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은 사람을 위한 한줄요약 : 파더이슈
이기영에게 성적인 행위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성욕 자체는 희박한데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몸을 팔아서 해결하려고 함
저 몸을 판다는 것은 비단 성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웃음팔기나 아양떨기부터 심지어는 자해공갈이나 인신공양까지 포함함
반대로 말하면 상대방과의 관계 유지에 필요하지 않다거나 더 이상 얻어낼 게 없다거나 암튼 수지가 안 맞으면 쥐뿔도 없다는 뜻이다
처음에 차희라와 스폰계약을 맺을 때도 이기영은 단순히 정부가 되라는 요구에는 거부감을 느꼈음
그냥 강자의 품에 안겨 술이나 따르고 아양이나 떠는 게 성미에 맞긴 하지만 그것뿐이면 언제 버림받을지 모르니까
포션 수익 분배와 같이 금전적 이익이 오가는 거래가 되고서야 이기영은 계약을 체결함
그리고 시간이 지나 차희라의 애정을 어느정도 확인한 뒤에야 애교만점 정부 노릇을 제대로 수행함
차희라뿐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기영이 타인을 대하는 방식이 다 이런 식임
모든 인간의 가치를 쓸모있냐 없냐로 재단하고 그걸 어떻게 이용할지 생각하는 타산적인 방식
왜냐면......부모가 인생을 그딴 식으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이기영은 정신병자 부모 밑에서 학대받다가 버림받고 그 상처 위에서 생존하려고 발악하면서 컸음
알콜중독자 가정폭력범 개비와 이기영에게 정신병과 자해공갈&가스라이팅 실력을 물려준 헬리콥터맘의 환장의 조합
회사설 초반에는 아무도 믿지 못해서 가면(페르소나) 독하게 쓰고 있느라 정신병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애들한테 정 붙이고 진심이 되니까 가면 무너지면서 줄줄 새어나오다가 가끔 지뢰 밟을 때 폭발함
대표적으로 허벅지를 손끝으로 톡톡 두드리는 버릇... 알고보니 허벅지 찌르는 자해습관의 잔재였음
이기영은 스스로를 실패작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자기 존중감이 극단적으로 부족함
실패와 상실, 버림받는 것을 극히 두려워하고 이는 통제에 대한 강박증과 물리적 및 정신적 자기학대로 나타남
몸을 파는 이유도 그것 때문인데 자기 몸과 감정노동, 심지어는 인간관계마저도 도구에 불과함
이기영은 인간을 믿지 않는다 남도 믿지 않고 자기 자신도 믿지 않고 그렇기에 물질적인 가치를 높이 산다
반면에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평가는 매우 낮음
남에게 팔 때는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 해서 있는 힘껏 가치를 부풀리지만 본인이 인식하는 가치는 극히 낮음
즉 이기영에게 있어서 몸을 팔아서 재물을 받으면 남는 장사가 된다
회사설을 읽는 독자가 초반부 이기영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
이기영도 그런 자신을 혐오스러워하거든요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고,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거짓과 기만으로 쌓아올린 인간관계라서 애정결핍이 충족되지 않는 악순환
가면을 쓰고 부캐를 만들고 사람들을 거짓으로 대하는 것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고 상처받는 게 무섭기 때문인데
그와중 또 그 거짓과 기만 때문에 버림받는다고 자학하고 있음
아기돼지 덕구가 이기영의 모든 인간관계의 예외이자 아픈 손가락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에 살고 정에 죽는 아기돼지 박덕구는 죽어도 이기영을 버리지 않고 죽을 때까지 이기영을 긍정해주거든
계속해서 이기영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형님형님하고 따르고 무조건적으로 긍정해줌
살면서 받아본 적 없는 >조건 없는 무한 긍정< 때문에 박덕구랑 둘이 살았던 시기 1회차 이기영은 좀 말랑했음
김현성이 통수쳐서 덕구가 죽기 전까지는..........
작중에서 이기영이 박덕구의 죽음에 관해 유일하게 복수하지 못한 대상이 김현성인데
아무리 통수를 때려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모습이 심금을 울린 모양임
이기영은 작중에서 찐따가 아픔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소년만화식 서사를 유달리 좋아하는데
그런 서사를 통해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음 자신은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으니까
아 물론 김현성을 괴롭히려고 살려놓고 회귀자로 만든 부분도 없진 않은 것 같음
아이러니한 건 이기영이 선택한 김현성은 결국 이기영에게 알콜이슈와 폭력성향을 띠게 되었다는 점
어릴 적 알콜중독 가정폭력범 개비 밑에서 자란 아이가 결혼해서 새 가정으로 도망쳤지만 남편이 개비같은 놈이었다고 하는... 안타까운 서사
현실에서도 창작물에서도 은근 흔한 이야기인데 이걸 판소남주로 보게 될줄은 몰랐지.......
이기영은 자신의 유년기를 통해 >끊임없이 쓸모를 증명해야 버림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학습했고
박덕구를 제외한 모든 인간관계를 이 원칙에 입각해서 쌓음
초반에 정하얀을 가스라이팅하며 끊임없이 성장을 강요한 것도 자신이 유년기에 당한 짓을 그대로 해준거였음
물론 1회차 하얀이가 자살하는 모습을 본 뒤론 가스라이팅 관뒀고 나중엔 자존감 회복 프로젝트 정신건강 테라피도 해주긴 하는데
김현성의 경우는 다름
이기영은 김현성이 아무리 자살시도를 하고 자해를 하고 불행해져도 정신병을 완치시킬 마음이 없었다
김현성은 초반에 타산으로 이기영을 대했고 이기영은 김현성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서 헌신적으로 내조함
하지만 김현성이 그 헌신적인 모습에 푹 빠져 이기영 어장에 들어온 순간 갑을관계가 바뀌고 가스라이팅이 시작됨
여전히 이기영은 김현성에게 버림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
그렇기에 김현성에 대해 강박적으로 통제하고 옭아매기 위해 트라우마를 만들어주고 정신병을 심어놓고
김현성이 이기영에게 강박적인 분리불안을 느끼는 모습을 보며 만족감을 느낌.......
심지어는 정병이 악화된 김현성이 개비처럼 알콜중독이랑 폭력성향을 보여도 좋아함
김현성이 오밤중에 술취해서 난동부리는 모습에 유년기 트라우마 떠올리면서도 그런 모습까지 잘생겼다고 주접떨지를 않나
진짜 벤츠남이 사랑해줄 땐 폭력 안 휘두르는 거 보고 김현성처럼 자극적인 맛이 없다고 아쉬워하질 않나
얘는 진짜 자신의 일그러진 부성결핍을 충족하기 위해 그 빈자리에 김현성을 정신병자로 만들어서 끼워맞춘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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