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성폭력 상담을 많이 접하게 되는 뭐 그런 데서 일하고 있어 참고로.
나도 아직 생각이 짧고 잘 모르는 부분은 있겠지만
내가 실제로 보고 들은 사건들과 대비되면서…
이번 회차는 정말 고민이 너무 많았다는게 고스란히 느껴졌어
감탄햇던 부분들 정리해보면
1.
지적장애인의 진술이 일관적이고 신빙성이 있으나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다는 모순을 가해자 측에서 엄청 물고 늘어지곤 하는데, 이걸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게 정리한 부분 ㅜㅜ!!!!
‘진술과 별개다. / 비장애인도 사기를 당하기도 하지만 그 빈도수 같은 점에서 지적장애인은 자신을 지킬 힘이 부족한 편이다’ 라고 명확히 짚은 부분
진짜 제일 감탄스러웠음.
저렇게 똑부러지게 여성주의 관점에서 명확히 말하는 정신과 의사 솔직히 단 한명도 못봄. 진짜 너무 좋더라 ㅠㅠㅠㅠ
2.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순정남으로 표현하지 않고, 피해자 측의 어머니를 착한 사람으로 묘사하지도 않은 부분!!!
혹여나 순정남 타령 나오면 개빡칠 뻔했는데 ㅋㅋㅋ둘이 사랑이었든 뭐든간에 가해자로 지목된 놈이 돈 잘 뜯고 약간.. 그.. 이기적으로 사랑하는 편인 건 맞잖아. 그렇게 묘사된 게 넘 좋았어. 선악 대비구도를 그리지 않으려는 섬세함이 확실히 느껴짐.
그리고, 실제로 지적장애인 부모들은 지나치게 통제하고 자신이 대신 결정하려 하고 진술서도 대신 써주거나 강요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서 현실적이라고 느낌.
난 그 부모들을 탓하지 못해.. 사실 나도 지적장애인 성폭행 사건 접하면.. 나라도 강압적으로 윽박지르든 어쩌든 해서 본인이 피해를 입었단 사실을 인정하길 바라는 마음이 앞서곤 하거든. 그 마음을 꾹꾹 참긴 하지만. 부모면 오죽할까.
그것과 별개로 부모들이 지나치게 방어적이고나 통제하는 것도 사실이야. 이건 부모의 잘못이 아니라 사실 지적장애인과 같이 살아갈 환경이나 시스템의 부재 때문인 거지만.. 거기까지 짚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지만..
3.
‘본인이 겪은 일이 성폭행인지 사랑이었는지는 본인의 몫이다. 타인이 결정하게 내버려두지 마라.’
→ 가장 감탄한 부분 ㅜㅜㅜㅜㅜㅜㅜㅜ나 여기서 너무 감탄해서 욕나올 뻔함 ㅜㅜㅜㅜ
지적장애인이 떡볶이 좀 얻어먹었다고 강간이 아니라 하질 않나 ㅋㅋ 어떤 경우는 지적장애인의 의사 1도 반영 않고 무조건 강간 사건으로 가질 않나 ㅋㅋ
물론 대부분 장애인과 연루된 성관계는 일단 강간으로 보곤 해. 그래도 상관 없긴 하지, 보통은 진짜 강간인 경우가 많으니까.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이용한 성폭행을 하니까. 근데 그 과정에서 실제 장애인의 목소리는 확실히 묻혀. 나도 지적장애인이 연루된 사건들 떠올려보면 딱 한 사건 말고는 피해자 입장을 들어본 적이 없었어. 진술서도 부모랑 변호사가 다 도와주는 격이고 실제 피해자 입장은 궁금해하지도 않고 그렇지..
지적장애인 입장 들은 사건이 딱 하나 있었어. 나는 지금도 그분 말을 다 믿진 않아. 그 분이 ‘이건 사랑이다’라고 그루밍 당한거라고 생각하긴 해. 그런데 그분이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그렇게 수없이 탄원을 하시더라고…… 나는 그걸 다 무시하고 그대로 가해자 처벌에만 집중해서 진행했는데…… 잘한건지는 모르겠다라.
자신이 당한 게 폭력인지 아닌지를 타인이 너무 감별하려 드는거. 이거 정말 현실이고 이게 핵심 문제잖아? 이걸 정말 확실히 꼬집어줘서.. 그 대사에서 정말 눈물이 많이 났어…
4.
정말 장애인을 준강간한 사건인지 아니면 합의하에 한 성관계인지 판결은 안 내리려고 매우 사려깊게 대사를 짠 부분. 특히 우영우가 ‘장애인은 사랑한다고 해도 주변에서 아니라 하면 아닌 게 된다’ 하니까 준호가 ‘이번 사건 말이냐’ 햇더니 영우가 ‘이번 사건 때문인지 내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거.
이번 사건에서 ‘과연 성폭행인가 아닌가’는 전혀 요지가 아니다, 영우도 과연 사랑을 할 수 있는 주체로 여겨질 수 있는가 아닌가가 요지라는 점을 짚으려고
정말 많은 지점에서 고민했던 것 같아
그래서 이번 화 너무너무너무 좋았어.
우영우 작가가 정말 사려깊다고 느낀 적이 많았는데
이번 10회만큼 감탄하며 ‘이렇게까지 섬세하다니’ 느낀 건 처음이야
비슷한 사례 보면서 마음고생 했던 입장에서 쓴 개인적인 평가야.
정말 반드시 다뤄줬어야 할 주제인데 이걸 다루기가 너무 어렵거든. 자칫하면 성폭행 가해자 입장을 옹호할 수도 있으니까.
이번 회차에서는 일반적인 성폭행 가해자 입장을 옹호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주된 공격방식을 명확히 꼬집기만 함 ㅋㅋ) 끝까지 일관적으로 ‘왜 비장애인은 지적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않는가/못하는가’ 라는 지점만 딱 꼬집은
정말 탁월한 대사들의 향연이었어.
솔직히 이 드라마는 인권을 너무 잘 다룬다고 생각해.
인권 관련 일을 하다보면,. 세상은 정말 선악으로 나뉘지가 않고
끝없는 모순을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 많이 마주하게 되더라고..
나도 인권쪽 일이 마냥 선한 일일 줄 알았는데..
절대 그렇지가 않더라고.
인권 문제에는 결코 사이다도, 선역도, 정답도 없고.. 모든 케이스가 다 다르고.. 우리 모두가 끝없이 고민해야 할 뿐이더라고.
그런 점에서 난 내가 자주 다룬 분야의 사건이 나온 이번 회차가 제일 좋았음..
나도 아직 생각이 짧고 잘 모르는 부분은 있겠지만
내가 실제로 보고 들은 사건들과 대비되면서…
이번 회차는 정말 고민이 너무 많았다는게 고스란히 느껴졌어
감탄햇던 부분들 정리해보면
1.
지적장애인의 진술이 일관적이고 신빙성이 있으나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다는 모순을 가해자 측에서 엄청 물고 늘어지곤 하는데, 이걸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게 정리한 부분 ㅜㅜ!!!!
‘진술과 별개다. / 비장애인도 사기를 당하기도 하지만 그 빈도수 같은 점에서 지적장애인은 자신을 지킬 힘이 부족한 편이다’ 라고 명확히 짚은 부분
진짜 제일 감탄스러웠음.
저렇게 똑부러지게 여성주의 관점에서 명확히 말하는 정신과 의사 솔직히 단 한명도 못봄. 진짜 너무 좋더라 ㅠㅠㅠㅠ
2.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순정남으로 표현하지 않고, 피해자 측의 어머니를 착한 사람으로 묘사하지도 않은 부분!!!
혹여나 순정남 타령 나오면 개빡칠 뻔했는데 ㅋㅋㅋ둘이 사랑이었든 뭐든간에 가해자로 지목된 놈이 돈 잘 뜯고 약간.. 그.. 이기적으로 사랑하는 편인 건 맞잖아. 그렇게 묘사된 게 넘 좋았어. 선악 대비구도를 그리지 않으려는 섬세함이 확실히 느껴짐.
그리고, 실제로 지적장애인 부모들은 지나치게 통제하고 자신이 대신 결정하려 하고 진술서도 대신 써주거나 강요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서 현실적이라고 느낌.
난 그 부모들을 탓하지 못해.. 사실 나도 지적장애인 성폭행 사건 접하면.. 나라도 강압적으로 윽박지르든 어쩌든 해서 본인이 피해를 입었단 사실을 인정하길 바라는 마음이 앞서곤 하거든. 그 마음을 꾹꾹 참긴 하지만. 부모면 오죽할까.
그것과 별개로 부모들이 지나치게 방어적이고나 통제하는 것도 사실이야. 이건 부모의 잘못이 아니라 사실 지적장애인과 같이 살아갈 환경이나 시스템의 부재 때문인 거지만.. 거기까지 짚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지만..
3.
‘본인이 겪은 일이 성폭행인지 사랑이었는지는 본인의 몫이다. 타인이 결정하게 내버려두지 마라.’
→ 가장 감탄한 부분 ㅜㅜㅜㅜㅜㅜㅜㅜ나 여기서 너무 감탄해서 욕나올 뻔함 ㅜㅜㅜㅜ
지적장애인이 떡볶이 좀 얻어먹었다고 강간이 아니라 하질 않나 ㅋㅋ 어떤 경우는 지적장애인의 의사 1도 반영 않고 무조건 강간 사건으로 가질 않나 ㅋㅋ
물론 대부분 장애인과 연루된 성관계는 일단 강간으로 보곤 해. 그래도 상관 없긴 하지, 보통은 진짜 강간인 경우가 많으니까.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이용한 성폭행을 하니까. 근데 그 과정에서 실제 장애인의 목소리는 확실히 묻혀. 나도 지적장애인이 연루된 사건들 떠올려보면 딱 한 사건 말고는 피해자 입장을 들어본 적이 없었어. 진술서도 부모랑 변호사가 다 도와주는 격이고 실제 피해자 입장은 궁금해하지도 않고 그렇지..
지적장애인 입장 들은 사건이 딱 하나 있었어. 나는 지금도 그분 말을 다 믿진 않아. 그 분이 ‘이건 사랑이다’라고 그루밍 당한거라고 생각하긴 해. 그런데 그분이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그렇게 수없이 탄원을 하시더라고…… 나는 그걸 다 무시하고 그대로 가해자 처벌에만 집중해서 진행했는데…… 잘한건지는 모르겠다라.
자신이 당한 게 폭력인지 아닌지를 타인이 너무 감별하려 드는거. 이거 정말 현실이고 이게 핵심 문제잖아? 이걸 정말 확실히 꼬집어줘서.. 그 대사에서 정말 눈물이 많이 났어…
4.
정말 장애인을 준강간한 사건인지 아니면 합의하에 한 성관계인지 판결은 안 내리려고 매우 사려깊게 대사를 짠 부분. 특히 우영우가 ‘장애인은 사랑한다고 해도 주변에서 아니라 하면 아닌 게 된다’ 하니까 준호가 ‘이번 사건 말이냐’ 햇더니 영우가 ‘이번 사건 때문인지 내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거.
이번 사건에서 ‘과연 성폭행인가 아닌가’는 전혀 요지가 아니다, 영우도 과연 사랑을 할 수 있는 주체로 여겨질 수 있는가 아닌가가 요지라는 점을 짚으려고
정말 많은 지점에서 고민했던 것 같아
그래서 이번 화 너무너무너무 좋았어.
우영우 작가가 정말 사려깊다고 느낀 적이 많았는데
이번 10회만큼 감탄하며 ‘이렇게까지 섬세하다니’ 느낀 건 처음이야
비슷한 사례 보면서 마음고생 했던 입장에서 쓴 개인적인 평가야.
정말 반드시 다뤄줬어야 할 주제인데 이걸 다루기가 너무 어렵거든. 자칫하면 성폭행 가해자 입장을 옹호할 수도 있으니까.
이번 회차에서는 일반적인 성폭행 가해자 입장을 옹호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주된 공격방식을 명확히 꼬집기만 함 ㅋㅋ) 끝까지 일관적으로 ‘왜 비장애인은 지적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않는가/못하는가’ 라는 지점만 딱 꼬집은
정말 탁월한 대사들의 향연이었어.
솔직히 이 드라마는 인권을 너무 잘 다룬다고 생각해.
인권 관련 일을 하다보면,. 세상은 정말 선악으로 나뉘지가 않고
끝없는 모순을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 많이 마주하게 되더라고..
나도 인권쪽 일이 마냥 선한 일일 줄 알았는데..
절대 그렇지가 않더라고.
인권 문제에는 결코 사이다도, 선역도, 정답도 없고.. 모든 케이스가 다 다르고.. 우리 모두가 끝없이 고민해야 할 뿐이더라고.
그런 점에서 난 내가 자주 다룬 분야의 사건이 나온 이번 회차가 제일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