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모두 본 건 아니지만
워낙 유명한 장면은 알고 있고, 방구석 1열에서
박찬욱 특집으로 해준 걸 정말 재밌게 봤었어 ㅎㅎ
소위 박찬욱 사단이라는 미술감독과 작가의 인터뷰가
진짜 재밌어서 박찬욱 없는 박찬욱 특집,
박찬욱 있는 박찬욱 특집 다 통째로 돌려봤기 때문에
더 잘 보였던 걸 수도 있어~ 이제 본격적으로 써볼게~
극의 시간 순으로 배치했으니 참고하고~
(리틀 드러머 걸, 박쥐, 아가씨 스포 주의)
1. 이중 스파이 역할의 제안 - 리틀 드러머 걸
무명 배우 찰리의 극단에 갑자기 후원이 와서
극단 인원들이 그리스로 초청되어 왔고,
찰리는 여행지에서 만나게 된 피터와
달달한 시간을 보내는 듯 하다가
https://img.dmitory.com/img/202210/7iA/wxi/7iAwxiKR8ISeSyGgaIkO8K.jpg
피터가 찰리를 차에 급 태우고 운전을 해서 간 곳이
스파이 본부였잖아? 찰리의 특성을 간파하고
이중 스파이로 써먹으려고 마음을 먹었던 건데...
이게 어쩐지 인주와 도일의
구도와 닮아보였던 건 기분 탓일까?
인주는 뭣 모르는 채 비자금 파헤치는 일에 대해 듣고
처음엔 고사하다가 죽은 진화영의 유언이었나 싶어서
운명임을 직감하고 뛰어드는데,
https://img.dmitory.com/img/202210/3br/SxK/3brSxK2gxywcqw0ow0iIE2.jpg
인주는 최도일이라는 인물이 있는지도 몰랐었던 반면
최도일은 인주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
진화영으로부터 들은 정보도 있을 거고,
원상아네와 내통하고 고수임과 말할 기회도 있는데
인주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었을까?
인주가 업무적으로 필요한 걸 진작 파악한 거지~
https://img.dmitory.com/img/202210/3QK/d67/3QKd67DN6Ui6uEiQsEgCSq.jpg
그래서 실제 비자금 관련으로 많이 알기도 하고
미끼도 던지면서 상부상조 느낌으로 접근한 거~
최도일과 인주는 끌어들인 사람과 끌어들여진 사람
관계이기도 하지만, 여러 모로 속고 속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도 비슷해~
최도일은 이해가 되는데 인주는 왜? 라 할 수도 있어~
최도일은 알겠지만 정란회때문에 원상아 측과
내통도 가능하고 그 와중에 아방한 인주를 움직여
일을 처리할 수도 있으니까 이중으로 속이는 게 맞아~
인주는 비자금 파헤치는 업무를 위해
가족도 적당히 속여야 하고 원상아 측도 속여야 해~
그 와중에 둘 다 혼자일 땐 자기 살 궁리도 해야 해~
어느 쪽에도 일부만 진실한 거지~
딱 이중 스파이가 취하는 행동 스탠스가 보이잖아?
그런 설정이 보이더라는 거지~
2. 재미로 사람 죽이는 여자 - 박쥐
태주는 남의 피 빨아먹어야 살 수 있는 뱀파이어가 되었을 때
쪽가위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죽이며 피를 빨아먹어
죄책감같은 건 없어~ "난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
"(쪽가위를 든 채로) 이게 더 맛있어~" 하면서
적극적으로 사람을 죽이지~ 산 사람의 피가
더 맛있다면서 웃는 건 슬픔과는 거리가 멀어~
https://img.dmitory.com/img/202210/1bV/Xv0/1bVXv0gERquIGC6CUgeGIw.jpg
어? 잠깐? 여기도 그런 여자 있잖아~ 사람 죽이는 거
즐거워하며 웃는 여자~ 딱 원상아 아냐?
진화영도 금방 죽어버린 게 개복치같다며 막 웃고,
인주가 각본에 따라 싱가폴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도
"난초를 이용해 사기극을 벌이던 허황된 한국 여자가
남자한테 몽땅 털리고 창 밖으로, 투신." 이렇게
자기 시나리오 읊으면서 되게 해맑은 표정 짓잖아~
https://img.dmitory.com/img/202210/1C2/uWq/1C2uWqAyawAM6CEsAO8oOk.jpg
자기 남편 죽은 후에도 고수임 실장한테
인주, 인경을 바로 죽이면 의심받을지 모르니
당분간 괴롭히면서 재밌을 거라고 말하면서 웃잖아~
https://img.dmitory.com/img/202210/1oR/s4J/1oRs4JrbXi0K6GuCegKKcq.jpg
이거 극도로 미친 여자 아니면 못하는 발상이지~
물론 미친 결은 달라~ 태주는 욕망에 충실하긴 해도,
피를 빨아먹을 수밖에 없는 뱀파이어의 특성상
생존의 법칙이라는 면죄부(?)가 일부 적용될 여지가
조금이나마 있으나, 원상아는 그 목적이 온전히 유희야~
사실 인주, 인경이 자기 존재를 흔들고
자신의 정체를 밝혀내는 게 본인에게 위협이긴 하지만
사실 그 정도 돈 모으고 재산 축적해뒀으면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은 없잖아? 인주, 인경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괴롭히지 않아도 살 수는 있어~
그런데 자기 계획이나 시나리오를
자신에게 대적할 사람에게 굳이 웃으며 읊고,
자신에게 울분을 토하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사람 앞에서 굳이 웃는 모습을 드러내는 건
그것도 즐거움에 포함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거지~
https://img.dmitory.com/img/202210/1u2/hkW/1u2hkWgHoWAeekSmUEyOwC.jpg
자기 시나리오대로 휘둘리고 괴로워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즐기고, 그대로 안 돌아가면 팽하고
토라지는 모습이 순수 악으로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지루한 세상 속 나만의 인형놀이라며 막 좋아하는데,
그 대상이 인형이 아닌 실제 사람이었고,
살인이 자기가 의도한대로 실제로 일어난다는 거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발상 아냐? ㄷㄷ
영화 말레나 처음에 태양 빛 돋보기로 모은 후
개미 태워 죽이면서 즐거워하는 애들 나오잖아~
그런 느낌도 나더라구~
3. 누구보다 해방감을 느끼며 도망친 두 여자 - 아가씨
이건 생각난다는 사람 꽤 많이 본 거 같아~
둘이 의기투합해서 도망쳐서 배를 타고 바다 위를 가르며
이상향으로 향하는 건 너무 빼박이지~
두 영상물 모두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배의 갑판 위에 나란히 서있잖아~
https://img.dmitory.com/img/202210/7mp/uke/7mpukeFVYsU2YKIsewouCs.jpg
https://img.dmitory.com/img/202210/IlH/b1y/IlHb1yYIKaw0OusgoIcOq.jpg
영화 아가씨에서는 히데코와 숙희,
작은아씨들에서는 효린이와 인혜가 그렇지~
부유한 집에서 살았던 히데코는 효린이와,
가난한 집에서 살다가 신분 상승 내지는 달라진 삶을
원해서 부유한 집에 들어온 숙희는 인혜와 대응되지~
히데코와 효린이 자기가 속한 곳에서
학대를 받았던 것도 비슷해~
히데코는 야한 소설을 남자들 앞에서 읽어야만 하는
성희롱의 희생양이었고, 효린은 격한 감정에 요동치는
아버지 박재상의 폭력적 성향을 겪으면서도
대외에 말할 수 없었던 힘듦을 겪었으니까...
(박재상은 계산된 폭력성으로 효린이를 해치지는
않을 거라고 했던 말이 몇 번 나오지만
언어 폭력, 정서 폭력도 그 본질은 폭력이지~)
사실 둘 사이의 감정은 좀 다를 수도 있어~
아가씨에서는 히데코와 숙희가 느낀 감정이
사랑인 게 너무 빼박캔트 반박불가지만
작은아씨들에서는 효린이와 인혜가 느낀 감정이
사랑인지 우정인지 헷갈리는 지점이 있어~
https://img.dmitory.com/img/202210/6it/6kr/6it6krrdpmqWSgkSUiggKM.jpg
의견도 저마다 달라, 누구는 진짜 사랑이다,
어떻게 저걸 사랑이 아니라 하냐고 하지만
누구는 친구가 소중한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우정이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어느 쪽 감정이더라도 분명한 건,
둘 사이는 진짜 감정이며, 가짜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진짜를 갈구했던 효린이는 집을 떠나서
가족은 아닌 인혜와 있는 것이 진짜 핏줄 섞인 가족들과
사는 것보다 여러 모로 낫겠다는 예상은 돼~
효린이가 집 나온 건 결과적으로 잘 된 것 같긴 해~
아빠도 자살했지, 엄마의 정체도 곧 드러날 예정이지,
사회적으로 거의 매장당하는 거나 다름없는
'연쇄 살인마의 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한국 땅에서 제 정신으로 멀쩡하게 사는 게 가능할까?
일련의 일들이 어느 정도 잊혀진 시점이면 몰라도
당장은 어후... 어떤 강심장이어도 감당 불가일 듯...
보통 전작들을 참고하냐고 물었을 때
조금 비틀거나 아예 반대로 뒤집거나 발전시키는 등
여러 시도를 한다고 했던 것 같아~
비슷한 것들은 박찬욱 사단만의 시그니처가 되겠지~
하지만 조금씩 변주를 통해 전혀 새롭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참 신기해~
작은아씨들 역시 원작에서 설정을 비슷하게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우리 모두가 느끼듯이
원작에서와는 전혀 다른 톤과 분위기잖아?
그러면서도 앨범 귀퉁이에 무심하게 꽂아둔 사진 마냥
유명했던 영화의 설정을
슬쩍 숨겨둔 것도 대단한 포인트인데,
그런데도 전의 이야기들과 작은아씨들이 다르고
새롭다는 걸 우리는 알아~ 인물들이 전부 살아있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꼭 필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겠지~
더 놀라운 건, 이 글은 내가 하려는 이야기의
반만 담고 있다는 거~ 이 글 2편도 있을 예정 ㅎㅎ
워낙 유명한 장면은 알고 있고, 방구석 1열에서
박찬욱 특집으로 해준 걸 정말 재밌게 봤었어 ㅎㅎ
소위 박찬욱 사단이라는 미술감독과 작가의 인터뷰가
진짜 재밌어서 박찬욱 없는 박찬욱 특집,
박찬욱 있는 박찬욱 특집 다 통째로 돌려봤기 때문에
더 잘 보였던 걸 수도 있어~ 이제 본격적으로 써볼게~
극의 시간 순으로 배치했으니 참고하고~
(리틀 드러머 걸, 박쥐, 아가씨 스포 주의)
1. 이중 스파이 역할의 제안 - 리틀 드러머 걸
무명 배우 찰리의 극단에 갑자기 후원이 와서
극단 인원들이 그리스로 초청되어 왔고,
찰리는 여행지에서 만나게 된 피터와
달달한 시간을 보내는 듯 하다가
https://img.dmitory.com/img/202210/7iA/wxi/7iAwxiKR8ISeSyGgaIkO8K.jpg
피터가 찰리를 차에 급 태우고 운전을 해서 간 곳이
스파이 본부였잖아? 찰리의 특성을 간파하고
이중 스파이로 써먹으려고 마음을 먹었던 건데...
이게 어쩐지 인주와 도일의
구도와 닮아보였던 건 기분 탓일까?
인주는 뭣 모르는 채 비자금 파헤치는 일에 대해 듣고
처음엔 고사하다가 죽은 진화영의 유언이었나 싶어서
운명임을 직감하고 뛰어드는데,
https://img.dmitory.com/img/202210/3br/SxK/3brSxK2gxywcqw0ow0iIE2.jpg
인주는 최도일이라는 인물이 있는지도 몰랐었던 반면
최도일은 인주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
진화영으로부터 들은 정보도 있을 거고,
원상아네와 내통하고 고수임과 말할 기회도 있는데
인주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었을까?
인주가 업무적으로 필요한 걸 진작 파악한 거지~
https://img.dmitory.com/img/202210/3QK/d67/3QKd67DN6Ui6uEiQsEgCSq.jpg
그래서 실제 비자금 관련으로 많이 알기도 하고
미끼도 던지면서 상부상조 느낌으로 접근한 거~
최도일과 인주는 끌어들인 사람과 끌어들여진 사람
관계이기도 하지만, 여러 모로 속고 속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도 비슷해~
최도일은 이해가 되는데 인주는 왜? 라 할 수도 있어~
최도일은 알겠지만 정란회때문에 원상아 측과
내통도 가능하고 그 와중에 아방한 인주를 움직여
일을 처리할 수도 있으니까 이중으로 속이는 게 맞아~
인주는 비자금 파헤치는 업무를 위해
가족도 적당히 속여야 하고 원상아 측도 속여야 해~
그 와중에 둘 다 혼자일 땐 자기 살 궁리도 해야 해~
어느 쪽에도 일부만 진실한 거지~
딱 이중 스파이가 취하는 행동 스탠스가 보이잖아?
그런 설정이 보이더라는 거지~
2. 재미로 사람 죽이는 여자 - 박쥐
태주는 남의 피 빨아먹어야 살 수 있는 뱀파이어가 되었을 때
쪽가위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죽이며 피를 빨아먹어
죄책감같은 건 없어~ "난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
"(쪽가위를 든 채로) 이게 더 맛있어~" 하면서
적극적으로 사람을 죽이지~ 산 사람의 피가
더 맛있다면서 웃는 건 슬픔과는 거리가 멀어~
https://img.dmitory.com/img/202210/1bV/Xv0/1bVXv0gERquIGC6CUgeGIw.jpg
어? 잠깐? 여기도 그런 여자 있잖아~ 사람 죽이는 거
즐거워하며 웃는 여자~ 딱 원상아 아냐?
진화영도 금방 죽어버린 게 개복치같다며 막 웃고,
인주가 각본에 따라 싱가폴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도
"난초를 이용해 사기극을 벌이던 허황된 한국 여자가
남자한테 몽땅 털리고 창 밖으로, 투신." 이렇게
자기 시나리오 읊으면서 되게 해맑은 표정 짓잖아~
https://img.dmitory.com/img/202210/1C2/uWq/1C2uWqAyawAM6CEsAO8oOk.jpg
자기 남편 죽은 후에도 고수임 실장한테
인주, 인경을 바로 죽이면 의심받을지 모르니
당분간 괴롭히면서 재밌을 거라고 말하면서 웃잖아~
https://img.dmitory.com/img/202210/1oR/s4J/1oRs4JrbXi0K6GuCegKKcq.jpg
이거 극도로 미친 여자 아니면 못하는 발상이지~
물론 미친 결은 달라~ 태주는 욕망에 충실하긴 해도,
피를 빨아먹을 수밖에 없는 뱀파이어의 특성상
생존의 법칙이라는 면죄부(?)가 일부 적용될 여지가
조금이나마 있으나, 원상아는 그 목적이 온전히 유희야~
사실 인주, 인경이 자기 존재를 흔들고
자신의 정체를 밝혀내는 게 본인에게 위협이긴 하지만
사실 그 정도 돈 모으고 재산 축적해뒀으면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은 없잖아? 인주, 인경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괴롭히지 않아도 살 수는 있어~
그런데 자기 계획이나 시나리오를
자신에게 대적할 사람에게 굳이 웃으며 읊고,
자신에게 울분을 토하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사람 앞에서 굳이 웃는 모습을 드러내는 건
그것도 즐거움에 포함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거지~
https://img.dmitory.com/img/202210/1u2/hkW/1u2hkWgHoWAeekSmUEyOwC.jpg
자기 시나리오대로 휘둘리고 괴로워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즐기고, 그대로 안 돌아가면 팽하고
토라지는 모습이 순수 악으로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지루한 세상 속 나만의 인형놀이라며 막 좋아하는데,
그 대상이 인형이 아닌 실제 사람이었고,
살인이 자기가 의도한대로 실제로 일어난다는 거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발상 아냐? ㄷㄷ
영화 말레나 처음에 태양 빛 돋보기로 모은 후
개미 태워 죽이면서 즐거워하는 애들 나오잖아~
그런 느낌도 나더라구~
3. 누구보다 해방감을 느끼며 도망친 두 여자 - 아가씨
이건 생각난다는 사람 꽤 많이 본 거 같아~
둘이 의기투합해서 도망쳐서 배를 타고 바다 위를 가르며
이상향으로 향하는 건 너무 빼박이지~
두 영상물 모두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배의 갑판 위에 나란히 서있잖아~
https://img.dmitory.com/img/202210/7mp/uke/7mpukeFVYsU2YKIsewouCs.jpg
https://img.dmitory.com/img/202210/IlH/b1y/IlHb1yYIKaw0OusgoIcOq.jpg
영화 아가씨에서는 히데코와 숙희,
작은아씨들에서는 효린이와 인혜가 그렇지~
부유한 집에서 살았던 히데코는 효린이와,
가난한 집에서 살다가 신분 상승 내지는 달라진 삶을
원해서 부유한 집에 들어온 숙희는 인혜와 대응되지~
히데코와 효린이 자기가 속한 곳에서
학대를 받았던 것도 비슷해~
히데코는 야한 소설을 남자들 앞에서 읽어야만 하는
성희롱의 희생양이었고, 효린은 격한 감정에 요동치는
아버지 박재상의 폭력적 성향을 겪으면서도
대외에 말할 수 없었던 힘듦을 겪었으니까...
(박재상은 계산된 폭력성으로 효린이를 해치지는
않을 거라고 했던 말이 몇 번 나오지만
언어 폭력, 정서 폭력도 그 본질은 폭력이지~)
사실 둘 사이의 감정은 좀 다를 수도 있어~
아가씨에서는 히데코와 숙희가 느낀 감정이
사랑인 게 너무 빼박캔트 반박불가지만
작은아씨들에서는 효린이와 인혜가 느낀 감정이
사랑인지 우정인지 헷갈리는 지점이 있어~
https://img.dmitory.com/img/202210/6it/6kr/6it6krrdpmqWSgkSUiggKM.jpg
의견도 저마다 달라, 누구는 진짜 사랑이다,
어떻게 저걸 사랑이 아니라 하냐고 하지만
누구는 친구가 소중한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우정이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어느 쪽 감정이더라도 분명한 건,
둘 사이는 진짜 감정이며, 가짜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진짜를 갈구했던 효린이는 집을 떠나서
가족은 아닌 인혜와 있는 것이 진짜 핏줄 섞인 가족들과
사는 것보다 여러 모로 낫겠다는 예상은 돼~
효린이가 집 나온 건 결과적으로 잘 된 것 같긴 해~
아빠도 자살했지, 엄마의 정체도 곧 드러날 예정이지,
사회적으로 거의 매장당하는 거나 다름없는
'연쇄 살인마의 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한국 땅에서 제 정신으로 멀쩡하게 사는 게 가능할까?
일련의 일들이 어느 정도 잊혀진 시점이면 몰라도
당장은 어후... 어떤 강심장이어도 감당 불가일 듯...
보통 전작들을 참고하냐고 물었을 때
조금 비틀거나 아예 반대로 뒤집거나 발전시키는 등
여러 시도를 한다고 했던 것 같아~
비슷한 것들은 박찬욱 사단만의 시그니처가 되겠지~
하지만 조금씩 변주를 통해 전혀 새롭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참 신기해~
작은아씨들 역시 원작에서 설정을 비슷하게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우리 모두가 느끼듯이
원작에서와는 전혀 다른 톤과 분위기잖아?
그러면서도 앨범 귀퉁이에 무심하게 꽂아둔 사진 마냥
유명했던 영화의 설정을
슬쩍 숨겨둔 것도 대단한 포인트인데,
그런데도 전의 이야기들과 작은아씨들이 다르고
새롭다는 걸 우리는 알아~ 인물들이 전부 살아있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꼭 필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겠지~
더 놀라운 건, 이 글은 내가 하려는 이야기의
반만 담고 있다는 거~ 이 글 2편도 있을 예정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