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에는 결혼하면서 이사를 왔고 6년정도 되었어
우리집은 아파트 꼭대기 층인데 아파트 꼭대기 층이 원래 이런건지 처음살아봐서 알수는 없지만
바람이 진짜 많이불면 화장실 환풍구 쪽이 덜컹덜컹 거릴때가 있어
내가 이 일은 겪은건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서
남편이 출장때문에 집을 비웠을때야
나는 괴담류는 좋아하는데 귀신은 믿지않고
다만 결혼 전 친정에서 겪은 잔잔한 경험때문에 이상현상은 있다고 생각하거든
친정에서 겪었던 일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한번더 글을 쓸게 ㅎㅎ
여튼 다시 겪었던 일로 돌아가자면
남편이 2박3일 출장으로 집을 비워서
그동안 나혼자 잠을 자게 된거야
사실 너무 좋았거든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몇십년을 따로 살았던 사람들이 생활을 합치는게
마냥 좋지는 않았어 다투기도 많이 다퉜고..
그래서 그 2박3일이 너무 자유롭고 신나는거야
혼자 독립한것 처럼.
저녁 먹을때까지만 해도 엄청 신나고 두근거렸어
톡으로 '배달시켜 먹을거다~' 하면서 남편한테 자랑도 하고
6시쯤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는데
그런거 알지? 갑자기 싸~해지면서 너무 조용하다고 느껴지는거
티비를 켜놨는데도 공간이 조용하고
뭔가 움직이면 안될것처럼 불안하고 그런 느낌이 드는거지
그때 제일 무섭고 불안했던 공간이 침실이었어
우리집은 현관을 들어오면 바로 오른쪽에 거실 왼쪽엔 작은방
거실에서 작은방과 주방이 한번에 보이고 주방으로 가면
거실과 벽을두고 붙어있는 침실이 보여
그러니까 거실에서는 침실이 안보이거든. 거실 벽 뒤니까
근데 그 침실이 너무 무서운거야 그렇게 한 5분..?
진짜 손가락 하나 못움직이고 굳어있다가
에이~이게 뭐야 내가 왜이러지 하면서 억지로 몸을 막 움직이기 시작했어
불안함을 해소하려고 더 움직인것 같아
스트레칭도 하고 괜히 소리도 으쌰으쌰 목이마르네~물을 마셔볼까~
하면서 노래도 부르고..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집안의 불을 다 켜기 시작했어
침실도 손만 넣어서 불을 켰고 불 키니까 덜 무섭더라고
그러고는 영화하나 틀어놓고 거실에서 잠들다 깼다가 그렇게 빈둥거리다가
새벽 1시쯤인가? 맨바닥에 누워있으니까 허리가 너무 아파서 침대로 갔어
역시 잠은 어두운데서 자야지..하면서
이불덮고 전기장판 켜고 그렇게 잤는데
순간 누가 귀에다가 야! 하고 소리치는거야
자다가 눈이 번쩍 떠져서 다시 불안감이 막 몰려오더라고
진짜 깊게 잠들었는데 그 소리가..그상태로 깨어있다가 또 막 잠이 오는데
그때 또 귓가에 야! 하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니까 이게 귀에 바짝 대고 성인 남자가 소리치는 것처럼
귀가 아프고 머리가 쩌렁쩌렁 울리게..
나 그렇게 아침에 해뜰때까지 잠들라치면 그 소리가 깨우고
잠들라치면 깨우고...정말 죽는줄 알았어
막판엔 무서운게 아니라 짜증이 나더라구
출근도 해야하는데....
그리고 아침에 알람 울리면서 정말 밤부터 느껴지던 불안감? 두려움?
이런게 싹~사라지는거야..정말 신기하게..
그래서 아..내가 몇개월 안됐지만
남편이와 함께 있는게 엄청 익숙해졌구나 사람이 없어지니까
잠자리도 불편하네...ㅎㅎㅎ이럼서 씻고 출근준비를 시작했다?
가방도 다 챙기고 나가려고 하는데 그때 깨달은거야
어제 밤에 무서워서 불 다켜고 있었고 그걸 끈적이 없다는걸
출근할때 보니까 작은방 거실 주방 다 불이 켜져있더라고
아침이라 햇살이 밝아서 잘 티가안났어
작은방 들어가니까 불이 켜져있는게 보이면서 소름이 막 돋더라구..
침실 불이 내가 끈적이 없는데 꺼져있다는게..
그래서 나머지 하루는 친정집 가서 자고
남편이 돌아온 다음에 얘기해줬지
친정가서 엄마한테도 말하고
엄마는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거라고 걱정말라고 그랬고
남편도 그렇게 깊게 생각하진 않더라고
내가 많이 보고싶었냐? 이럼서..ㅎㅎ
그래서 나도 그런가..? 하면서 또 별 심각하지 않게 지나갔어
그 이후로는 나혼자 잘일이 안생겼기도 했고..
그러다가 올해 초에 남편이 친구들이랑 3박4일 여행을 가면서
비슷한 일을 또 겪었는데
한층 업그레이드 되긴 했어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건 다음에 기회되면 또 쓸게
다 쓰고 보니 별로 무섭지 않넴...ㅎㅎ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웡!ㅎㅎ
뭐지... 토리가 혼자 있을 때를 노리는 건가?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