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드라마 전반, 결말 스포 있음
나는 원작 초반 회차들을 조금 보고 나서 원작 웹툰 리뷰들이랑
나무위키에 정리된 줄거리 보고 전체 내용을 대충 파악한 다음에
드라마를 보고 나서, 어떻게 각색됐는지 궁금해서 원작 웹툰을 정주행한 케이스야
원작이 대충 이런 흐름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지 이 캐릭터는 꼭 어느 배우가 캐스팅되어야 한다거나
이 부분은, 이 심리는 꼭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가 애초에 없긴 했어
그래서 내가 원하던 방향이랑 다르다고 드라마에 실망할 게 없었고
나는 드라마가 내 엄마 오리이기도 하고, 도하/리타, 도하/영화 둘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하고
둘의 로맨스의 달달함과 애절함을 더 강화한 드라마가 좋아서 오히려 원작이 좀 낯설었어
1500년 된 혼령한테, 그것도 살인 피해자인 영혼한테 현대의 젠더 감수성을 요구할 순 없다고 해도
준오한테 빙의된 도하가 영화 목 조르고 벽으로 밀어붙이고 멱살 잡아서 들어올리는데,
영화는 꼼짝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는 장면들은 지금 다시 봐도 무섭고
더 많은 사람이 보는 방송으로 재현하기엔 무리다 싶었어
원작의 준오랑 가출 청소년들 서사는 굳이 필요한가? 싶었고
(준오의 방황을 그리려는 건 알겠는데 좀 산만하게 느껴졌어)
너무 괴로워서 그러는 건 알지만 다 영화 때문이라고 영화 죽이려고 드는 것도 급발진이다 싶었고
준오가 영화 죽이려는 거 막으려고 도하가 준오 몸에서 스스로 나와주는 게
원작에서 제일 애절한 포인트로 삼은 부분 같은데,
나는 도하가 소리부를 완전히 없애서 영화가 서른 살 이후로 오래 살아갈 수 있도록
자기 존재 자체를 포기하는 드라마의 서사가 더 애절하게 느껴졌어
뭐 도깨비랑 비슷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도깨비를 안 봐서 잘 모르겠어
그리고 나는 원작의 도하 캐릭터에게 환호하거나 매력을 느끼는 쪽은 아니었고
오히려 겉보기에는 냉철하고 차분한데 속은 여리고 의지할 곳 없었던 드라마 도하에게
연민이 가고 응원하고 싶었어
비주얼도 원작 도하보다 더 곱상하고 소년 같은 드라마 도하가 더 내 취향이었고
드라마가 원작 사극 파트의 복잡하고 다채로운 인물들과
그에 얽힌 도하, 한리타의 서사와 심리 묘사를 다 못 다룬 건 아쉽고,
둘의 사랑을 너무 예쁘게 그리려다 보니 애증에서 증을 너무 많이 뺐다 싶지만
원작이 있어 드라마가 생긴 거고, 원작도 좋은 작품이지만
나는 사실 드라마 쪽이 더 좋았어
원작은 드라마가 범접도 못 할 명작이고 드라마는 원작 발끝도 못 쫓아간다! 이 정도까진 아니고
취향에 따라서 나처럼 드라마 쪽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 같아
그냥 내 소수 의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