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편이랑 데이트를 나갔었어
우리집에서 목적지까지는 빨간 광역버스로 이동하는데 사건은 오는길에 발생했지
집으로가는 버스에 올라탔는데 승객이 좀 있어서 복도자리만 비어있어 앞뒤로 나눠앉으려고했어
내가 먼저 버스를탔기때문에 앞자리를 남편에게 양보하고 내가 뒷자리복도석에 먼저앉았어
뒤따라온 남편한테 손가락으로 빈자리를 가르키며 여기앉으라고 얘기를 한순간
안쪽에 앉아있던 남자승객이 갑자기 복도쪽으로 자리를 옮기는거야.
둘다 당황했고 남편은 그 앞자리에서 멍때리고있길래 "좀 비켜달라그래" 이렇게 말했지만
남편도 그 남자도 묵묵부답이었어. 답답해서 일어나서 그사람을 내려다봤는데 그냥 팔짱끼고 가만히 앉아있는거야
덩치도 좀 있는편이어서 다리를 비켜주지않으면 안쪽으로 들어갈수가 없었거든
"그냥 다리 밀고 들어가 앉아야겠다" 라고 내가 말한순간 갑자기 그남자는 자기 가방을 던지듯이 옆자리에 옮겨놓았어
혹시나 음악을 듣고있나? 하는마음에 확인했더니 귀에는 아무것도 꼽혀있지않았어 우리얘길 다 듣고있던거지
"남편아 이사람 우리얘기 다 듣고있어 음악안듣고있어"
"알아 이자식 미친놈이야" (물논 욕한건 남편이 잘못했읍니다. 저도 잘알고있고 그부분은 잘타일렀읍니다 헤헤)
처음부터 남편은 다 알고있었던거야 이어폰도 없고 우리얘길 다 듣고있고 일부러 그러고있다는걸
남편이 한 욕에 그사람은 그제서야 반응을나타냈어 아무래도 욕을 들었으니 기분이 나빴나보지
"너 지금 나한테 미친놈이라고했냐?"
"그럼 비켜달라고할때 자리를 비켜주던가 비켜주기 싫으면 다른자리로 가라고 말을 해야할거아니야"
"그럼 미친놈이라고해도되냐?"
이렇게 낮은목소리로 다툼이 오갔고 쫄보인나는 남편 팔을 잡아끌며 싸움을 말리기 급급했어 그런데 그순간
"싸울래???"
그사람이 갑자기 싸움을 제안했어!
진짜 나는 식은땀이흘렀어 내남편도 살이좀 있는편인데 체급으로봤을때 무조건질것같았지 당황해서 말리려는데
"그래 다음정류장에 내려라"
하지만 내남편 덩달아 센척을 시작했어 난 진짜 매우당황했어 옆에서 내가 말리는건 이미 들리지않았나봐
그런데 그사람이 "그래" 라던가 뭔가 다른 피드백이아니라
"싸울래?"
또 이렇게 얘기하는거야 진짜 저말만 반복했어.
진짜 이사람 제정신이 아니구나. 싶어가지고 남편을 질질끌고 그사람 맞은편 앞쪽으로 앉았어
내가 버스타는문바로 앞에앉고 그뒤에 남편, 그리고 그뒷자리 반대쪽에 그사람이 앉게되었어
자리에 앉아서도 투닥거렸고 나는 뒤돌아 남편을 말렸는데 그때마다 그 뒷자리의 사람까지 함께 보였어
그사이에 다음정류장에 버스는 멈췄고 승객이 타기시작헀지
그런데 보다보니까 자꾸 그사람이 안쪽에 앉았다가 복도에 앉았다가를 반복하고있는거야
조금이상해서 남편보는척 지켜봤더니
여자승객이타면 창문쪽으로 들어가고 남자승객이 타면 복도로나와앉더라고
진짜 소름이 돋았어 진짜 그걸 계속반복하다가 결국 그사람옆에는 여자승객이 앉게됐어
어쩌지? 싶어서 고민하는데 남자친구로 보이는사람이 뒤따라들어와 여자승객앞에 딱 서있더라고
얘기도 나누는것보니까 괜찮겠다 싶어서 안심했는데 진짜 저엉말 무서웠어
생각해보니 내가 먼저탔으니 그사람은 창문쪽으로 앉았던거고 내가 남편한테 여기앉으라고하니까 복도로나왔던거지
이렇게 쓰니 별거 아닌것같은데 정말 그당시에는 정말당황했었어 별생각이 다들더라고
혹시나 하는마음에 버스에서 내릴때까지 몰래몰래 내리려고 나는 갖은노력을 다했어 괜히 무섭더라고..ㅜㅜ
다음부터 버스탈때 뭔가 한번씩 다시 생각날것같은 일이었어
다들 버스에서 이런경험이나 다른 이상한 일을 겪었던 토리들있니??
다들 점심맛있게먹어!!!
헐...현실공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