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톨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 이북(북한)분이셨어.
할머니랑 할아버지는 황해도 출신이시고...
하튼 두분다 북한에서 엄청 잘 사셨어. 특히 할아버지는 천석꾼 집이라서 항상 말타고 다니셨다고해.
할머니네도 진짜 잘살아서 택시회사 같은거 하셨다고....
게다가 할아버지 집은 2층짜리 건물로 되어있어서, 월남하신 후에 그 집이 북한에서 병원이 되었을 정도라니까
집 크기가 어마어마 했다구 들었어.
나는 어릴 때 할머니가 해준 무서운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자랐는데,
우리 할머니의 어머니가 무당은 아니지만, 잔치하는 동네에 가서 가끔 작두를 타주는 분이었다고해.
딱히 돈이 필요해서 그런건 아니고 소일거리 처럼? 자기가 모시는 신이 즐거웠으면 좋겠어서 치성하는 마음으로 다니셨다고 하더라.
돌아가실 때는 할머니랑 할아버지 두분 다 기독교로 개종하신 상태셨지만, 그 피를 이어받은 먼 친척이 와서
할아버지가 좋은 곳으로 갔다고 했어. 월남한 이후에 두 분 다 교회다니셨는데
좋은 곳이 천국인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하튼 그분이 할아버지가 행복하게 지내신다고 하더라. 얼굴이 아주 좋아보이신다고 했었어.
내가 하는 얘기는 내가 보통 지인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라서 오픈때문에.... 댓글로 쓸게!
언젠간 공포방에 한번쯤 올리고 싶었어. ㅋㅋ 나 대학교 때부터 거의 10년동안 공포방을 정주행하며(전의 X방에서부터)
시간 보내고 있었거든...ㅎㅎㅎ 대학생 때 스트레스 푸는 도구였음.. 그래서 한번 글을 써봐.
공포방에 빚갚는 마음이야~
할아버지네 집은 귀신이 많이 나왔다고 그랬어. 새벽이 되면 귀신들이 다 뛰쳐나와서 복도를 뛰어다니면서
고조할아버지가 먹을 갈아놓으면 그 붓을 가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온 방이 먹칠이 되고, 문풍지에 낙서를 잔뜩해놨대
그래서 몇 달에 한번씩은 창호지 문을 갈러오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더라.
2
한 겨울 추운 날에 증조할머니가 아침에 아궁이에 불을 떼러고 나와서, 불을 붙이고 가마솥을 올리기 시작하면
증조할머니 옆으로 귀신이 쪼그려 앉아서 같이 불을 쬤다 하더라. 부엌귀신이 너무 추워서 자꾸 주춤주춤 가까이 오는데도
무섭지가 않았대. 왜냐하면 고조할머니가 매일 같이 우리 며느리 무서움 주지 말라고 기도했다는거야.
그래서 증조할머니는 매일 같이 귀신이랑 아침밥을 짓는데도 하나도 무섭지가 않더라고 하셨었어.
3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공산당이 나타나자 월남할 수 밖에 없었어. 안그럼 부자인 사람들은 죄다 잡아다가
재산을 몰수할 뿐만 아니라, 다들 탄광이나 먼 벌목하러 보낸다고 했대. 그래서 그런 소문이 들리자마자 다들 짐을 싸들고 나온거야.
그 떠나오기 전 날 밤에, 증조할머니가 장독대 땅에 묻어놓은데를 보니까 장독대 뚜껑이 다 깨져있고
집 주춧돌 밑으로 구멍이 두개나 생겨있더라는거야. 그래서 고조할머니가 가마솥에 밥을 한가득 해놓고
기도하면서 다녀오겠다고 했다는데 이제는 못 가본다고 돌아가실 때도 조왕신 생각하면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
4
물론 집이 잘살았기 때문에 가져온 금붙이와 패물들로 남한에 와서도 남부럽지 않게 사셨어.
곧 작은 할아버지가 노름하시다가 세간을 말아먹긴 했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별로 신기가 없다고 해야하나? 한번도 귀신 얘기하신적 없어.
그런데 우리 할머니는 집에 무슨일 생길거를 꿈으로 금방금방 꾸셨어.
도시에 사시면서 산밑에 주말농장 같은것을 좀 규모있게 하셨는데,
밭에 광인이 나타날 징조라던지(미친 너구리 꿈을 꾸었다고해),
누군가 창고에 둔 농기구를 다 채가는 꿈을 꾸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거나.
5
증조할아버지는 동네에서 유명한 술꾼이셨는데,
종종 술 드시고 집에 오시다가 도깨비 집에 가서 2차 하시고 대접받고 오신 이야기를 하셨었어.
어떤 젊잖게 생긴 양반이 주막 같은데서 만나서 술마시고 놀다가 우리 집 가서 술이나 한잔 더 하자고, 자기가 대접하겠다고 했는데
가다보니까 자기 집 앞산이더라는거야, 근데 그 길로 계속 가시니까
휘황찬란한 기와집들이 많고, 대궐 같더래.
가보니까 기생에 좋은 술에 거기서 부어라 마셔라 술드시고 집에 오시는거지. 그러면 꼭 집에 소가 새끼를 뱄다고해.
잘은 모르지만 귀신이 도와줘서 정말 잘살았던 것 같아.
6
이건 무서운 얘기는 아닌데, 나 대학 다닐때,
민속학 수업을 들었는데, 원래 예언하고, 굿을 하고, 남의 사정을 봐주는 무당은 원래 북한 쪽, 몽골, 러시아 쪽으로 발달되어있고
오히려 남쪽의 무당은 일족이 모두 사당패가 되어서 풍어제를 드리거나, 잔치에 함께 놀아주고, 노래부르고, 춤추면서 기원을 빌어준다고해.
피를 이어받은게 아닐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