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람들 💩 지릴거같은 사람에겐 친절하다

오늘 미라클모닝으로 아침 6시 반 넘어 일어났을 때부터 배 아프긴 했음

사이렌 울리는 중에도 변기에 앉아 트위터를 보며

다행히 전쟁은 안 나지만

전쟁나면 오늘의 나는 화장실에서 똥 싸다 죽겠구나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했음

밖을 나왔는데

역시 지하철엔 사람이 많았고

걍 안전하게 중간에 내려서 화장실을 갔다올까 하는 생각을 몇번씩 했지만

이미 만석인 지하철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역에서 또 새로운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사람들을 밀며 지하철에 탑승함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니 사람이 줄어서 긴장이 풀린걸까

내 사회적 체면을 망하게 만들거같던 나의 장은 대문자 I가 돼 언제 나댔냐는 듯 잠잠해짐

몇시간의 업무가 끝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는 길

소심한 관종인 나의 장은 내가 자길 잊은 게 불만이었고

나는 결국 도중에 내릴수밖에 없었음

하지만 내가 내린 역은 지하철 역사 안에 화장실이 있는 곳이 아니었고

카드를 찍고 개찰구 밖으로 나가야 화장실이 있는 곳이었는데

심지어 여긴 재난 시 대피소로 쓰이는 매우 깊숙한 7호선의 어느 역이었음

안구건조증이 심각한 내 두 눈에도 눈물이 핑 돌고

지갑은 입에 물다시피 하고

아픈 배와 바지 앞줌 사이를 짚은 채로 뛰어 다니니

지하철에서 내려서 엘리베이터를 잡고 내려서 가는 동안 그 누구도 내게 뭐라 하는 사람 없이

먼저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어

심지어는 화장실 칸에서 나오시길래 그 칸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문도 슬쩍 열어주신 분도 있었어

오늘 나한텐 여럿 영웅들이 생겼어

진짜 대낮에 큰 참사가 생길뻔했는데

위기를 앞둔 사람에게

구급차 지나간다고 도로에서 옆으로 비켜주는 운전자들마냥

옆으로 비켜주고 그분들의 얼굴 제정신이 돌아온 지금 기억 못하지만 정말 고마웠음



이렇게 마무리하긴 뭐해서 몇개 관련 정보도 두고 갈게…

민방위 대피소
https://m.safekorea.go.kr/idsiSFK/neo/main_m/res/evacuateList.html

지진옥외 대피소
https://m.safekorea.go.kr/idsiSFK/neo/main_m/res/outhouseList.html


https://img.dmitory.com/img/202305/2GM/cu5/2GMcu5Iw9amasgaWWkMEyi.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