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넴화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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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하!
난생 처음으로 댕댕이 임시보호에 도전해본 소감을 남기려고 해!
우리집 하숙생이 된 댕댕이는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아이였고, 찌는 폭염에 좁은 뜬장 생활을 하느라
피부 곰팡이, 귀 진드기 등의 치료가 필요했어. 하지만 중성화 수술을 먼저 하느라 ;_; 처음 울집에 올땐 꼬질이 그 잡채..
동물병원에 처음 데리러 갔을 때 저 멀리서 멍부석.. 정지화면 아님. 사람 보고 굳어서 저러고 몇 분을 있었음.
집에 모셔와서 이동장 문 열어줬는데도 한참을 이러고 나오질 않았지.
내가 주는 간식도 안 먹길래.. 일단 혼자 두고 볼일 보러 다녀왔더니. 뭘 먹다가 호다닥 아닌 척하더라구??
너 넥카라에 그거 뭔데....
완전 범죄를 꿈꿨으나 반이나 촵촵한 간식을 들켜버림.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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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경계심을 풀어주신 댕댕님.
하지만 댕댕님은 사람 손이 다가오면 무작정 피하고 도망치는 습성이 있었어.
센터에서 '사람 손이 닿아도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걸 서서히 경험으로 익히도록 해야 한다셨지.
처음 2주 동안은 수술부위에 물 들어가면 안돼서 목욕이 불가능했는데. 댕댕님이 진드기와 곰팡이 땜에 너무너무 가려워해서 안타까웠어.
수술부위 젖지 않게 앞발만, 뒷발만 따로따로 약욕샴푸해주는데, 세상 얌전하시고... 드라이하는 동안 근엄하게 주무셔서 댕댕 목욕 초보자는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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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부턴가 댕댕님은 내 손을 피하지 않고 물게 되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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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망포즈도 좀 취해주시고.
대망의 실밥 뽑은 후! 속시원하게 전신 목욕 + 미용 시켜드림!!
미용실에서도 댕댕님 너어무 순하다고 칭찬 자자. 2시간 걸린다던 게 1시간 만에 끝나버림...
너무 박박 밀었나...? 싶다가도, 피부 여기저기 남은 곰팡이 치료를 잘하려면 털이 없어야 ㅠㅠ 상처도 잘 보이고 연고도 잘 발리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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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이가 되었지만 개껌이면 행복하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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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면 꼭 이렇게 스트레칭 쭉쭉 하던 댕댕님.
그 좁은 곳에서 얼마나 찌뿌둥했을까.. 상념이 스치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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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인 게 너무 많은 댕댕님.
별거 아닌 장난감도, 언니 신고 벗은 양말도... 이것저것 욕심껏 왕왕 물어다가 지 침대에 두고 와구와구.
내가 장난감 뺏을까 봐 돌아 앉는 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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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예쁜 순둥이지만... 잘 때가 제일 이쁘지 암...
사정상 9월은 생업 때문에 임보가 어려워서, 댕댕님은 다음 임보처로 떠나게 되었어.
평소 댕댕님이 자꾸 내 침대에 올라오고 싶어했었는데..
사람과 댕댕님의 공간은 분리하는 게 좋다는 강의를 보고..
혹시나 입양처에서 싫어하는 버릇이 들까봐, 내 침대엔 올려주지 않았었어.
하지만 마지막 날엔 슬쩍 한 번 올려주고 말았지..
올라오면 얼마나 까불까불할까 싶었는데. 내 이불에 몸 파묻고 얌전히 엎드려있더라구.
안아서 요로쿠룸 재워드림...
피딱지 범벅이던 귓속이 딸기우윳빛이 돼서 느무 보기 좋아
멍푸치노도 외면하고 유난히 얌전했던 마지막 날..
새 임보처로 데려다주는 길.
날씨가 참 좋아서, 함께하는 마지막 길에 예쁜 풍경들이 배웅해줘서 좋았지.
새삼 요 작은 애기가 강제 출산에 동원되왔다는 게 믿기지 않네..
다행히 댕댕님은 새 임보처에 너무 잘 적응해서 행복하개 지내고 있어! 피부도 완치 판정 받았고!
나와 세상 첫걸음을 함께했던 댕댕님, 이제 마지막 걸음까지 함께할 가족을 찾고 있지.
댕댕님은 처음이라 어쩌지 싶었지만, 내 서툰 케어에도 기적처럼 달라지는 댕댕님을 겪어보니 나까지 힐링되던 시간..
사실 센터 인스타를 눈팅만 했지, 예쁜 댕댕님들 임보처는 금방 구해질 거라 여겼던 나.
하지만 실상은 임보처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
어리고 예쁜 품종견 입양하겠다는 문의는 쇄도한다는데.. 아프고 어두운 아이들을 건강하고 밝게 만들어줄 도움의 손길은 부족한가 봐.
이 댕댕님도 임보처를 못 구해서 고작 몇 주밖에 못 돌봐주는, 완전 무경험자인 내게 오게 된 거야.
요즘 대규모 번식장 구조로 1400여마리가 구조되었다는데.
혹시 생각 있는 톨들은 슬쩍 관심 갖고 지켜봐주었으면 해
임보하는 동안 정든 아이, 보낼 때 마음 아플까 봐 시작도 못 하겠다?
나도 댕댕님 보내는 날 눈물은 나더라구. 하지만 인간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잖아. 재미난 것도 보고 맛난 것도 먹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다보면 괜찮아.
그리고 또 댕댕님이 행복하게 잘 지내는 거 보면 너무 좋더라.
댕댕님 견생이 바뀌는데, 나의 그리움 따윈 대수가 아니더라.
물론 무작정 동정심에 데려왔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쳐서 서로 힘들어지는 케이스도 있으니까
임보도 신중히 결정해야 해! 무조건 하라는 거 아님. 현실적으로 가능한 여건인가를 따져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겠다, 싶다면 츄라이 츄라이!
이상 나의 임보 기록을 마치겠톨.
톨이 정말 훌륭한 일을 한거야. 유기견 구조하는데 있어서 난 가장 어려운게 임보라고 생각함. 톨이 한 아이를 살린거야. 새로운 임보처에서도 아가 잘 지내다가 평생을 함께할 좋은 가족 만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