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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아파트가 호텔도 같이 하고 있어서
건물 구조가 호텔식이야.
엘레베이터 타고 나와서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면
여러 방들이 양 옆에 있는 구조인데

나는 남편과 그 복도 맨 끝에 살아.
지금 남편이랑은 동갑내기로 대학교 1학년때 만났는데 같은 한국사람이라 금새 가까워졌고 8년 연애하고 결혼했어. 올해로 결혼 2년차인데 아직까지 남편이랑 애정에 큰 문제는 없어.

다만 남편은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고있고 항상 바쁜거에 비해 나는 작년 코로나 때문에 강제퇴사 당하고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요리에 취미가 생겼거든.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집에와서 샤워하고 1시쯤 쇼핑겸 장보고 2시쯤 집에 와서 청소하고 요리하고 좀 쉬고있으면 남편와서 밥먹고.. 거의 8개월 가까이 이런 생활이 반복되어 오고 사실 겉으로는 괜찮은척 해도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지. 빨리 일 시작해야하는데.. 이러다 영영 다시 일 못하는건 아닐까.. 이런 저런 걱정들이 들고..

아무튼 어제도 여느때처럼 장보고 집에 가려는데
갑자기 비가 너무 많이 오는거야.. 나 우산도 없는데.. 짜증나서 핸드폰을 봤더니 일기예보에 비 올 확율이 10프로래.. 뭐야

내가 장보는 곳이 우리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데 비가 그칠때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5분 거리니까 그냥 집에가서 샤워 또 하자 라고 생각하고 비맞고 집에 갔어.

근데 비 쫄딱 맞고 엘레베이터에서 우리 층수로 가려는 카드키를 찍으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카드키가 없어..
생각해보니까 집에서 나오면서 열쇠랑 엘레베이터 카드키를 넣은 지갑을 안가지고 나온거..

밖에 비는 오고 이미 옷은 속옷까지 다 젖어있고 어떻게 할까 하다가 우선 concierge 에 가서 카드키를 안가져왔다고 우리집 층수로 올려보내달라했어. 나와 안면이 있던 시큐리티는 나를 19층 까지 올려주었고 우선 우리집 앞까지 왔는데 키가 없으니까 당연히 집 안으로는 못들어갔지.

시간을 보니까 2시 36분. 남편이 오려면 4-5시간은 더 있어야해..

열쇠 수리공을 부를까 하다가 예전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남편의 직장 동료가 열쇠를 잃어버려서 수리공 불렀다가 200불 냈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그냥 남편이 올때 까지 기다리기로 했어.

문 앞에 앉으니 와이파이도 연결되니까 시간도 떼울수 있을꺼 같았고.
한 한시간 정도를 핸드폰 가지고 놀고있었을까..
저 멀리서 한 남자가 걸어오는거야
점점 내 쪽으로 걸어오는데

그때 내 모습이 어땠냐면 회색반팔티와 어두운 초록색 밴딩 롱스커트를 입고있었는데 물에 젖어서 새까매진 상태였고 머리도 다 젖어 있었고 추우니까 문에 등을 기대고 잔뜩 움츠린체로 있었어. 또 우리 아파트 복도 바닥이 카페트인데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내가 앉은 자리 약 50센티 전방이 동그랗게 젖어있었어..

너무 창피해서 핸드폰 보면서 신경안쓰는척은 했지만 속으로 여기까지 오지말고 빨리 아무데나 들어가라 그러고 있는데 계속 내쪽으로 가까워지는거야. 그리고 이사람이 계속 걸어오면서 나랑 한 4-5미터차이가 날때 알았어. 이 사람이 앞집 사는 사람이라는걸..

너무 민망한데 태연한척 웃으면서 그 사람한테 “I locked myself out how dumb” 열쇠를 집에 두고와서 ㅎㅎ 멍청하지? 그랬는데 그냥 들어 갈줄 알았던 애가 갑자기 멈칫하더니 묻더라고 열쇠 수리공 불렀냐고.. 그래서 남편 퇴근하고 올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괜찮다고 그랬어.

이 사람이 앞에 있는 집 문을 열면서 주저주저 하더니 나 보면서 “남편 올 때까지 우리 집에 와서 기다릴래? 내키지 않다면 이불이라도 가져다 줄게. 근데 집에 와서 기다려도돼.” 이러는거야.

그래서 주저주저 하다가 너무 춥기도 하고
한시간 넘게 핸드폰 가지고 놀았더니 배터리도 얼마 없고.. 그래서 내가 미안한데 집에서 핸드폰 충전만 하면 안되냐고 했더니 웃으면서 들어오라길래 장본거랑 주삼주섬 들고 우선 들어갔어.

근데 집이 생각보다 너무 깨끗한거야.
우리집 앞집인데도 구조도 다르고 남자 혼자사는데 이렇게 깨끗하게 사나 싶어서 나도 모르게 넉놓고 둘러봤어. 그리고 내 옷이 젖어서 아무데나 앉으면 민폐일꺼 같았고. 좀 주춤하니까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남색 박시한 티셔츠랑 회색 추리닝 바지 그리고 큰 타월 하나를 가져다 주면서 입은 옷은 드라이어로 한시간이면 다 마르니까 그 동안 입고있으라고 하더라고

걔가 안내해준 화장실로 가서 대충 씻고 팬티랑 머리는 헤어드라이어로 말리고 나머지는 브라랑 다 합쳐서 걔가 준 타월에 말아서 드라이어에 넣고 나왔어.

나왔더니 페퍼민트 차를 내줬는데 그제서야 얘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이더라고.
곱슬 머리에 흰 피부에 흰 셔츠를 입었는데 운동을 하는지 몸이 탄탄했고 팔에는 타투가 있었어.

그때 머릿속에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드는거야. 나는 성인 되자마자 지금 남편을 만났고 그 후로 한 공간에 다른 남자와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고 이런 낯설고 어색한 상황을 처음 마주한거거든. 그리고 생각이 든게 지금 이 시간들을 내가 남편한테 말할수 있을까 그러지 못한다면 이건 바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나게 잘못하고 있는거 같고. 근데 그 동시에 이 남자가 너무 궁금해졌어.

차 마시면서 언제 이사왔냐 무슨일 하냐 이런거 물어보고 나 코로나로 짤려서 백수인 이야기 이전 내 직장 이야기 등등 하다가 좀 대화가 끊길 무렵 넷플릭스 얘기가 나왔어

나는 공포영화를 좋아하는데 혼자는 못보고 남편은 공포영화를 아예 못봐서 보고 싶은데 못보는 공포영화가 아주 많다. 그러다가 얘가 자기도 공포영화는 좋아하는데 혼자는 무서워서 못본다는거야

그래서 그 남자가 아직 시간도 남았는데 영화 볼래? 묻길래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둘다 신나서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찾기 시작하고 걔는 맥주가져오고.. 결국 오펀이라는 영화를 보기로 하고
내가 장봐왔잖아. 거기에 과일 몇개 잘라서 접시에 놓고 쇼파에 앉아있는데 처음에는 나는 쇼파 오른쪽 맨끝 그 남자는 왼쪽 끝에 앉아서 보다가 점점 술마시고 얘기하면서 그 남자의 어깨가 내 왼쪽 어깨와 닿았어.

내가 주량이 진짜 쎄거든. 술기운도 아닌데 그냥 그 분위기가 내 온 신경은 그 남자한테 가있고.. 어깨가 닿았는데 너무 따뜻하고 팔 근육이 단단한거야..
거기에 또 심장이 쿵쾅쿵쾅하고.. 이미 그때부터 영화는 눈에 안들어왔어..
우리 둘이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서로 3초 정도 바라만 봤던거같아. 걔도 망설이고 나도 망설이고
걔 눈이 살짝 밑으로 향했는데 걔 시선을 따라가보니까 내가 노브라로 있었잖아. 헐렁한 옷인데 꼭지가 터질듯리 나와있더라고.. 걔의 숨소리가 들리는데..
솔직히 그때 이성 잃고 키스했다면 섹스까지 했겠지..
그렇게 계속 쳐다보다가 그냥 내가 얼굴을 돌리고 맥주마시면서 걔 어깨에 다시 내 어깨를 가져다 댔어..
영화가 끝날때까지 걔 어깨와 내 어깨가 닿아있는채로 걔가 나에게 온 신경이 곤두서있는게 느껴졌고 걔도 내 숨소리 심장소리 모든걸 느꼈고.. 그렇게 영화가 끝났어.

시계를 보니까 6시 20분 인거야.. 남편 올시간이니까
나 이제 가봐야겠다고 그러고 화장실가서 내 옷으로 갈아입고 바지를 벗었는데 진짜 다 젖어있었어. 십년 가까이 그런 경험은 처음이였어.. 그래서 도저히 그 남자한테 줄수 없어서 걔 옷을 장바구니 맨 밑에 넣으면서 내가 입었던 옷이라 그냥 줄수가 없다고 꼭 빨아서 가져다 주겠다고 하고 간다고 했어.

나갈때 얘가 오늘 즐거운 시간을 줘서 고마웠다고 안아줬는데 걔 가슴에 내 얼굴이 닿았는데 또 심장이 미친듯이 뛰더라…

일단 걔 집에서 나오고 로비에 내려가서 남편한테 전화하니까 오고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집으로 갔고 남편은 오자마자 샤워하러 들어가니까 그 동안 그 남자 옷을 내 옷장 안에 숨겼어.

낼 옷 빨고 말려서 가져다 줘야 하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언제 집에 있을지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고..
미치겠어.. 어제 밤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생각나.. 그때 섹스를 했다면.. 어땠을까.. 다시 기회는 없을까..
다시 만날수 있다면 물어봐야겠어..
야식으로는 떡볶이인지 햄버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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