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드라마

우선 나는 보잭 홀스맨이라는 작품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임!!


보잭이 쇼의 주인공이지만 그를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거나 보잭에게 몰입하게 두지 않고, 다른 작중 캐릭터 입을 빌려서 끊임없이 '실존적 불행에 침몰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자유와 책임이 있음'을 말해주는게 좋았거든. 

그런 인간의 자유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괴로움에 대한 대사도 많고, 보잭이 자신의 파괴적이고 우울한 성향과 공허함을 합리화하려 할때마다 대놓고 말해주기도 하고.

(I made him more vulnerable,  and that made him more likable, which makes for a better TV show. but if Philbert is just a way to make dumb assholes rationalize their own awful behavior, well, I'm sorry, but we can't put this out there // I don't think I believe in deep down. I kinda think all you are is just the things that you do // You're responsible for your own happiness. 등등.. 넘 조아하는 대사들이야)


그런데 맨 처음 정주행을 할 때부터 좀 맘에 안들었던게... 사라 린, 지나, 페니 (샬롯 딸) 등 보잭의 자기파괴적인 일면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까지도 파괴시키는 면모의 피해자가 모두 여성 캐릭터들 뿐인게 너무 찜찜하더라 ㅋㅋㅋ 

특히나 그냥 보잭과 엮이면서 뉴트럴하게 삶이 파괴되는 게 아니라(?),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에게 겪는 피해를 입고 사라진 캐릭터가 둘이나 되니까 좀 그랬어.


아 물론 그렇다고 이 쇼가 여성 캐릭터 자체를 잘 못쓴다는 느낌은 못받긴 했거든.

프린세스 캐럴린과 다이앤도 이들 내면의 괴로움을 보여주고 (서사도 잘 부여된 것 같음), 각자 스스로의 고뇌와 모순 등등을 탐구하며 나름의 돌파구나 답안을 찾아가며 성장 끝에 평화를 얻은 건 너무 좋았어

오히려 비슷한 비중의 다른 남자캐릭터인 미스터 피넛버터나 토드에 비해선 더 자아탐구와 내적성장이 잘 이뤄진 것 같다고도 생각하고.


물론 다이앤의 경우엔 액티비스트로서의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한 걸로 볼 수도 있겠단 생각은 했는데, 사실 난 여성의 경우엔.. 그리고 다이앤처럼 소수인종 이민자라면 더더욱 본인의 이상적인 삶의 태도와 현실의 괴리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 소수자기때문에 살면서 부당한 일을 많이 겪게 되고, 자연히 급진적인 정의를 추구하게 되지만 개인의 삶을 그러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데에 할애하고 직접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자괴감을 느끼는 프로세스로.. 

그런 상황에서 꼭 사회운동에 전념하는 것만이 자아실현은 아니라고 항상 생각해왔거든. 부조리에 대항하는 행동과 개인적인 평화와 행복을 잘 유지해서 균형있게 안정감을 찾는 게 솔직히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다이앤의 서사가 꽤 맘에 들었어. 전체적으로 봤을때 다이앤이 현실에 타협하는 얘기만 나온 것도 절대 아니고 하니까.


다만 왜 꼭 보잭의 피해자는 여자캐릭터밖에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사라 린의 경우 보잭의 피해자는 아니지만 사라 린의 말년(?)에 안좋은 시너지를 낸 건 맞다고 생각함)

그것도 넘 자극적으로 ㅠㅠ... 보잭 자체가 매운맛이긴 하지만 그중에서 사라 린과 페니는 유독 '이렇게까지? 굳이?' 싶은 느낌이 들었오

특히 사라 린은 나름 개별적인 서사의 인물로 볼 비중이라도 있지, 페니는 정말 걍 보잭의 망테크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했어. 


위에 말했듯 쇼 자체를 여혐땜에 못보겠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고 그냥 맘에 안드는 부분 정도?ㅋㅋㅋ 오히려 페미니즘 관련 명 에피들도 많은 편이고 ㅜㅜ


톨들은 이런 점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또 다른 좋았던/별로였던 점이 있다면 뭐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 tory_1 2024.04.26 01:24
    2222피해자가 모두 여성 캐릭터들 뿐인게 너무 찜찜하더라 ㅋㅋㅋ
    남성적 시선이 과한거 빼고는 수작이라고 생각해 ㅋㅋ
  • tory_2 2024.04.27 08:20
    나 이거 보잭 진짜 못봐주겠어서 하차할뻔했는데 사이드킥들때문에 참고 달렸어 ㅜㅜㅋㅋㅋ 사이드킥 이야기들이 정말 좋다고 생각
  • tory_3 2024.04.29 13:28
    나 이거 좋아해
    피해자가 여성 위주였는지는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좀 그런 면이 있을지도..?
    그치만 찾아보면 남자 피해자도 없지 않았던 것 같아 난
    보잭 발굴했던 티비쇼 프로듀서가 보잭 피해자 중 비중 큰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페니는 피해자가 맞긴 한데 막상 페니 인생은 대충 멀쩡하게 굴러간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주로 보잭 본인이 얼마나 망가졌는가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한 듯
    토드도 초반에 뮤지컬 같은 거 썼다가 보잭 방해(?)로 기회 못 잡은 거 나오기도 했고
  • tory_4 2024.05.01 05:00

    222 남캐들도 수도없이 개나락가고 보잭부터가 망가짐의 대표격이라 

    할리웃이 얼마나 사람을 씹어뱉는지 보여주는 명작이라 생각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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