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3일 전에도 혼자 쭈그려 앉아있던 아기고양이가 한 마리 있어서
에구 빨리 어미 찾아가야 할텐데.. 하구 집에 들어갔는데...
며칠 지나고 운동 끝나고 집에 가는데 똑같은 자리에 또 앉아서 덩그러니 웅크리고 있는거야 ㅠㅠ
갑자기 내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손을 뻗었어.
근데.. 왜 잡혀버리니... ㅠㅠㅠㅠㅠㅠㅠ 피할 힘도 없던 건지 아니면 정말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손에 들어왔으니... 내가 데려가야지 휴
(줍고 나서 굉장히 사고쳤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뭐 이미 지난일 하 하 ㅎ ㅏ )
일단 급한대로 귤박스에 아기를 넣고 다시 큰 쇼핑백에 넣어서 병원으로 직행
다행히 의사쌤이 보시기에 구조된 아가 치고 피부병도 안보이고 귀 진드기도 없고 상태는 굉장히 양호해 보인다고 해서
(다만 2.5개월령 같은데 너무 말랐다고 하시더라 570g ㅠㅠ )
무슨 약? 만 바르고 사료 사서 집으로 올라왔어.
근데 냄새가... 진짜 무슨 노숙자 냄새 ㅋㅋㅋㅋㅋㅋ 장난아니었어
약 발랐으니 내일 씻기라고 해서... 참다가 다음날 씻겼는데도 한번 샴푸칠 가지고는 택도 없던 저 꼬질한 발바닥...ㅋㅋㅋㅋㅋㅋ
근데 첫날 저녁에 소파에 설사를.... 주르르륵..... 으악..............
놀라서 다시 병원가서 범백이랑, 또 뭐였지.. 여튼 많이들 걸린다는 전염병 검사들 했는데 다행히 깨~끗하게 음성!!
그냥 한참 굶다 먹어서 그랬거나, 밖에서 이상한거 먹었거나 그런 것 같더라 ㅠㅠ
약 타와서 며칠 먹이면서 상태 보기로 했어.
아가는 다음날부터 바로 사람 안피하고 품에 앵겨 자더라구...
너무너무 말라서 안쓰러웠어 ㅠㅠ 그치만 이녀석
사료에 대한 어마무시한 집착을 보이며... 하루종일 밥달라고 사람만 보면 빽빽대고.. 쫓아다니고...
밥 주면 밥그릇 비우자마자 그때부터 계속계속 앵앵앵앵.....
밥그릇 앞을 떠나지 않는 그녀...
인간이 밥을 줄 때까지 저기서 왱알왱알....
다시 사진 보니까 새삼 왜 밥 안주냐고 눈으로 욕하는 것 같다.....
(아 꼬리가 좀 특이하게 한바퀴 말려있어서 모양이 좀 이상하더라구 선천적인것 같아 아파보이지는 않음!)
신나게 밥먹고 (배 터지겠어) 사냥놀이하는 묘생 2.5개월차
저 배에 까만 털 점이 꼭 배꼽같아 ㅋㅋㅋㅋㅋㅋㅋ
식탐 대마왕에 성깔은 왠지 장난 아닐 것 같지만 (예감이지만 슬픈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죠)
이 작고 귀여운 아가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로 했어!
아가 얼릉 설사도 눈병도 낫고 인간 집사들이랑 행복하게 지내자!
나에게 와줘서 고마워 우리 이쁜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