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상 깊었던 대사
[수연]
피고인이 구속돼 더 이상 채팅을 할 수 없게 됐을 때까지
두 사람의 채팅 창은 피고인을 향한 신혜영 씨의 애정 표현으로 가득합니다.
이에 대해 증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사]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누구나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습니다.
그건 지적 장애인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예요. 아니 그 욕구가 더 크죠.
평소 남들로부터 원하는 만큼의 관심이나 애정을 받기 힘든 경우가 많으니까요.
신혜영 씨의 이 간절한 사랑 표현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지적 장애인의 경우, 불순한 목적을 가진 접근을 자신에 대한 순수한 애정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에요.
정상적인 관계와 부당한 관계를 구별할 수 있는 힘이 약하기도 하구요.
그런 면에서 신혜영 씨에게 온전한 성적 자기 결정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수연]
방금 전 증인은 신혜영 씨의 진술서과 일관되며 구체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신혜영 씨가 정상적인 관계와 부당한 관계조차 구별할 수 없다고 하시네요.
진술서를 신빙성 있게 작성할 능력은 있지만 성적 자기 결정권은 없는 상태라.
너무 모호한 진단 아닙니까? 도대체 신혜영 씨는 어떤 상태인 거죠?
[의사]
저는… '스스로를 지키는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사랑인 줄 알았던 관계가 사기와 기만, 폭력이었던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일을 겪더라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하지만 신혜영 씨처럼 장애를 가진 경우는 다릅니다.
당시 상황을 신빙성 있게 진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악의적인 접근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힘은 약하다는 거예요.
저는 제 진단이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