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치고 비바람 멎으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서 글을 써봐.
작년 봄~ 여름 사이였나? 갑자기 영화가 보고싶어서 영화관에 갔어.
밤에 영화 보는거 좋아해서 남편이랑 같이 영화를 보러갔었지.
지역은 구미였는데, 하필 그때 시간맞는게 시내쪽 롯데시네마 하나밖에 없어서
좀 멀더라도 거기로 갔었어.
심야 마지막 타임이었고 킹콩?이랑 고질라랑 싸우는 영화였어 ㅋㅋ 내용 자체는 별거 없었고
그냥 다 때려뿌시는 그런 킬링타임 영화
팝콘도 야무지게 먹었겠다 콜라도 영화보면서 완샷.
나오면서 쓰레기도 버리고 집까지 거리가 좀 되니까 화장실도 들렀다 가려고
여유롭게 있었어. 심야 영화라도 사람들은 좀 있었고 난 붐비는게 싫었거든.
슬슬 갈사람 다 간거같아서 남편은 남자화장실에, 나는 여자화장실에 갔었어.
볼일 보고 손을씻으려는데 긴 머리 여성분이 계셨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전혀 신경안썼어.
보통 그렇잖아?
그분은 나 손씻을 때 먼저 나가셨고, 나도 곧 뒤이어 따라나갔어.
뒷모습보면서 비슷한 보폭으로 걷는데, 여성분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시고 먼저 타셨어.
남편이 뒤에 오는게 보이긴 했는데 그냥 둘이 타려고 먼저 가시게 최대한 탈 의사가 없다는 느낌으로
좀 떨어져서 서있었어.
그리고 문이 닫히고, 아 3층이었는데 계속 엘리베이터가 3층인거야.
그래서 속으로 귀여우시다고 막 웃었어. 나도 가끔 그러거든
엘베타서 가끔 목적지 안 누르는거 덜렁이들은 한번쯤 다 하잖어.
남편도 왔으니까 그냥 같이 타야겠다 하고 열림 버튼 눌렀는데
아무도
없는거야..
진짜 거짓말 안하고 등이 쭈뼛 서더라. 나 평생 그런거 본적도 없고
가위눌린 적도 없는데. 말이 안되잖아. 분명히 들어가는 걸 봤단말이야..
부랴부랴 남편한테 물어봤는데, 내 앞에 누가 가고있는건 봤는데
그 뒤로는 핸드폰 본다고 엘리베이터 까지는 못봤대. 나만 미치고 팔짝뛰어
아직도 거기서는 심야로 영화안봐.. 너무무서웡..
나였으면 기절했다 ㅠㅠ 뭐야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