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들 안녕.. 난 10월 초에 중동 지역 + 이스라엘 여행 갔다가 마지막날 전쟁까지 겪고 온 토리야
이스라엘 최근에 비교적 평화로웠고 그래서 별 생각없이 추석 기념 여행을 짜게됨
여행 마지막날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아웃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한국에 있는 친구1에게 톡이 와있더라?
"야 거기 지금 전쟁났다며? 너 괜찮아?" 하길래 엥 나 어제밤까지 텔아이브 클럽에서 술 존나 먹구왔는데 이게 무슨말? 하고 뉴스를 급하게 찾아봄
소소하게 기사가 몇개 났더라고 하마스 이스라엘 공격 이런거
그래서 옆에 자고 있던 여행메이트(미국인 - 군인은 아니나 직업 특성상 전쟁지역도 몇번 갔다옴)을 급히 깨움 지금 전쟁났다고 일어나라고
그랬더니 미국인이 하는 말이
"아 안그래도 어제 새벽에 일어나서 오줌 싸러갈때 폭탄 소리 들었어 근데 여기는 그런거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잖아 가끔 그래 걱정마"
일단 옆에 있는 사람이 너무 침착하게 아무일 아니라는 듯이 말하길래 아 그런가 하고 체크아웃하러감
체크아웃하는데 리셉션에서 crazy morning! 하면서 폭탄 날아오면 어케 피해야하는지 알려줌^^ 대피소 찾는 법, 도망가는 법도 알려줌 ㅎㅎ
일단 난 한국인.. 민방위 훈련 같은거 몇번 해봤잔아 나름 휴전국 출신이라 대충 듣고 점심 먹으러 나감
근데 거리에 쥐새끼 하나 없더라 다들 아침에 전쟁났다는 뉴스 보고 가게고 식당이고 전부 문 닫고 집에 숨어있는거였음
진짜 문 연 곳이 1도 없어서 점심 굶고 (슈퍼도 닫음)
머 이후 저녁 타임엔.. 하마스가 텔아비브에도 폭탄을 겁나 날려서.. 대피소로 여러번 도망감 ㅎㅎ
이때 구라 안치고 정말 죽는줄?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살면서 내가 전쟁 때문에 폭탄 맞고 죽을거란 생각하지 않잔아?
근데 폭탄 소리가 너무너무 크니까 자연스럽게 아 나 죽겠군 하게되더라? 진짜 존나 무서워서 눈물 흘릴 뻔 했는데 딴 사람들 있어서 꾹 참음 ㅅㅂ
아까 호텔 리셉션 말 흘러 들었는데 좀더 열심히 들을걸 이게 진짜 나에게도 닥칠 일이라면 ㅠㅠ 하고 후회도 쫌 했어
젤 웃겼던건ㅋㅋㅋ 아니 그와중에 아 혹시 나 여기 갇히게 되면 회사에 어케 말하지 여기 지금 인터넷 안터지는데 하고 k노비 걱정함 시바 ㅋㅋ
내가 대피가고 하니까 그때서야 아 이 지역 지금 전쟁났구나 실감나더라?
무튼 사이렌 계속 울리고 대피소로 몇번 도망치다보니 미국인이 이럴 땐 공항이 제일 안전하다 하고 생활의 지혜 발휘하심 ㅠ
그래서 사이렌 해제되자마자 튀어나와서 렌트카 겁나 빠르게 몰고 공항 가서 마지막꺼 타고 탈출했다
가면서 미국인이 "만약 사이렌이 또 울리고 폭탄이 날아오잖아 그럼 내 배낭 너 머리에 얹어 알겠지? 그리고 숨어" 이러길래
내가 덜덜 떨면서 "아니.. 아니 그럼 넌? 배낭이 우리 1개인데?" 라고 함
그랬더니 "너가 살아 나가야지 나보다 살 날이 많은데 무슨일이 생기면 우리 부모님께 메세지 꼭 보내줘"
이래서 렌트카 안에서 또 사랑의 눈물 흘릴뻔함 순간 아 이 남자랑 결혼해야하나 생각도 했다고^^ㅠ
혹시 궁금한거 있음.. 질문도 받을게 후 .. 이후 한국 와서 큰소리 나면 진짜 심장 쿵하고 내려앉는거 같고 머리가 어지럽고 했어 작게나마 ptsd 겪은 듯 ㅠ
진짜 줄줄줄 10페이지까지 자세하게 내 전쟁 이야기 풀 수 있지만 이미 충분히 길게 쓴거 같기에 이만 줄인다.. 다들.. 해외 나가서 조심하자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