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경험담이라 미리 미안
혹시 문제있으면 말해줘 바로 지울게
내 머리속에서 잊히지 않는 경험담이라 어딘가에라도 말하고 싶었어
2019년 여름에 친구랑 삿포로로 여행을 갔어
거기까지 간 김에 오타루도 가보자 해서 전철타고
당일치기로 오타루를 갔어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너무 더워서 길에 아무 가게나 들어갔어
내가 기억하기로는 하천인지 강인지가 바로 옆에 있었고
바다가 뒤쪽으로 펼쳐져 있는 곳이었어
건물은 완전 새카만 건물이었고, 겉으로만 봤을 때는
뭐하는 곳인지를 몰라서 그냥 들어갔더니
1층에는 양초랑 방향제 같은 걸 팔았고 2층에는 카페였어
일단 2층 올라가서 더위 좀 식히자고 해서 올라갔는데
밝은 1층과는 달리 2층은 완전 어두컴컴했어
창문도 다 닫혀있었고, 불도 형광등이 아니라 각 테이블에
작게 조명만 올려져있었어
어둡기는 발 아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캄캄함이었어
여차저차해서 커피를 시키고, 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데
어딘가에서 계속해서 시선이 느껴졌어
2층에는 분명 우리 밖에 없었고 어두워서 잘 안보이는데도
나도 모르게 계속 두리번거렸지
그러다가 커피를 어느정도 마셨을 때 갑자기 발목이 서늘해졌어
마치 뭔가가 발목을 휘감은 것처럼..
내가 똥촉이 심하지만 이건 진짜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었어
근데 같이 간 친구가 정말 쫄보라서 이 느낌을 말했다가는
남은 일정이고 나발이고 당장 돌아가자고 할까봐
아래를 내려다 보지도 못하고 차마 말도 못하고 그냥 꾹 참았어
앉아있는동안 단순히 시원해지는게 아니라
진짜 오한이 들고 서늘…해지는 느낌이였어서
결국 남은 커피는 마시지도 못하고, 숙소로 돌아가자고
친구를 졸랐어 너무 피곤해서 안되겠다고
먼 길 나서기 전에 화장실을 갔는데 화장실도 장난아니었어..
내 7평 원룸이랑 비슷한 정도로 넓고 높은데
그 넓은 공간에 변기 칸막이는 1개, 세면대는 2개였고
2층보다 조금 더 밝은 상태인 이상한 상태였어
이 가게 이상해 라고 생각하면서 볼 일 다 보고 나와서
손 씻을 때까지만 해도 별 이상없었어
손 다 씻고 물기 살살 털면서 거울을 보는 순간 칸막이 문이
쾅!!!쾅!!!하고 두어번 여닫히는거야
위에서 말했다시피 정말 아무 이상없었어
평소대로라면 문을 열고 그대로 몸이 나오면서 문을 놨을텐데
만약 내가 나오면서 칸막이 문을 세게 닫은거면
칸막이에서 나올 때부터 문이 세게 닫히다가
점점 소리가 작게 나야하잖아
그런게 전혀 아니었어 완전 조용한 상태였었고
갑자기 쾅!!!하고 문이 움직인거야
곁눈질로 거울에 칸막이 문이 비쳐보이는데
진짜 무서워서 눈알조차 굴릴 수가 없었어
거울에 뭔가 보여도 무섭고 안 보여도 무서운 상태가 되니까
진짜 그냥 몸이 굳었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정도로…
칸막이 문이 다시 열리려는 기미가 보여서 식은땀 흘리면서
손에 물기를 다 닦아내지도 못하고 그냥 막무가내로 나왔어
밖으로 나오니까 그제서야 매장 음악소리도 들리고
사람소리도 들리는데 손이 벌벌 떨리면서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더라
그 뒤로 뒤도 안돌아보고 친구 손잡고 바로 전철역으로 가서
삿포로로 돌아왔어
다행히 그날 밤 가위에 눌리거나 하진 않았고
무사히 일정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그때 문을 여닫은게 뭘까 싶어 내가 착각한 건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