문제가 된게

네덜란드의 유로비전 대표는 유스트 클라인임

그런데 이 사람이 지금 실격당함.

그런데 실격 사유가 불명확함. 일단 유럽방송연맹 측에서는 유스트가 백스테이지에서 여성 스텝을 위협해서 탈락시켰다고 발표함. 어떠한 폭력도 용납하지 않겠다는거임.

현재 대회가 진행되는 스웨덴 경찰에서는 유스트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된 상태이며 유스트가 여성 스텝하고 마찰 빚은건 맞는데 신체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확인함. 현재 경찰은 유스트 포함 관련자와 목격자들 1차 조사를 마친 상태이고 계속 수사를 진행해야 함.

지금 이게 왜 난리가 났냐면 일단 유스트가 강력한 우승후보이기도 했고/아직 조사도 끝나지 않은 사건인데 초스피디하게 실격시킨데다가(유로비전은 생중계가 원칙이기 때문에 공연 스케쥴이 딱딱 짜여져 있고, 텔레보팅도 유료 투표라 한명 실격해버리면 이에 따른 대응이 장난 아닌데 이 모든걸 감수하고 신속하게 실격시킬만한 사유냐 이거임)/유스트가 결승진출자들 합동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임

(의역있음)

기자: 이스라엘이 유로비전에 참가함으로써 다른 참가자들과 대중들을 위태롭게 하고 위험에 빠지게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이스라엘 대표:(답변 안함)

남자 스텝: (이스라엘 대표에게)대답하고 싶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유스트 클라인: 왜 안되나요?

그 뒤 유스트 클라인은 드레스 리허설도 안 나오고 공연도 안나오고(심사위원에게는 녹화된 세미 파이널 영상이 제공됨)하다가 실격당함

지금 도는 루머에 이 실격이 이스라엘 기자단하고 연관이 있다는 루머가 있는데 유스트 클라인은 어린나이에 고아가 되었음(12살때 아버지를 암으로 잃고 1년도 안되서 어머니가 죽음)

유스트가 사진촬영을 거부했는데 이스라엘 기자단이 유스트를 도촬하면서 유스트의 죽은 부모를 가지고 패드립을 쳤고 유스트가 이 말을 듣고 격노해서 다툼을 벌였는데 이를 가지고 영상을 찍어서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고소했다는 루머임. 유럽방송연맹은 이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상황임

일부 팬들은 저스티스포유스트 해시태그를 걸면서 항의하고 있고 아일랜드 대표는 이 결정에 반발해서 파이널 드레스 리허설을 불참함

노르웨이 심사위원 점수를 발표하기로 한 전 노르웨이 대표는 점수발표를 거부했고 현재 발표자가 대체된 상황임

뭐 모든 대회가 크고작은 문제가 없을 수 없고 정치나 이런 논란은 언제나 있어왔지만

올해 유로비전 문제는 한결같이 이스라엘과 연관이 있어서 사람들이 빡쳐하는 중임

텔레보팅 문제도 있고 유력 우승 후보가 실격되면서 이스라엘이 우승하는거 아니냐는 얘기가 스물스물 나오는 중(그리고 이렇게 되면 백퍼 조작 얘기 나오겠지)

파이널은 우리 시간으로 12일 새벽 4시에 할 예정

마무리는 어쩌지 유스트 클라인의 유로파파 노래를 듣고 갑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