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70년대에 지어진 15층짜리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고있어

초등학생때 이 집으로 이사와서 서른살인 지금까지 무탈하게 잘 살고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기묘했던 일들이 있엇던 것 같아서 글 쪄본당ㅎㅎㅎ

1.

중학교 시험기간에 친구가 우리집에 와서 공부를 하고 있었어.

거실에 있는 큰 창 바로 앞에 책상이 있었는데, 공부하다가 찌뿌둥해서 고개를 드는 순간 창밖에 있는 어떤 남자와 눈이  마주쳤어.

왜 어두운 저녁에는 밖에서 집 안쪽이 잘 들여다보이는데 반대로 집안에서는 밖이 잘 안보이잖아. 그래서 그 남자의 얼굴을 정확하게 보진 못했지만 그 남자가 방충망에 두손을 짚고 몸을 기울여서 공부하고있는 우리를 들여다보고있었던건 기억나. 

복도식 아파트 특성상 지나가다가 창문 열려있으면 그냥 슥 보고 지나가는 사람도 많거든? 근데 그사람은 나랑 눈이 마주친 후에도 계속 나를 쳐다보고있더라.

너무 놀라서 창밖만 쳐다보고있으니까 친구도 이상하다 싶었는지 창밖을 보다가 그사람을 발견했어. 걔도 무서웠는지 큰소리는 못내고 "아... 아줌마... 밖에..." 하면서 더듬더듬 우리 엄마를 불렀거든?

엄마가 누구세요!!!!!!!! 하고 소리질렀더니 그사람이 옆으로 홱 돌아서면서 없어지더라?

바로 현관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봤는데 그사람은 그새 사라지고 없었어.

근데 우리 아파트는 한층에 10가구가 살고있어서 복도의 길이가 꽤 길거든

그사이에 도대체 어디로 도망갔을까?

2.

우리 아파트는 홀수층, 짝수층 이렇게 총 두대의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데 나는 11층에 살아서 홀수층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이것도 중학생 때 일이야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이랑 같이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도 먹으면서 실컷 놀다보니 밤 아홉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어.

아파트 1층에 도착해서 보니까 홀수층 엘리베이터가 막 올라가기 시작해서 한참을 기다려야겠는거야.

밤늦은시간이라 무섭기도 하고 그날따라 집에 빨리 들어가고싶었던 나는 짝수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에서 내린다음에 한층 내려가기로 했어.

그렇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한층 내려왔는데 그날따라 내가 사는 층의 광경이 평소와는 다르게 낯설게 느껴지는거야. 그래서 이상하다? 싶어서 층수를 보니까 12층이었어.

그말인 즉슨 내가 13층에서 내렸다는건데 나는 분명히 짝수층 엘리베이터를 탔거든??

나의 착각이라고 하기에는 이 아파트에서 2n년넘게 사는동안 엘리베이터 층수를 잘못 누른다던지 홀수/짝수 엘리베이터를 착각하고 잘못탄적이 한번도 없었거든.

우리 가족들은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나는 마치 뭔가에 홀린듯한 기분이었어

3.

집에 도둑들어왔다가 다시 나간썰

나랑 동생은 학교가고 엄마랑 아빠는 일나가서 오전중에는 할아버지 혼자 집에 계시는데 우리  할아버지 귀가 굉~~~~~~~~~~~~~~~장히 어두워.

하루는 도둑이 우리집에 들어왔다가 할아버지랑 마주치고 도망간적이 있어.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두명이었다고 하는데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까 빈집인 줄 알고 들어온 것으로 추정돼.

부엌에 아주 작은 환기용 창문이 복도쪽으로 나있거든?

키 150대인 나도 들어갈 엄두가 안날정도로 작은 창문인데 그 창문을 통해서 집안으로 들어온거야. 집에 있던 할아버지가 도둑이야!!!! 하고 소리치니까 남학생 두명이 도망갔다고 하는데 그래도 해꼬지 안하고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지

글쓰고보니까 별로 안무서운 것 같아서 우리 아파트 사진 첨부한당

여기서 20년 가까이 살았는데도 늦은 밤에 집들어가려면 으스스하고 그래 

글 읽어줘서 고마워 혹시 문제된다면 수정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