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월드) 난 이 드라마가 너무 좋아(9화까지 스포 있음)

요새 원월 존잼으로 보고 있오

뭐랄까 요새 걍 쇼츠로 보여줄 장면만 고려해서 만들어진 드라마 많다고 보거든? 그리고 복선 같은 거 깔아놓고 제대로 회수 안 하는 것도!

근데 원월은 안 그래서 좋아 처음부터 섬세하게 구조가 짜여져 있다는 게 느껴져 1-4화까지 호흡이 좀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그 느린 빌드업 장면이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여겨짐 또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함 ㅎㅎ 은수현이 아들을 잃은 과정, 그 슬픔을 길게 그려서 왜 그의 복수가 정당해 보이는지 시청자를 설득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또 좋은 게 보통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예측을 벗어나기 위해서 무리수를 많이 두거든? 근데 이 드라마는 분명 그런 결과들(가령 유리, 수호의 불륜이라거나 차은우가 권지웅의 아들일 거라는 거나)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게 연출로 보여줘

근데 재미있는 건 일단 그 예측들이 막 무리수가 아니라 충분히 그 상황 상황들 속에서 가능한 선택으로 보인다는 거고, 또 그 예측들이 흘러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클리셰가 아님

또 관계성이 참신하게 느껴짐 혐관 혐관해도 그 혐관이 보통 짧게 등장하고 금세 사랑에 빠지거나 혹은 같은 편이 되어서 으쌰으쌰하는 드라마를 정말 많이 봐왔거든

근데 원월은 달라 극중 대립관계인 은수현과 권선율은 정말 혐관을 극단으로 이어오고 있어 무려 드라마 회차가 9회임에도 서둘러 같은 편이 되지 않아 당연하지 그 둘의 관계 자체가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인 걸. 난 이렇게 남녀 주인공이 끝까지 혐관인 드라마를 잘 본 적이 없어

이런 여러 면들로 인해 원월은 나한테는 굉장히 잘 만든 섬세한 드라마로 여겨져 현재까지는! 이 디테일함과 섬세함이 가득한 드라마가 너무너무 좋다. 참 덕질할 맛이 나는 드라마야

김남주는 6년 전 미스티에서도 정말 인상깊게 봤는데 이번 원월도 장난 아님.. 난 쇼츠만 이어붙이려 만든 가벼운 드라마 외에도 이렇게 섬세한 터치로 잘 만들어진 드라마가 흥했으면 좋겠어! 이런 드라마가 더 많이 만들어지길 바라거든 ㅎㅎㅎ

그럼 원월 달리는 토리들, 함께 즐겁게 달려보자 배우빨로만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원작이 웹툰이나 웹소설인 드라마와 달리 오리지널하다는 점도 희소하고 좋음! 시청률 팍팍 잘 나오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