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영화 뽕이 빠지지 않아 정신이 아픈 여자가 쓴 글입니다.
<화양연화>의 마지막, 아무에게도 드러낼 수 없었던 사랑을 봉인하기 위해 양조위는 앙코르와트를 찾아 입 밖에 내어본 적 없던 그의 사랑을 작은 구멍에 소곤소곤 고백하고는 영원히 봉인하지.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서래는 한 번도 입 밖에 내어본 적 없었던 자신의 소중한, 소중한 사랑을 커다란 구멍을 파서 스스로를 봉인하는 것으로 영원으로 남겨버려. 봉인과 미결. 희안하지만 봉인함으로서 영원히 남을 사랑의 이야기.
사랑에 이유가 어디있나 하지만 사랑엔 분명히 이유가 있어.
사진으로 사건을 보는 걸 좋아하고, 품위있게 사람들을 대하고, 자세가 꼿꼿하고, 그리고 오래 잠들지 못한 나를 호흡으로 재워주는 그런 것. 손에 잡힐 것 같은 이유들이 분명히 존재해. 해준은 그런 게 중요한 사람이야. 이유가 필요해.
해준은 사건의 유가족, 기혼자라는 직업과 사회에서의 위치와 여태까지의 가치관도 놀랄 정도로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내다 던지고 서래에게 달려갔지만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랑의 이유가 본인의 인생을 지탱해 온 긍지보다 더 앞이라는 걸 알고 스스로에게 당혹감을 느끼지. 사랑.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덮을 순 있었지만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이유가 되지는 않아. 여러 이유에 이유에 이유를 더하여 해준은 붕괴된 채 서래를 떠나.
서래는 해준의 이유를 이해해. 이해하기 때문에 '헤어질 결심'을 했어. 그냥은 헤어질 수가 없기 때문에 이 결심을 위해 다른 남자와 결혼까지 하지. 당연히 좋은 사람일 리 없고, 나쁜 상황들이 발생해. 세상 하찮고 가벼운 사랑해 소리를 들을 때마다 서래는 해준을 떠올려. 해준이 그녀에게 주었던 우아한 태도, 친절한 행동, 그녀를 대우하고 대접해주던 말들,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에 해준과 나누었던 대화의 녹음본. 가치없는 사랑해~와는 전혀 다른 진심의 무게감. 나쁜 상황일수록 서래는 그 녹음본에 매달려. 그걸 들을 때면 두들겨 맞아 얼굴이 다 터진 그녀의 얼굴은 얼룩덜룩 벌겋게 부은 멍자국보다, 고채도의 붉은 드레스보다 더 붉게 피어올라.
그래서 서래는 해준을 만나러 가. 그녀의 헤어질 결심은 실패했어.
해준이 서래에게 빠져들 때, 해준은 직업 습관으로 모든 것을 녹음기록해.
서래는 드라마를 보고, 저녁을 아이스크림으로 먹고, 불편하게 잠을 청한다고. 그리고 그것을 서래에게 들려주지. 그건 마치 사랑한다는 세레나데.
이제 해준을 보러 온 서래는 그 때의 해준처럼 해준을 관찰하며 기록을 녹음으로 남겨. 그렇게 깔끔한 걸 좋아하던 사람이 수염이 났고, 더 이상 운동화를 신지 않는다고. 서래는 이 기록을 혼자의 기록용으로 남겨둔 것일까. 아니면 그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이전 자신을 기록한 녹음을 해준과 들었을 때 서래는 행복했어.
하지만 서래가 어떤 생각을 했든, 행동하기 전에 사건은 터졌고 서래는 다른 방향으로 결심을 해야 할 수 밖에 없었어.
서래는 해준이 더 이상 '붕괴'되기를 원하지 않아. 하지만 해준의 붕괴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 서래는 해준에게 재구축하라고 말해. 마지막 또는 영원을 생각하며 서래는, 어떤 토대 위의 재구축을 생각했을까.
모든 것의 원인은 사랑.
이 사건의 원인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했던 녹음이라고 할 때 해준은 의아해 해.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거든.
언제나 조금은 어긋나더라도 자신의 말을 번역해서라도 들려주던 서래는 이 때 처음으로 자신의 중국어를 번역하지 않아. 여기에서 그들은 영원히 어긋나지.
마지막 결심 직전 서래는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산에 해준을 데려가서 그토록 소중하게 모셔온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해준의 손에 맡겨. 해준은 서래가 자신을 밀어 죽일 거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눈을 감아. 서래는 해준을 꼭 껴안지.
그들은 어긋나 있었어. 사실 단 한 번도 어긋나 있지 않았던 적이 없었지. 그저 잠시 그들이 눈을 감았을 때, 수갑을 함께 찼다는 명목으로 손이 맞닿았을 때, 립밤을 발라주었을 때, 핸드로션을 발라주었을 때, 함께 호흡을 할 때 잠시 잠시 나풀거리며 맞닿았을 뿐. 하지만 아무리 어긋나더라도 그들은 각자 서로의 입장에서 사랑하고, 사랑했고, 붕괴하고, 붕괴했고, 그리고 사랑했어.
서래는 그걸 너무 잘 알았지. 그녀는 이미 해준과 헤어질 결심을 실패했거든. 서래는 이제 더 이상 해준과 헤어질 마음이 없어. 그녀는 조용히 말하지. 당신의 미결이 될 거라고.
해준에게 미결사건이란 그게 해결되지 않으면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어느 때에도 생각을 멈출 수도 없는 것. 해결되기 전까지 끝없이 사진을 붙여놓고 생각을 하고 또 하고, 벗어날 수 없는 것. 서래는 그걸 알아.
서래는 해준을 아름답게 사랑하고 아름답게 사랑받고 싶어. 영원히.
그래서 서래는 스스로를 봉인하여 영원히 해준에게 미결로 남기로 해.
더 이상 구두를 신지 않는 해준은 이제 영원히 미결로 남은 서래를 매일 생각하겠지. 매일 사진을 들여다보며 매일 잠을 이루지 못하며 서래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겠지. 다시 신은 운동화의 끈을 조이고 서래가 자신을 봉인한 땅을 딛고 서서.
사랑고백 한 적 없다고 해준이 그럴 때 내가 다 서래처럼 서러웠는데 마지막에 서래가 소중히 보관해 두었던 녹음파일을 들으면서 아, 내가 그녀에게 사랑을 말했구나. 아주 절절하게 사랑을 말했구나. 라고 해준이 깨닫는 순간에 진짜 세상 뿌시고 싶었음. 해준이 시작한 사랑을 서래가 아주 소중하게 보관해서 다시 해준에게 영원히 돌려주었다고 생각해. 본인조차 정확하게 모르던 깊고 깊은 마음을 그 언어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돌려듣고 또 듣고 사전을 찾아보며 서래는 그 말을 한 해준보다도 더 정확하고 완전하게 이해했어. 그리고 그 말들과 그 말들에 담긴 사랑을 곱씹고 곱씹으며 서래는 해준을 완벽하게 사랑하게 돼. 자신이 서래를 사랑하는 것은 알았으나 그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던 해준은 자신의 말을 되돌려받으며 자신과 서래가 좋아하는 바닷가와 파도에, 서래에 잠겨 살아가겠지. 402일이 아닌 4002일이 더 지나도록.
그렇게 서래는 영원한 사랑을 손에 넣었으니 아마 마지막 파도가 들이칠 때 뿌듯하여 해준의 녹음본을 듣던 때처럼 붉게 웃었을 거야.
<화양연화>의 마지막, 아무에게도 드러낼 수 없었던 사랑을 봉인하기 위해 양조위는 앙코르와트를 찾아 입 밖에 내어본 적 없던 그의 사랑을 작은 구멍에 소곤소곤 고백하고는 영원히 봉인하지.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서래는 한 번도 입 밖에 내어본 적 없었던 자신의 소중한, 소중한 사랑을 커다란 구멍을 파서 스스로를 봉인하는 것으로 영원으로 남겨버려. 봉인과 미결. 희안하지만 봉인함으로서 영원히 남을 사랑의 이야기.
사랑에 이유가 어디있나 하지만 사랑엔 분명히 이유가 있어.
사진으로 사건을 보는 걸 좋아하고, 품위있게 사람들을 대하고, 자세가 꼿꼿하고, 그리고 오래 잠들지 못한 나를 호흡으로 재워주는 그런 것. 손에 잡힐 것 같은 이유들이 분명히 존재해. 해준은 그런 게 중요한 사람이야. 이유가 필요해.
해준은 사건의 유가족, 기혼자라는 직업과 사회에서의 위치와 여태까지의 가치관도 놀랄 정도로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내다 던지고 서래에게 달려갔지만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랑의 이유가 본인의 인생을 지탱해 온 긍지보다 더 앞이라는 걸 알고 스스로에게 당혹감을 느끼지. 사랑.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덮을 순 있었지만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이유가 되지는 않아. 여러 이유에 이유에 이유를 더하여 해준은 붕괴된 채 서래를 떠나.
서래는 해준의 이유를 이해해. 이해하기 때문에 '헤어질 결심'을 했어. 그냥은 헤어질 수가 없기 때문에 이 결심을 위해 다른 남자와 결혼까지 하지. 당연히 좋은 사람일 리 없고, 나쁜 상황들이 발생해. 세상 하찮고 가벼운 사랑해 소리를 들을 때마다 서래는 해준을 떠올려. 해준이 그녀에게 주었던 우아한 태도, 친절한 행동, 그녀를 대우하고 대접해주던 말들,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에 해준과 나누었던 대화의 녹음본. 가치없는 사랑해~와는 전혀 다른 진심의 무게감. 나쁜 상황일수록 서래는 그 녹음본에 매달려. 그걸 들을 때면 두들겨 맞아 얼굴이 다 터진 그녀의 얼굴은 얼룩덜룩 벌겋게 부은 멍자국보다, 고채도의 붉은 드레스보다 더 붉게 피어올라.
그래서 서래는 해준을 만나러 가. 그녀의 헤어질 결심은 실패했어.
해준이 서래에게 빠져들 때, 해준은 직업 습관으로 모든 것을 녹음기록해.
서래는 드라마를 보고, 저녁을 아이스크림으로 먹고, 불편하게 잠을 청한다고. 그리고 그것을 서래에게 들려주지. 그건 마치 사랑한다는 세레나데.
이제 해준을 보러 온 서래는 그 때의 해준처럼 해준을 관찰하며 기록을 녹음으로 남겨. 그렇게 깔끔한 걸 좋아하던 사람이 수염이 났고, 더 이상 운동화를 신지 않는다고. 서래는 이 기록을 혼자의 기록용으로 남겨둔 것일까. 아니면 그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이전 자신을 기록한 녹음을 해준과 들었을 때 서래는 행복했어.
하지만 서래가 어떤 생각을 했든, 행동하기 전에 사건은 터졌고 서래는 다른 방향으로 결심을 해야 할 수 밖에 없었어.
서래는 해준이 더 이상 '붕괴'되기를 원하지 않아. 하지만 해준의 붕괴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 서래는 해준에게 재구축하라고 말해. 마지막 또는 영원을 생각하며 서래는, 어떤 토대 위의 재구축을 생각했을까.
모든 것의 원인은 사랑.
이 사건의 원인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했던 녹음이라고 할 때 해준은 의아해 해.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거든.
언제나 조금은 어긋나더라도 자신의 말을 번역해서라도 들려주던 서래는 이 때 처음으로 자신의 중국어를 번역하지 않아. 여기에서 그들은 영원히 어긋나지.
마지막 결심 직전 서래는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산에 해준을 데려가서 그토록 소중하게 모셔온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해준의 손에 맡겨. 해준은 서래가 자신을 밀어 죽일 거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눈을 감아. 서래는 해준을 꼭 껴안지.
그들은 어긋나 있었어. 사실 단 한 번도 어긋나 있지 않았던 적이 없었지. 그저 잠시 그들이 눈을 감았을 때, 수갑을 함께 찼다는 명목으로 손이 맞닿았을 때, 립밤을 발라주었을 때, 핸드로션을 발라주었을 때, 함께 호흡을 할 때 잠시 잠시 나풀거리며 맞닿았을 뿐. 하지만 아무리 어긋나더라도 그들은 각자 서로의 입장에서 사랑하고, 사랑했고, 붕괴하고, 붕괴했고, 그리고 사랑했어.
서래는 그걸 너무 잘 알았지. 그녀는 이미 해준과 헤어질 결심을 실패했거든. 서래는 이제 더 이상 해준과 헤어질 마음이 없어. 그녀는 조용히 말하지. 당신의 미결이 될 거라고.
해준에게 미결사건이란 그게 해결되지 않으면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어느 때에도 생각을 멈출 수도 없는 것. 해결되기 전까지 끝없이 사진을 붙여놓고 생각을 하고 또 하고, 벗어날 수 없는 것. 서래는 그걸 알아.
서래는 해준을 아름답게 사랑하고 아름답게 사랑받고 싶어. 영원히.
그래서 서래는 스스로를 봉인하여 영원히 해준에게 미결로 남기로 해.
더 이상 구두를 신지 않는 해준은 이제 영원히 미결로 남은 서래를 매일 생각하겠지. 매일 사진을 들여다보며 매일 잠을 이루지 못하며 서래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겠지. 다시 신은 운동화의 끈을 조이고 서래가 자신을 봉인한 땅을 딛고 서서.
사랑고백 한 적 없다고 해준이 그럴 때 내가 다 서래처럼 서러웠는데 마지막에 서래가 소중히 보관해 두었던 녹음파일을 들으면서 아, 내가 그녀에게 사랑을 말했구나. 아주 절절하게 사랑을 말했구나. 라고 해준이 깨닫는 순간에 진짜 세상 뿌시고 싶었음. 해준이 시작한 사랑을 서래가 아주 소중하게 보관해서 다시 해준에게 영원히 돌려주었다고 생각해. 본인조차 정확하게 모르던 깊고 깊은 마음을 그 언어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돌려듣고 또 듣고 사전을 찾아보며 서래는 그 말을 한 해준보다도 더 정확하고 완전하게 이해했어. 그리고 그 말들과 그 말들에 담긴 사랑을 곱씹고 곱씹으며 서래는 해준을 완벽하게 사랑하게 돼. 자신이 서래를 사랑하는 것은 알았으나 그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던 해준은 자신의 말을 되돌려받으며 자신과 서래가 좋아하는 바닷가와 파도에, 서래에 잠겨 살아가겠지. 402일이 아닌 4002일이 더 지나도록.
그렇게 서래는 영원한 사랑을 손에 넣었으니 아마 마지막 파도가 들이칠 때 뿌듯하여 해준의 녹음본을 듣던 때처럼 붉게 웃었을 거야.
조심스러운데 제목부터가 스포인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