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20여년 전, 미국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있었던 짧은 이야기들.



일단 배경 설명: 

스윗 형태의 기숙사였음. 입구에 들어가면 오른편에 바로 공동 화장실이 있음.

화장실 들어가면 가운데에 세면대만 있고, 오른편에 샤워기 들어가는 문, 왼편에 변기 들어가는 문이 있었음. 아무래도 공동 화장실이라서 샤워기와 변기에 문이 달린 공간이 있었음.

화장실을 지나면 오른편에 공동 거실과 부엌 싱크대가 있고,

왼편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문 세 개가 있었음.

여자 여섯이서 한 방에 두 명씩 살았음. 방 한 가운데엔 책상이 반을 가르듯 놓여 있고 벽쪽으로 침대가 붙어 있었음. 그리고 거실 쪽으로 난 문 옆엔 벽장이 있었고.

그 중에 나는 가장 안쪽 방 맨 끝 침대를 썼었음.


1.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 밤 중에 누가 내가 자는 쪽 벽 너머를 치는 바람에 벽이 울려서 깨곤 했음.

그것도 적당한 박자가 있어서 누가 잠결에 치는 것이 아닌 것 같아 신경 쓰일 정도였음.

옆 스윗 사람이 일부러 두들기는 것 같아서 RA에게 말해야 하나 고민도 했었음.

나중에 깨닫고 보니 내 침대가 놓인 벽은 건물 외벽과 이어진 곳이어서 바로 옆에서 두들길 일이 없었다.


2.

같이 사는 룸메들이 화장실의 세면대 물도 안 끄고 다니고 불도 안 끄고 다녀서 잠그고 끄고 다니는게 일이었음.

어느 주말에 장 보고 돌아오는데 스윗에 아무도 없는데 화장실 불이 또 켜져 있더라.

손에 짐이 잔뜩 있으니 어쩔까 고민하다가 바닥에 짐 내려놓고 불을 껐음.

그나마 다행으로 물은 안 흐르고 있더라.

내 방에 와서 짐을 정리하고 나니 이젠 신체의 급한 일을 처리해야겠더군.

후다닥 화장실로 가서 처리하고 손을 씻으러 나왔더니 세면대에서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계속 물을 흐르던 이유가 같이 사는 사람들 때문은 아니었던가.

  • tory_1 2023.11.13 17:15
    갸아아ㅏㅇ악 뭔가가 있었을까
  • tory_2 2023.11.14 08:53

    헐 외벽에서 소리나는거랑 화장실...ㄷㄷ 미국 귀신얘기 유독 무서운듯 ㅠㅠ 

  • tory_3 2023.11.23 04:28

    헐 ㄷㄷ 장난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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