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3부 엔딩씬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법정에서 성희롱 사건을 응징한 후 뿌듯해하던 여성 법원경위 이단디가 밤거리에서 위험에 직면하는 씬이죠. ‘하지만 현실은...’ 이라는 느낌으로 쓴 씬인데, 주연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일반적으론 드라마 엔딩이 되기 어려운 씬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의미가 모호하지 않느냐는 지적들도 있었지요. 곽 감독이 취지에 공감하여 뚝심 있게 밀어붙여 주었고, 이예은 배우와 함께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와 좌절, 분노를 소름 끼칠 정도로 보여주었습니다. 담담한 톤으로 쓴 대본보다 수십 배 더 생생하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상적이었던 대사로는 먼저 한세상 부장이 성공충에게 “당신 배석한테는 가봤어?”라고 묻는 대사가 떠오르네요. 그런데 저는 “당신 배석”으로만 썼는데, 성동일 배우가 마지막에는 “니 배석!”으로 바꾸어 묻더군요. 그게 가슴에 팍 꽂히는데, 정말 좋더군요. 그 사람의 살갗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 말하는 배우들이야말로 최고의 작가가 아닐까요?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이 당하는 일에 과하게 몰입해서 흥분하는 박차오름이 지나치게 감정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맞습니다. 그런 면이 있지요. 그게 박차오름이라는 사람이고, 그는 더 성장하겠지요. 그런데,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세상은 감정적이지 않은가요?
눈물을 비치는 정도가 아니라 법정에서 버럭 소리를 지르고, 배석판사들에게 다짜고짜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그에 대해서 감정적이다, 불편하다는 지적은 별로 없는 것 같더군요.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영화에는 ‘싸나이’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바로 불같이 폭발하는 터프가이들이 참 많이도 나오지요. 왜 우리는 어떤 감정에는 관대하고 어떤 감정에는 불편해하는 걸까요? 흥미로운 점인 것 같습니다.
http://m.entertain.naver.com/read?oid=112&aid=0003041031
작가님 인터뷰 떴는데
기사 다 퍼올순 없어서 공감가는 부분만 들고왔는데
전문 꼭 한번 읽어봐줘...너무 좋음..
와.. 그렇네..한세상, 박차오름 둘 다 감정적인데, 나조차 박차오름만 그렇다고 생각했어 ㅠ 작가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