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중고딩 시절에도 핸드볼 하던 운동부가 있었거든
다들 학교 다닐때 한명씩 있지 않았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한 적 없고,
참여해도 맨 뒷자리,깨끗한 교과서 놓고 멀뚱히 앉아있거나,
반에 아는 친구 없어서 쉬는 시간에 엎드려 자기만 하는..
선생님 조차 신경 안쓰던 운동부....
여기 등장하는 농구부들은
어릴때부터 엘리트 단계를 밟아온 학생들이니
아마 고등학교까지 와서도 농구를 하고있다면
이제 단순히 '좋아서' '재밌어서' 라는 이유로 시작했던
어린시절과 같은 입장은 아니겠지.
좋아서 시작했는데, 재능있는 줄 알았는데,
한 길만 파다보면 내 길이 나올 줄 알았는데,
프로가 되려면 대학에 가야하고, 입시는 코앞이고...
이제와서 관두기엔 늦었고,
체육관 코트 안에서만 살아서
모의고사 조차 안쳐본 애들이
코트 밖으로 나가는게 얼마나 큰 두려움과 공포인지.
작가가 조명한 것이
청춘과 열정을 불태우는 아름다운 고교생들이 아니라
진로를 앞에 둔 혼란 속의 17~19살들이라 맘이 불편했음
나도 고3시절이 악몽이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
입시,대학,고3 키워드에 이입을 안할수가 없었거든ㅋㅋㅋㅋ
그리고 중고등학생 시절 항상 비어져있는 맨 뒷자리
아무도 신경 안쓰던 그 운동부 친구들의 사정을
한참 성인이 된 지금에서야 나도 한번 고민해보게 됨
제대로 된 뜻이 궁금해서 가비지타임 뜻을 검색..
극복하기 어려운 경기의 마지막 순간,
승패가 결정된 시간,
주전선수를 빼고 후보선수를 넣는 시간,
버리는 시간..쓰레기 시간..
지상고가 결승전에서 찾아온 가비지타임을
(만화답게)극적으로 이겨내며 우승했고,
제목의 의미가 지상고의 우승을 통해
반전되는 모습을 그려 감동을 자아내는 줄 알았으나..
이 웹툰이 시즌마다 에피소드의 메인 캐릭터들을 통해
꾸준히 전달하던 하나의 의미를 찾아봄..
즐거웠던 농구가 승,패로 나뉘는걸 못견디고 다른 길을 찾은 기정이
재능이 없음에도 포기가 안되서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신우
용기와 확신없이 관성처럼 농구 해온 영중이
부상으로 몇년을 허비하고도 다시 시작하는 병찬이
교체 할 후보선수가 없어서
가비지타임에도 모두가 뛰어야 했던 지상고가
결국 그 시간을 우승이란 결말로 만들었듯이,
여기 나온 모든 아이들에게 찾아온 가비지타임 또한
그 결과는 경기가 끝나야 아는것이기에..
너희에게 버리는 시간, 쓰레기였던 시간은 없다....!
그리고
이현성이 단 7초만에 끝난 자신의 프로리그 경기에서
망설이다 던지지 못한 슛을 잊지 못하고
후회하던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지상고에게 하이라이트 필름을 남겨주고 싶던 마음
경기의 승,패만으로 환원되지 않은 경험
엘리트 스포츠에 가려져있던 농구를 통한 경험..
그 시기의 가장 멋진 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만화 첫 마디에 농구는 재미없다고 했던 상호가
마지막에는 다시 농구가 즐겁다고 말하고
코트 위의 경쟁과 도태를 가장 두려워하는 최종수는
승패 상관없는 길거리 농구를 제 발로 찾아가는 것처럼
결과 상관없이 공을 던지는 경험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ㅜ
이현성을 비롯한 모든 감독들 다 좋은 어른으로 그려져서 좋더라.
학교에서 아무도 신경 안쓰고
체육관 안의 세상이 전부인 운동부에게
감독이 좋은 어른이 되어줘야한다....작가가 갖고있는 마인드가 감동이었음ㅋㅋㅋ
물론 그중 장도고 감독이 잘못된 방식으로 학생들을 고생시키긴 했지만
후반에 최종수 무너지니까
역효과인거 인지하고 전술 바꿔버리는거 보면
악의는 아니고 진짜 지딴에는 선수들한테 옳다 생각한거여서..
나쁜 어른이란 생각은 안들었어..ㅋㅋㅋㅋ
방법이 잘못됐을 뿐..
선우준혁이 갖고있던 선수에 대한 철학 자체는 틀린건 아니었으니까..
암튼 마지막으로
내 학창시절 뒷자리에서 스쳐간 운동부들이
프로 선수가 되거나 여전히 운동의 길을 걷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설령 다른 길을 걸어도
포기를 선택한 용기를 보여준 기철이,기정이처럼
각자 행복하게 살길 뒤늦게 바라본다ㅋㅋㅋ
그리고 작품 내내 대학 입시에 고민하던 캐릭터들 보며
나도 이들의 합격의 여부가 매우! 궁금했으나..
결과가 나왔다면 작품에서 보여주려던 의미가 훼손 됐을거라
아쉬워도 수긍하기로...ㅋㅋㅋㅋㅋ
(그치만 병찬오빠 대학 갔겠지요..?)
재밌게 봤어
나는 사회 고발 만화같던 시즌1,2도 완전 극호였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즌 3,4의 재미는 그 입시 만화같던 1,2가 있어서 폭발한 거라 생각해 나도 그 부분이 오히려 매력적이었어 유료화되기전에 정주행하는 중인데 후기 너무 감동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