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에서 영우가 맡게 된 피고인은 중증도의 자폐인.
사람들은 흔히 '같은 자폐'니까 영우가 피고인과 말이 어느정도 통할것이다~ 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음
자폐의 공식적 진단명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스펙트럼이라는 말이 붙을만큼 개개인별로 그 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임
첫주 이후 본인이 알고 있는 한두가지 정보로 우영우라는 캐릭터의 한계를 잔뜩 지어버리는....반응들이 일부 있는데
작가님이 세심하게 이번 사건의 피고인을 중증도의 자폐인으로 설정하면서 그 부분을 다뤄줌
이번 사건은 의대생인 형을 자폐인인 동생이 때려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인데,
(사실은 반복적으로 자살시도를 하던 형을 동생이 말리려다가 벌어진 일임)
여긴 기사댓글로 나오지만 사실 커뮤댓글로도 잔뜩 보이는 유형임
그리고 수많은 좋아요......
그것들을 보며 상처받는 영우
또 피고인 어머니의 대사를 통해 영우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자폐인이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부분도 짚어줌
"변호사님도 정훈이도 똑같은 자폐인데, 둘이 너무 다르니까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자폐가 있어도 머리좋은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듣긴 했는데, 이렇게 실제로 보니까 마음이 이상했어요. 왜, 자폐는 대부분 우리 정훈이 같잖아요.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같기에는... 너무 오래 걸리잖아요."
펭수를 좋아하는 피고인 정훈
그리고 영우의 나레이션
'한스 아스퍼거는 나치 부역자였습니다. 그는 살 가치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를 구분하는 일을 했어요. 나치의 관점에서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은 장애인, 불치병 환자, 자폐를 포함한 정신 질환자 등이었습니다. 80년 전만 해도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습니다. 80년 전만 해도 나와 김정훈 씨는 살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지금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의대생이 죽고 자폐인이 살면 국가적 손실'이란 글에 좋아요를 누릅니다. 그게 우리가 짊어진 이 장애의 무게입니다.'
또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사람들이 장애인을 대할 때 과한 태도를 취해 동등하게 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말함
영우는 증거를 찾아보기 위해 피고인 집으로 가는 중임
옆에 있는 사람은 이 드라마의 남주인 로펌 송무팀 직원 준호
그때 준호를 부르는 누군가
준호와 아는 사이인 것처럼 보임
그때 뒤에서 낙엽을 치우는 기계가 돌아가고
갑작스런 큰 소리는 자극에 예민한 영우를 놀라게 함
그런 영우를 본 준호의 지인은
앞에서 준호가 '일하러 왔다'고 말했음에도
당연히 봉사활동이라고 여김
사실 우린 여기서 으레 사이다를 기대하기 쉬움
준호는 영우가 변호사임을 증명하고
지인은 놀라며 사과하는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렇게 하지 않아.
영우가 변호사라서 놀라고 사과한다면, 변호사가 아닌 자폐인에게는?
비장애인과 동행하면 당연히 봉사대상 취급을 받아도 되는 건가?
가면서 영우를 붙잡은 준호의 지인
'화이팅!' 하고 가는 여자
굳어버린 준호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미안함, 당황, 복잡한 감정들.
정중하게 사과하는 준호
하지만 영우가 괜찮다고 해도 (그래도 내심 마음에 남았는지 에피 후반에 한번 언급함 ㅠㅠㅠㅠㅠㅠㅠㅠ)
준호의 마음은 무거움
그 뒤에 문자를 보내려다가
'실수'를 '잘못'으로 고치는 부분도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라 인상깊은ㅠㅠㅠㅠㅠㅠㅠㅠ
또한 이 에피소드에서는
자폐의 정도와 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인식으로 인해 영우를 공격하는 검사와
검사의 발언이 차별적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판사도 등장함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지 깊게 짚어주는 에피소드였으나
그래도 영우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숨통을 틔워줌
첫화에서 영우를 '저와는 ...다르지 않습니까?' 하며 변호사 일 하는 것에 반대하던 멘토 정명석은
이제 영우를 향한 삿대질을 블로킹ㅋㅋㅋㅋㅋㅋㅋ하며 든든한 선배가 되어주고
새 공간에 들어가기 전 3초 카운트를 세는 (자폐 스펙트럼인들이 새 공간의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 하는 방법 중 하나)
영우를 위해
상사가 배고프다고 1초에 한번 꼽을 주든말든
준호는 엘베 열림버튼을 눌러 기다려줌
또 1화 첫만남에선 예상못한 행동에 이랬던 준호가
이젠 헐레벌떡 가는 와중에도 영우와 동시에 멈춰 같이 카운트를 세고 들어감
https://twitter.com/YuneunimI/status/1544676561106120704
수많은 영우맘들 가슴을 찢어지게 하는 에피소드였지만
첫주에 나왔던 걱정들이 고스란히 3화에 나온다는 것부터 작가가 세심하게 쓰고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참 잘 쓴 회차라는 생각도 들었음
3회 보고 좋은 의미로 뒷통수 얻어맞은 것 같았어 정말 좋은 드라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