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유머
[도전! 베트남 한달살이 AtoZ] (8) 진짜 베트남 문화
맥주에 얼음 넣어 먹는 독특한 음주문화
문제없다는 뜻의 ‘콩사오’란 말 믿어선 안돼
12간지에 토끼 대신 ‘고양이’가 자리잡아
‘점점 가까워지는 나라’
바로 베트남 이야기다. 베트남은 비행 시간이 길지 않고 물가도 저렴하다. 한류 열풍이 여전해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도 우호적이다. 이런 이유로 단기 여행은 물론 한달 이상 장기 체류를 위해 베트남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자 역시 최근 1년새 여행과 취재를 목적으로 여러 차례 베트남을 찾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방문하고 싶은 나라의 문화와 역사, 현지 분위기, 생활상 등을 미리 공부해두면  여행의 깊이가 달라질 터! 2024년 달력을 보며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도전! 베트남 한달살이 A to Z’를 연재한다. 

 ‘호박한 찜질방 마루에서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식혜와 구운 계란을 먹는다.’

‘식당에서 돈을 주지 않아도 반찬은 무제한 나온다.’

외국인이 한국에 방문해 신기하게 느끼는 문화다. 책이나 관광안내서에선 결코 찾을 수 없고 직접 부딪히며 경험해봐야 아는 것들이다. 베트남에도 이같은 독특한 문화가 존재한다. 베트남 여행이나 장기 체류를 계획한다면 이곳의 진짜 문화를 미리 엿보는 것도 좋겠다. 현지 문화를 잘 알면 알수록 여행의 깊이는 더해지고, 현장에서의 대화는 한층 즐거워지게 마련이다. 실제로 가봐야 알 수 있는 ‘진짜 베트남 문화’를 정리했다. 

저녁 시간대 베트남의 한 식당 전경. 이곳에선 퇴근 후 각얼음을 가득 넣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저녁 시간대 베트남의 한 식당 전경. 이곳에선 퇴근 후 각얼음을 가득 넣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맥주에 ‘이것’ 없으면 마시지 않는다=베트남에선 맥주를 마실 때 꼭 넣어야 할 것이 있다. 각얼음이다. 뜨거운 동남아시아 아닌가. 맥주 자체가 차가운데도 더 시원하게 마시려고 맥주가 들어간 잔에 수북이 각얼음을 넣어 마시는 모습이 생경하다. 실제 기자가 한 식당을 찾았을 때도 종업원이 “각 얼음을 챙겨드릴까요?”라고 묻는 바람에 적잖게 당황했다.

‘각얼음 맥주’는 한번 정도 접해볼 만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얼음이 녹을수록 맥주 맛이 맹탕이 되는 탓이다.  

참고로 베트남엔 식민지 시절 지어진 맥주공장이 다수 있다. 남쪽은 사이공 맥주인 ‘333맥주’, 북쪽은 ‘하노이 맥주’가 자웅을 겨룬다.

베트남의 한 식당 테이블에 놓여 있는 메뉴판. 두번째줄 ‘비아사이공’ 한 캔의 가격이 2만동, 우리돈으로 1000원대에 불과하다.
베트남의 한 식당 테이블에 놓여 있는 메뉴판. 두번째줄 ‘비아사이공’ 한 캔의 가격이 2만동, 우리돈으로 1000원대에 불과하다.

베트남에도 한인 타운이 있을까=외교부에 따르면 베트남의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에는 약 9만명 정도의 한인이 거주한다. 대부분 한국 기업의 본사에서 파견된 주재원, 현지 한국 회사에 채용된 이들이다. 

외국에선 정보를 빠르게 교류하려면 모여 살아야 한다. 호찌민에도 한국인이 모여 사는 지역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푸미흥과 안푸가 대표적인 한인타운이다. 한인타운 공동체는 좁다. 동선이 거의 비슷하다 보니 한달만 지나도 한번 본 사람을 계속 보게 된다. 

정보의 교환이 활발하면 소문이 퍼지는 속도도 빨라지는 법. 단순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체류하고 싶다면 언행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없다는 뜻의 ‘콩사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인도 사람과 비지니스를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문제없다’라는 뜻의 ‘No Issue’를 남발하는데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문제가 있어도 얼버무리려는 속셈이 숨겨져 있을 수 있으니 업무를 같이 할 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베트남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콩사오(Không sao)’가 이에 해당한다. 현지 법인장으로 활동하며 ‘베트남에서 살 만하니?’라는 책을 쓴 임민수씨의 말이 흥미롭다. 

직원에게 지시를 내린 뒤 확인 차원에서 물어보면 죄다 문제없다는 뜻의 ‘콩사오’만 외치고 있어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일이 하나도 해결이 안돼 있단 말이죠. ‘왜 일을 안했느냐,  분명히 잘 되고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화를 내잖아요. 그러면 최대한 공손하게 표정을 짓고 발음을 길게 늘여서 이렇게 대답한다니깐요. ‘코옹~사아아아~’라고요.”

일자리가 넘치는 나라, 면접 대충 보기도=동남아를 대표하는 신흥국가인 베트남의 실업률은 낮은 편이다. 통상 1%대를 유지한다. 

일자리에 걱정이 별로 없어서일까. 현지에서 베트남 청년을 뽑으려고 면접을 보면 황당한 일을 자주 겪는다는 후문이다. 면접 태도가 불손하거나, 편한 복장으로 오는 이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면접관에게 “여자 친구 있느냐, 베트남 친구를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한 면접자도 있다고 하니 ‘경직된 면접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에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전쟁의 상흔 때문일까…귀신 이야기 많이 해=베트남 사람들은 ‘귀신 이야기’를 많이 한다. ‘회사에서 귀신을 봤다’ ‘과거 이 건물 땅 아래서 시체들이 무더기로 나와 귀신이 많다’ ‘야근할 때마다 귀신이 나타난다’와 같은 얘기로 상대방의 등골을 오싹하게 한다. 

귀신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홍콩할매귀신’ 이 유행처럼 번졌던 우리나라 1980~1990년대를 연상케 한다. 

베트남 사람이 귀신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전쟁을 많이 겪은 배경에서 찾을 수 있겠다. 베트남 전쟁 당시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눴고, 주변에 가족과 친지, 친구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는 상황이 일상이었을 터. 그 당시의 공포와 좌절, 슬픔이 구전을 거듭해 귀신 이야기로 치환된 것이 아닐까. 

베트남의 12간지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토끼가 없고 고양이가 있다. 베트남의 한 지역에 2023년 ‘고양이의 해’를 기념하는 거대한 고양이상이 세워져 있다.

베트남의 12간지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토끼가 없고 고양이가 있다. 베트남의 한 지역에 2023년 ‘고양이의 해’를 기념하는 거대한 고양이상이 세워져 있다.

◆베트남의 12간지엔 토끼가 없다?=유교문화권인 베트남에도 우리나라처럼 12간지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엔 있지만 베트남엔 없는 동물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토끼다.

베트남엔 ‘토끼띠’ 대신 ‘고양이띠’가 존재한다. 왜 그럴까. 

가장 유력한 설은 ‘유사한 발음에서 오는 혼선’이다. 중국에선 토끼를 ‘마오(meo)’, 베트남에선 고양이를 ‘메오(meo)’라고 발음한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한자만 보더라도 토끼 묘(卯)와 고양이 묘(猫)의 발음이 같다. 중국의 12간지 문화가 베트남으로 넘어갈 때 토끼가 고양이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베트남 사람을 만났을 때 혹여나 12간지 이야기가 나온다면 ‘토끼와 고양이’를 대화의 주제로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 


https://n.news.naver.com/article/662/0000043417

  • tory_1 2024.05.11 13:02
    나도 고양이띠 하고십타
  • tory_2 2024.05.11 13:27
    고양이띠 부러워ㅜㅠ
  • tory_3 2024.05.11 13:50
    난 333맥주보다 하노이맥주가 더 맛있더라
  • tory_4 2024.05.12 18:28
    고양이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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