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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연출 작화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레전드 영화지만 그 중에서도 모세-파라오 이 둘 관계는 내가 본 최고의 각색 중 하나임ㅠㅠ

원작인 성경에서는 형제애고 뭐고 그런거 1도 없이 완전 남남 그자체인데

영화에서 둘도 없이 친한 형제였던 사이로 각색하면서 작품의 깊이를 두 단계는 발전시킨 듯



어릴 적에 천방지축으로 장난치고 사고치고 다니며 형제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언젠가부터 같은 장난을 쳐도 후계자인 람세스만 호되게 혼나고 후계자 아닌 모세는 상대적으로 유하게 넘어가고

그러면서 람세스는 점점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고 위대한 왕이 되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짓눌리게 됨

모세는 옆에서 형이 그렇게 힘들어하는 걸 전부 지켜본 유일한 사람이고 또 람세스의 유일한 숨구멍이었음

람세스는 모세와 함께 있을 때는 후게자가 아닌 그냥 형으로서 솔직하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었으니까...



형제끼리 웬만하면 권력다툼으로 서로 견제할 만도 한데 

람세스는 파라오 상징 중 하나인 찐중요한 반지를 모두의 앞에서 모세한테 줄 만큼 동생을 아꼈고 계속 자기 곁에 두려고 했음

(어쩌면 모세는 주워온 애라 절대 자기 권력에 위협이 못 될 걸 알았기에 마음 놓고 대할 수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진심으로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기도?)



모세도 그런 람세스가 소중해가지고...

사막에 나와서 자기 몸에 걸치고 있던 이집트 물건 이집트 옷 다 내던졌지만 형이 줬던 반지만은 차마 못 버리고 결국 간직하는거 맘찢ㅠㅠ

영화 볼때마다 이장면 3번씩 돌려본다......

사막마을에서 양치며 살던 10+n년 동안 내내 형이 준 반지 간직하면서 그거 볼 때마다 무슨 생각 했을지ㅠ

살인하고 성문에서 달려나갈 때 람세스가 모세 부르는 소리 메아리치는 게 나중에 (...)으로 이어지는 연출도 미쳤음 수미쌍관 미쳤어 그냥



모세가 이집트 다시 왔을 때 십년 훌쩍 넘게 지났는데 람세스 모세 알아보자마자 바로 끌어안고 반가워하고

모세도 순간 확 올라온 반가움 못 숨기고 옛날 형제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편하게 웃고 농담하고 하는거... 눈물남

그러다 모세가 반지 돌려줬을 때 람세스 표정변화 

"놀람 -> 네가 어떻게 이래? 슬픔+상처 -> 배신감 ->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너는 기어이? 분노"를 너무 잘표현함

레전드영화인 이유가 있다...



근데 십몇년을 형제로 컸는데 어떻게 무 자르듯 마음이 뚝 잘리겠음

10재앙 내리는 동안 중간중간 모세가 람세스 찾아갈 때마다 둘이 어쩔 수 없이 옛날을 그리워하고 여전히 형제로서 미련 내비침

람세스가 거대한 파라오 석상에 앉아서 아버지만큼 위대한 파라오가 되어야 한다고

아버지는 이미 죽고 없는데 예전보다 더 거대한 압박 받고 있는 거 착잡하게 지켜보는 모세나...

밤에 벽화 앞에서 단둘이 만났을 때 왜 예전처럼 돌아갈 수가 없는지 안타까워하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자기 어린 아들 오니까 곧바로 파라오로서의 가면 다시 쓰고 모세 적대하는 람세스나...

감정선 섬세해서 미칠 것 같다 각본연출수준 실화냐? 진짜 이집트왕자는 전설이다...



그러다가 결국 마지막 재앙까지 내리고 자기 손으로 자기 아들이자 모세의 조카 시체를 수습하는 람세스한테

모세가 가서 위로하는데 모세 손 내치면서 얼굴 쳐다보지도 않는 람세스랑

그렇게 원하던 이스라엘 민족 해방을 얻어내고도 아무도 없는 신전 구석에서 무너지면서 오열하는 모세...ㅠㅠ

감정선 미쳤음 크레이지 그자체다 정말

사람마음에 이렇게 대못박기있냐?

이 장면도 볼때마다 3번씩 돌려봄 셀프십자가형 wow~



그리고 마지막에 람세스만 파도 속에서 혼자 살아남아 모세 이름 부르며 절규하는 거

여기서 하 진짜

모세가 처음 이집트 떠날 때 동생 이름 부르던 람세스 목소리가 떠나는 모세 모습에 오버랩되던 그 연출을 여기서 또 써먹음

그리고 처음 떠날 때는 못했던 작별인사를 그제야 하는 모세...

강에서 처음 만났던 형제가 사막을 거쳐 바다에서 이별한다는 게ㅠ




어린이영화에서 주인공-빌런 관계에 이렇게 복잡한 애증서사 넣기 쉽지 않고

거기다 형제관계를 해피엔딩이 아닌 꽉닫힌 배드엔딩 파국엔딩으로 넣는 일도 드문데

이집트왕자는 이걸 해

둘다 해

어떻게 안 재밌겠어 이런 미친 감정선이



  • tory_1 2022.04.2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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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심 내 형제가 어디 있을지 금방 파악하고 + 그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기억하는 거 크레이지크레이지

    과거랑 현재가 같은 장소인데 대조적인 분위기가 자주 나오는 것도 넘 좋고...그 모세의 꿈 연출 너무 소름 끼치고....크......

    개인적으로 그 히브리인 아이들과 악어 벽화 앞에서 모세가 파라오, 람세스+아들을 마주 하는 데 그들은 그 일을 행한 당사자거나, 그게 별거냐고, 당연한 일이었다고 하는 이들이라 물과 기름처럼 함께 할 수 없다는 장치 같아서 짱이엿어...ㅠ

  • tory_2 2022.04.26 06:21
    맞아 오래된 영화라서 잘 모르는데 정말 잘만든 영화인것 같음 연출이나 저 둘의 감정선이 너무 좋았어 그래서 단순한 종교영화처럼 안느껴지고 좋았음
  • tory_3 2022.04.26 09:40

    글 좋다 ㅋㅋ 영화 진짜 잘만든거 같애

  • tory_4 2022.04.26 11:04
    ㅁㅈ 종교영화(?)인데 너무 인간적인 이야기였음
  • tory_5 2022.04.26 14:53

    존나 명작임 ㅜㅜㅜ

  • tory_6 2022.05.17 13:53

    스토리도 연출도 음악도 ㅠㅠ 진심 명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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