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들아 다들 추워지는 날씨에 잘 지내니?
안 춥다고? 아니야 춥다고 말해 내가 추위를 대비해서 지방을 축적했는데 날이 따뜻해져 버리면 나는 어떡하라고
바쁘게 해 먹고 살았지만 너무 바쁘게 먹은 나머지 사진을 찍지 못해 헐빈한 내 집밥 기록을 봐 주겐니?
별 거 없지만 토리들의 식욕을 자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날이 추워지면 곰솥을 꺼내서 굴라쉬를 끓이는 나
어느덧 나의 소울푸드가 되어버린 굴라쉬
헝가리 출신도 아니고 헝가리는 가본 적도 없으며 심지어 식당에서 굴라쉬를 먹어본 것도 아니지만
이정도면 그냥 내가 만든 야매 스튜로 보는 게 맞겠지만 파프리카 가루가 들어가니까 일단 굴라쉬라고 해두자
이번에 파프리카 가루를 조금 아낌 없이 넣었더니 과하게 얼큰해져서 약간 K-굴라쉬가 되어벌임
약간 소고기 따로 국밥 먹는 기분이긴 했는데, 약간 청양고추 들어가면 더 맛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는데
그래도 여하튼 고춧가루가 아니라 파프리카 가루니까 굴라쉬라고 우겨본다
겨울이 다가오면 자꾸만 뭔가 먹을 것을 비축해두고 싶어지는 나의 심리
그래서 함박 스테이크 1키로 만들었어
그리고 함박만 먹으려니 몸이 영 추워서 크림스튜도 곰솥에 끓여서 같이 먹어줬지
음양의 조화를 생각하는 나, 역시 허준을 보고 한의예과를 지망했던 김토리답다
Q: 그래서 한의예과를 합격했나요? A:문송합니다
굴라쉬 곰솥에 끓여 4일 연달아 먹고 크림스튜도 곰솥에 끓여서 3일 연달아 먹은 여성
근데 이런 국물 요리는 또 조금만 끓이면 제 맛이 안 나는 거 알지
기운이 없어서 세일하는 전복 사다가 전복밥 좀 했어
게우를 최대한 많이 갈아서 넣어야만 전복밥을 먹었다 소리를 할 수 있지
근데 생각보다 전복 씨알이 작아가지고 전복을 네 마리나 넣었는데 이게 뭐 전복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쪽파가 없어서 부추를 썰어서 올려 먹었는데 제법 잘 어울려서 다음번에도 부추를 넣어서 먹어볼까 해
라멘이 먹고 싶어서 일본 인스턴트 라멘을 사다가 반숙도 올리고 멘마도 사서 올려 먹어 보았는데 아무래도 뭔가 부족한 거야
고기도 없고 뭔가 달걀도 너무 밍숭맹숭하고!!!
그래서 삼겹살 결박해서 차슈 만들었어
근데 삼겹살이 좀 작아서 완벽한 형태가 되지 못해서 아쉬웠어
아주 동그랗게 말려야 하는데 걍 반만 접힌 애매한 모양이 되어버리고만 나의 차슈
2시간 삶고 1시간 뜸들이고 냉장고에서 20시간 숙성해서 만들어낸 나의 차슈
라멘 하나 먹겠다고 이게 뭔 고생인지
(이 여자의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라멘 집이 있다는 것은 비밀이다)
달걀도 차슈 국물에 하루 담가서 까맣게 태닝 좀 해주고
인스턴트 미소라멘에 숙주, 콘, 버터, 멘마, 파, 차슈, 달걀까지 올려서 제대로 해 먹었어
차슈는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 두고 두고두고 꺼내 먹으면 되니까 굉장히 편리
바로 다음날 돈코츠 라멘도 하나 끓여 먹었어
목이 버섯이랑 김, 마늘 토핑을 추가했어
남은 달걀이랑 짜투리 살로 만든 차슈는 덮밥으로 소진
차슈는 시간만 많이 걸리지 품이 드는 요리는 아니라 종종 해두고 여기저기 올려 먹기 좋을 것 같아
다음엔 2KG짜리 삼겹살을 사서 제대로 말아버리리라.
가끔 급식 스파게티 먹고 싶잖아요
학교 졸업한 지 오억 년 됐는데 이 맛을 잊을 수가 없자나요
위에는 고오급 치즈가 아니라 피자가게에서 주는 그 파마산 치즈를 뿌려야 제맛이잖아요
묵은지 반포기로 김치찜을 아주 푹 고았어
젓가락 대면 김치가 사르르르르 갈라질 만큼 푹 고아서 완전 내 스타일
엄마는 김치가 씹는 맛도 없다며 언짢아 하셨지만 저는 저작근 운동조차 운동이라 너무 귀찮거든요 부드러운 음식 최고거든요
삼겹살 1키로에 묵은지 반 포기 썼더니 4일을 김치찜만 먹어야 했지만 그래도 행복했어
카페처럼 두툼하고 커다란 팬케이크를 굽고 싶었는데
찌그러진 비운의 팬케이크
그러나 맛있었으니 오케입니다
집에 스팸이 있어서 스팸마요 만들어 봤어
이름에 마요네즈가 들어가는데 마요네즈를 조금만 뿌리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집에 부추가 많아서 처리하느라 마제소바를 좀 만들었어
요즘 달걀 놈들이 나약해서 자꾸만 터지는 바람에 사진 찍을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여성
노른자 너 이 자식 잘하자
마제소바 먹고 고기 고명 남아서 탄탄멘도 좀 만들었어
청경채를 많이 넣은 건 내 마지막 양심이야
아보카도가 세일하길래 사와서 뭐 해먹어야하나 고민하다가 파히타 만들어 먹었어
파히타에 샤워크림은 꼭 들어가야해서(내 기준) 샤워크림 사려니 1000ML씩 파는 것이야
그만큼 먹을 자신은 없었기 때문에 생크림, 그릭요거트, 레몬즙으로 샤워크림 만들어서 먹었는데
파는 것보다 맛있다....최고에 샤워 크림
나는 생크림 200ml, 그릭요거트 100ml, 레몬즙 2숟가락 비율로 만들었어 톨들도 츄라이 츄라이
재료 다 넣고 왕 싸먹으면
굉장히 추잡시럽게 입 양 옆으로 재료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음
물론 내가 욕심을 버리고 재료를 적게 넣으면 될 일이지만
샤워크림은 나쵸를 먹을 때 쓰기도 하지
살사 소스랑 샤워크림을 나쵸 위에 올려 먹으면 최고의 맥주 안주
가끔 초큼 노력해서 아보카도랑 할라피뇨랑 올리브랑 치즈를 올려서 나쵸를 먹기도 해
자꾸만 맥주가 먹고 싶어지는 맛
물론 소금만 줘도 맥주가 먹고 싶어지는 나지만 그렇지만
아보카도랑 명란젓 이 자식들은 국적도 다르면서 왜 이렇게 잘 어울리는 거임?
아보카도 명란 김밥을 쌌는데 맛있어서 두 번 연달아 싸 먹었어
명란젓이 맛없어서 얼른 해치우려고 만든 건데 아주 그냥 아보카도랑 같이 먹으니까 제법이구만그래
나가서 술 마시기 귀찮은 날엔 집에서 열심히 안주를 만들어 먹어
열빙어를 굽고 어묵탕도 만들고 회는 시킨 거지만 그래도 접시 위에 따로 세팅하고
회 시키면서 해삼 내장도 시켰는데 해삼 내장 30g이면 소주 2병을 마실 수 있지
gs마트에 유자 얼음을 팔아서 사 봤는데 이거 아주 요물이야 여기에 소주나 청주 타 먹으면 진짜 기깔나
까르보나라불닭이 먹고 싶은데 집에 그냥 불닭만 있어서 생크림이랑 우유랑 치즈 넣고 해먹었어
아주 자극적이야 위장이 아주 끄얌짝 놀라는 맛
샌드위치로 잠시 건강이랑 감성 챙기고 갈게요
호밀빵 샌드위치로 건강 업그레이드 할게요
그리고 건강 뒤에 찾아온 나의 혈관 파괴범 부대찌개
부대짜개엔 좐슨빌 소시지를 넣어줘야 한다는 나만의 룰이 있어
베이크드빈을 냉동실에 쟁여두고 쓰는데 이날 하필 딱 떨어져서 케첩을 한 스푼 넣어 맛을 보완해 주었지
1구 인덕션을 사서 그 위에 올려두고 끓여가며 먹으니 더 맛있는 느낌
갑자기 창난젓을 많이 받아서 먹다 먹다 그냥은 다 못 먹겠어서 볶아버렸어
창난젓 볶음밥 해먹으면 창난젓 식감이 곱창이랑 비슷해져서 얼마나 맛있게요
물론 창난이 장기부분이니 식감이 비슷한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겠지만, 그렇지만
이번에도 달걀프라이 노른자가 나약하게 터지는 바람에 사진 찍으며 오열한 나
창자 익으니까 제법 곱창같지?(토리들: 막창..아님?
곱창이든 막창이든 둘다 맛있으니까 됐어
토리들 그런 경험 있지 않아? 내가 그냥 혼자 *** 먹고 싶다...하고 생각만 하다가 집에 가면 엄마가 그 메뉴를 해놔서 놀라는 거
이날 내가 낮잠 자면서 '오늘은 배추전 먹고 싶다.'했는데 나오니까 우리집에 놀러 온 엄마가 나의 냉장고에서 배추를 꺼내서 씻어 놓으신 거야
그리곤 배추가 있으니 배추전이나 해먹자 하시곤 나에게 배추전을 만들게 시킴
텔레파시가 통한 건 기쁜데 엄마가 만들어 줬으면 더 기뻤을 것 같은 걸?
근데 배추전 만들기 시작하자마자 엄마는 갑자기 약속이 생겼다며 자신의 집으로 가버리심
배추전 8장 굽던 나 황망하게 현관을 바라봤고요?
그래도 배추전은 맛있었으니 됐어..응..
겨울이니까 호떡 먹어야지
우리집 근처엔 호떡 파는 곳이 아예 없어서 매해 직접 굽고 있어
호떡 믹스 사서 거기 설명서에 나오는 비중대로 가루랑 물 섞고 거기에 찹쌀 가루를 두어 스푼 더 넣으면
손에 덜 달라붙고 굽기 편한 상태가 되어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어
집에 호떡 누르는 게 있었는데 안 보여서 감자 스매셔로 눌렀는데 제법 잘 눌려서 앞으로 계속 감자 스매셔를 애용할 예정이며...
호떡소는 호떡 믹스 사면 동봉된 설탕 가루에 흑설탕, 호두, 땅콩, 참깨, 계피가루 추가해서 만들었서
아주 견과를 듬뿍 넣어 주자구
감기 기운이 있어서 우삼겹 굽다가 그 기름에 파랑 마늘 넣고 향 좀 내고 거기에 오징어 짬뽕이랑 순두부 추가해서 팔팔 끓였어
마지막에 달걀도 넣고 거기에 후추 팍팍 뿌리고 고춧가루도 한 스푼 넣고 참치액젓까지 추가하면
강릉 순두부 짬뽕 물럿거라 오징어 순두부 짬뽕 나가신다
마지막으로 기깔나게 잘 볶여서 뿌듯했던 달걀볶음밥과 어향가지를 만들려고 했으나 뭔가 그냥 중화풍 가지 볶음이 되어버린 무언가의 사진으로
이 글을 마무리할게
더 추워지기 전에 토리들도 든든하게 잘 챙겨먹고 건강하게 겨울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