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유전자 지상주의는 이러한 정신문화의 쇠퇴가 초래한 필연적인 결과인 것처럼 느껴진다. 2021 일본에서는 신조어, 유행어 대상 Top 10에 ‘부모 뽑기(한국의 흙수저, 금수저와 비슷한 개념―옮긴이)’라는 말이 선정되었다.
이처럼 현대는 젊은 사람이든 늙은 사람이든, 어중이떠중이든 사람이 타고난 유전자를 과대평가하지 않는가?
예를 들어 쌍꺼풀이 있다 없다, 얼굴이 크다 작다, 다리가 길다 짧다 하는 인간의 신체적인 특징은 대부분 유전자에 따라 결정된다. 이러한 가치관만이 절대적이라면 인생의 승패는 태어난 시점에서 이미 정해진 것이 되고 만다.
흔히 외모가 뛰어난 연예인 부부 사이에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들리면 SNS 등에 ‘이 아이는 미인이겠네’, ‘이제 평생 편하게 살겠다’와 같은 글이 올라온다. 글을 쓴 당사자는 축복하는 마음이겠지만 나는 이러한 글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인간은 누구나 아름다움을 동경해서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부러워하거나 자신도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이는 결국 인간이 타고난 유전자에 우열이 있고 그것이 문제가 된다는 뜻이다.
이런 가치관에 사로잡히면 더 이상 인간으로서의 진보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을 ‘품위가 없는’ 행위로 보고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교양의 힘 : 말, 태도, 생각을 품위 있게 바꾸는 법 | 사이토 다카시 저/김한나 역
그 놈의 중안부 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