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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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원작 다 보진 않고 대충은 내용을 알고 있어서 어떻게 실사화됐나 호기심에 봤고,

초반에 웹드라마 같은 CG와 연출에 경악하긴 했는데 1, 2화 넘기고 서서히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빠져들었어


원작에 충실하기 바랐던 원작 팬이 보면 웬 마개조인가 싶겠다 할 정도로 MSG 같은 각색이라고 생각했는데,

14화까지 다 보고 다시 복습하니 14화라는 짧은 분량 안에 서사를 잘 구축한 게 보여


어떻게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도하가 1500년 동안 리타의 곁에 있게 했던 감정이 한이 아니라 사랑이었다는 걸 깨닫고

끝까지 영화(리타)를 지키다 자기를 희생하게 되고,

전생은 전혀 기억 못 하던 영화가 도하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래도 리타와 자신은 다른 사람이라고 선을 긋다가,

마침내 리타에게 동화돼 버려서 도하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그려내는데,

그게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딱 알맞은 속도로 진행돼

초반에는 로코 같다가 서서히 감정이 깊어지는데 초반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감정이 깊고 애절해져


과거 서사에서 딱 도하, 리타, 소리부만 남겨둬서 원작의 서사를 너무 단순화한 건 아니었나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셋에게 집중하길 잘했다고 생각해

특히 리타가 원작과 달리 처음부터 도하가 원수인 걸 아는데도 결국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납득할 수 있게 그려냈고,

드라마 도하는 리타를 만나기 전부터 왕의 총애를 받고 대장군에 진골 귀족으로 살아도 양부의 학대 속에 자기가 하고 싶지도 않은 살육을 계속 하면서

살아야 됐고, 하인들에게조차 존중받지 못했어 자기가 죽인 사람들을 남들 보지 않는 곳에서 추모할 정도로 마음이 여린데

리타가 도하한테 연민을 가지게 된 게 이해되더라 늘 자기를 죽이겠다고 하면서도 자기를 살고 싶게 만드는 리타를 도하가 사랑하게 된 것도 이해되고

드라마 속의 둘은 지옥 속에서 서로만 붙잡을 수밖에 없다고 느껴졌어


현대 서사나 과거 서사나 도하의 감정이나 리타/영화의 감정이나 마음으로 납득할 수 있게 그려져서 균형이 잘 맞는 데다,

결말로 갈 때 풀리는 서사와 감정은 개인적으로 원작보다 더 절절했어

원작과 달리 1500년의 한과 미련을 풀고 영화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1500년을 곁에 있게 한 게 리타가 과거의 굴레와 저주에서 벗어나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사랑이라는 게 마음에 사무쳐

자기는 그 염원 때문에 영화 곁에 남아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염원이 이뤄진 순간 자기도 사라진다는 걸 안 순간에도 웃던 도하,

영화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일주일 동안 밤에만 혼자 영화 곁을 떠나야 된다는 걸 슬퍼하고 아무 내색하지 않고

그 짧은 행복을 충실히 누리던 도하, 자기가 사라진 뒤에도 자기가 선물한 삶을 영화가 행복하게 누리길 바라던 도하가 잊히질 않아


드라마의 메시지는 삶 자체가 선물이니 한 순간 한 순간에 충실하라는 건데, 아직도 과몰입에서 못 빠져나와서 현망진창하고 있다ㅠㅠ

게다가 각색된 설정 보고 이게 무슨 낮에 뜨는 달이냐고 놀라서 아예 안 봤거나 초반 연출에 놀라서 그만 봤던 사람들이 많은데

채널 접근성은 떨어져서 시청률도 높지 않았으니, 그냥 어설프게 실사화했던 작품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니 더 아쉽고


  • tory_1 2023.12.17 15:0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4/01 13:57:15)
  • tory_2 2023.12.17 15:07
    나도 본문 다 받아 222222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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