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 무서워서 가고 싶지 않아!"
"허? 뭐가 무서운데?"
"그치만 쇳소리님이 있는걸! 무서워, 무서워!"
이건 제가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주최하는 여름 임원회에 갔을 때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우리 집은 초등학교 4학년인 장녀와 유치원생인 차녀, 그리고 회사원인 남편을 둔 평범한 일반가정이다. 그 날은 큰딸이 다니는 학교 학부모 임원회 일로 초등학교에 가게 되었다.
시각은 밤 7시 전.
상당히 늦은 시간이었지만 맞벌이 부부도 많은 이 지역에서는 밤에 학부모 회의가 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늘은 다행히 남편이 빨리 귀가했기에 아이들을 맡기고 나는 회의에 참석했다.
우리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지만 밤이라서 차를 타고 초등학교에 갔다. 이미 해가 저문 손님용 주차장에는 차례차례 다른 임원들 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키무라 씨, 안녕하세요!"
"어머, 안녕하세요. 나이토 씨."
차를 내린 내게 인사해 온 것은 딸과 작년에 같은 반이라서 사이가 좋은 미키 엄마인 나이토 씨였다. 올해는 반이 갈라졌지만 이렇게 똑같은 임원이 된 것이 그녀였기에 나는 조금 안심했다.
"오늘 임시 임원회에서는 무슨 얘기가 나올까요."
내가 한숨을 쉬자 나이토 씨도 같이 한숨을 쉬었다.
"분명히 쇳소리님이겠지요."
"그렇겠죠..."
──쇳소리님
그것은 최근에 딸한테서도 자주 들은 말이었다. 어디서 들은 건지 모르겠다. 어느샌가 학교에 퍼진 괴담이다.
방과 후 복도. 학교에 있는 어느 복도 끝에서 두 번 머리를 숙이면 끼익끼익 금속이 삐걱이는 기묘한 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두 번 손뼉을 치면 멀리서 여자애 목소리가 들린다. 그건 찢어지는 것 같은 목소리로 뭐라고 말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머리를 숙이면 복도 안에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전방에서 누가 다가온다고 한다. 쇳소리님이라고 불리는 자는 째지는 것 같은 쇳소리를 내며 이쪽을 향해 다가온다. 그게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쇳소리님을 본 사람은 모두 모르는 세계로 끌려가 버리니까.
아이들이 지어낸 창작괴담다운,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야기다. 작년에는 그런 괴담이 없었다. 올해 눈 깜짝 할 사이에 퍼진 그 괴담은 아이들 사이에 크게 퍼져서 급기야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는 아이마저 나오게 되었다.
아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쇳소리님이 있으니까 가고 싶지 않아."
아무래도 아이들 사이에서 쇳소리님이 나오는 복도를 찾는 놀이가 유행하는지 그 중에서도 누가 그 복도를 발견했다고 한다. 발견이라고 것도 이상한 말이지만 찾아낸 복도에서 담력시험 기분으로 몇 명이 쇳소리님을 불러냈는지 실제로 쇳소리님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이 겁을 먹은 것이다.
지금은 밖에서 자전거 벨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무서워하는 애들도 있는지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키고 있다.
내 딸도 아무래도 그 이야기를 그대로 믿은 건지 여름방학 직전인데도 학교에 가는 걸 싫어했다. 방과 후에는 데리러 오라고 징징댈 때도 있었다.
쇳소리님은 없다고 몇 번을 말해도 "무서워니까 가고 싶지 않아!"라고 소리치며 울음을 터뜨리니까 손 쓸 도리가 없다.
"미키도 무서워하나요?"
내가 나이토 씨에게 물어보니 나이토 씨도 벌레 씹은 얼굴로 끄덕인다.
"그래요. 장마가 올 무렵부터 갑자기..."
찌는 듯이 더운 기후도 거든 탓인지 짜증날 정도로 올해는 장마가 이어지고 아이들도 밖에서 놀 수 없었다. 그 탓인지 모두 스트레스가 쌓인 게 아닌가 추측했지만 설마 괴담 소동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똑같이 학교로 들어가는 학부모들은 회의실로 가기 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건대 모든 학년에 쇳소리님 소문이 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곧 있으면 여름방학이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2학기부터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면 곤란한데 말이죠."
"정말로 왜 올해는 이런 괴담이 유행하는 거람."
이렇게까지 아이들이 겁먹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런 괴담 치고는 드물지만 아무도 마지막까지 시험해 본 적이 없다는 말도 들었다. 뭐, 만에 하나 진짜라면 누가 실종되어 버려서 그건 그거대로 큰 문제가 일어나겠지만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어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어차피 애들이 지어낸 괴담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아이들이 겁먹는 상황이 기분 나빴다.
회의실에는 이미 임원인 학부모들이 모여 있었고 학부모 회장과 선생이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7시를 조금 지난 무렵에 임원회를 시작했다. 그 내용은 예상했던 대로지만 내용이 조금 이상했다.
"여름방학 중에 학교에서 액막이를 실행할 예정입니다."
평소에는 임원회에 참가하지 않는 교장이 드물게 오늘은 참가했다. 그리고 그 말에 임원들은 어안이벙벙했다. 누군가가 물었다.
"그건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쇳소리님 때문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 교장을 보고 학부모들이 당연히 웅성거렸다.
"아니, 무슨 그런 비현실적인 얘기를..."
"아니, 그래도 애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면 해두는 편이 좋지 않을지..."
찬반양론이었지만 교장은 진지했다.
"실은 말이죠. 전날 교내에서 기묘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교장이 마지못해 들려준 이야기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얘기였다.
모든 학생이 수업 중인 3교시. 5학년 교실에서 어느 학생이 갑자기 소리쳤다.
"선생님, 복도에 뭔가 있어요!"
겁먹은 듯한 학생이 한 말에 교사는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있는데?"
"끽끽 소리가 들려요!"
학생이 그렇게 말하자 누가 "쇳소리님이다!"라고 소리쳤고 교실 안은 웅성거렸다. 쇳소리님을 알고 있던 교사는 모두를 달래면서 그런 소리는 안 들린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들도 아무것도 안 들린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동안 제일 처음 말한 학생이 "됐으니까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다.
교실이 조용해진 순간 그게 일어났다.
끼익...
뭔가가 삐걱이는 소리가 분명히 복도에서 들린 것이다. 교사는 서둘러 교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확인했다. 복도 끝을 달리는 아이의 그림자를.
"누구냐! 수업 중에 밖에 나간 건!"
한편 잠시 후 다른 반에서도 기묘한 일이 일어났다. 이 반은 3학년 반으로 비교적 조용히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복도에서 기묘한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끽끽 삐걱거리는 소리.
교사가 복도 쪽을 바라보니 아래쪽에 있는 환기창에 검은 뭔가가 스쳐지나갔다.
교사가 의아해서 수업을 중단시키고 문을 열어 복도를 확인했다.
이 초등학교 건물은 ㄷ자형 건물로 2층에 있는 3학년 교실은 마침 건너편 5학년 교실이 있는 건물 복도랑 인접해 있었다.
3학년 담임은 건너편 건물에서 복도로 나온 수많은 5학년들을 보았다. 5학년 담임을 포함한 모두가 이쪽을 창백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한 건지 갑자기 5학년 담임이 창문을 열고 안뜰 너머 3학년 건물 쪽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사이토 선생님, 어서 교실로 돌아가세요!"
심상치 않은 목소리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짐작한 3학년 담임 사이토는 즉시 교실 문을 닫고 모두를 교실 창가로 피난시켰다.
교실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3학년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한편 5학년들 중에는 건너편 건물 복도를 보고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복도를 향해 소리친 5학년 담임 우치야마는 복도를 나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똑같이 밖을 확인한 학생이 비명을 지르자 그는 보고 말았다.
ㄷ자형 건너편 3학년 교실이 있는 복도를──
아이가 달리고 있었다. 하얀 전통복 상의에 붉은 하의를 입고 달리고 있었다. 아이라는 걸 알았던 것은 그 몸이 작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교사는 무서운 점을 발견했다.
목이, 매우 길었다.
천장까지 뻗은 목은 창문 위로 가려서 얼굴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하얀 목만이 뚜렷하게 천장까지 뻗은 그 모습은 그게 인간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그, 그런 황당무계한...집단 히스테리라도 일으킨 거 아닙니까."
학부모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도 당연했다. 나도 동의했다. 교장 이야기는 그만큼 비현실적이었다. 목이 천장까지 뻗은 아이라니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끽끽 삐걱이는 소리도 건물 안에 바람이 불어와서 들리는 소리일 것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교장은 괴로운 듯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덜덜 떨면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저는 직접 봤습니다. 이 눈으로 똑똑히. 천장까지 목이 뻗은 아이를..."
회의실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나는 그런 얘기를 밤에 듣고 싶지 않았다. 다른 학부모들도 그랬을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자기 양팔을 쓰다듬는 사람도 몇 명 있었다.
"집단 히스테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모두가 똑같은 걸 목격하는 건 이상합니다. 5학년 아이를 둔 임원분들은 아이들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은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는 가급적 말하지 않기를 당부드립니다."
확실히 이런 이야기를 아이들이 들으면 더더욱 쇳소리님을 두려워해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할 게 불 보듯이 뻔했다.
"대체 쇳소리님이라는 건 뭔가요?"
누군가가 교장을 추궁했다. 교장은 뻘뻘 땀을 흘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게 뭔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왠지 기분 나쁘네요."
다음 임원 회의 날짜를 정하고 여름방학 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사항을 들은 후 임원회는 모두 납득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액막이 하는 날은 여름방학 중에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에 데리고 오지 말라고 교장이 지시하는 걸로 쇳소리님 사건은 끝났다. 하지만 모두 여우에 홀린 것 같은 얼굴이었다.
"키무라 씨, 나이토 씨, 오늘은 수고 많으셨어요."
계단을 내려갈 때 2층과 이어지는 복도 앞 공간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돌아보니 같은 학년 임원인 스즈키 씨가 있었다.
"아, 스즈키 씨, 수고하셨어요."
나랑 나이토 씨가 머리를 숙이자 스즈키 씨도 머리를 숙였다.
"여러분, 기분이 나쁘니까 어서 돌아가죠."
껄껄 웃으면서 다른 임원이 스즈키 씨랑 우리를 지나쳐갔다.
"그러네요. 수고하셨습니다."
한 번 더 꾸벅 머리를 숙였을 때.
"아, 그렇지!"
나이토 씨가 소리를 내며 손을 짝짝 쳤다.
"그 전에 딸이 말했는데 나미에게 손수건을 빌린 것 같네요. 무척이나 귀여운 손수건이었기에 미키가 갖고 싶어했는데 어디서 샀나요?"
"어머, 어떤 손수건이더라..."
"분홍색에 일곱색 비즈가..."
둘이 애들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원들이 내려갔다. 회장이 마지막으로 내려오는지 손수건 설명을 하는 스즈키 씨 뒤를 지나면서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며 머리를 숙였다.
대화를 하던 우리도 꾸벅 머리를 숙였다.
빠직.
그 순간 갑자기 불이 꺼졌다. 계단을 내려가던 학부모들도 짧게 비명을 질렀다.
층계참에서 서 있던 우리도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머, 정전?"
"별일이네요."
"번개는 치지 않았는데..."
회장도 포함해서 4명이 그 자리에 있었다. 마침 복도랑 이어지는 부분이었기에 복도 쪽까지 회장이 가서 불이 꺼진 걸 확인하고 있다.
우리도 좀 불안해졌지만 눈이 익을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그때.
끼익...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 정도로 자그마한 소리였지만 분명히 귀에 닿았다.
"어, 어머나. 이상한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
내가 억지로 그렇게 말하니 스즈키 씨도 "그러게요."라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끼익...
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또렷하게 들렸다.
"힉."
짧게 비명을 지른 것은 복도에 있었던 회장이었다.
"회장님, 왜 그러세요?"
나이토 씨가 회장에게 말을 걸었지만 회장은 그저 눈을 부릅 뜨고 복도 끝을 바라볼 뿐이었다.
나랑 나이토 씨, 스즈키 씨가 얼굴을 마주보다가 조심스레 복도를 살펴보았다.
안까지 똑바로 뻗어 있는 복도.
뭔가가 있다.
"어?"
한순간 나는 뭐가 보였는지 알 수 없었다.
끼익...
삐걱이는 금속음.
그리고 눈앞에 어두운데 또렷하게 보이는 하얀 무언가.
하얀 상의에 붉은 하의를 입은 아이가 거기에 있었다.
인간이라는 건 너무나도 황당무계한 일이 일어나면 넋이 나가는 걸까.
우리 4명도 그 자리에서 누구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혹시 가위에 눌린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눈만은 똑바로 앞에 있는 걸 바라보았다.
하늘하늘 하얀 옷자락이 나부낀다. 붉은 하의 자락도 흔들린다.
아이가 몸을 불안정하게 흔들면서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것만이라면 다행일 텐데...
그것만이라면 아직 애들 장난이라고 웃어 넘길 텐데...
어째서 그렇게 흔들흔들 좌우로 몸을 흔들면서 아이는 걷는 걸까.
이유는 금방 알았다.
천장까지 목이 뻗어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너무 높아서 균형을 맞추기 힘든 것이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귀를 찢을 것 같은 쇳소리가 아이 쪽에서 들렸다. 기분 나쁘고 오싹한 소리였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소리치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저게 뭐야, 저게 뭐야.
우리는 패닉에 빠졌다.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고 애썼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끼익...
끼익...
삐걱이는 소리.
흔들흔들, 흔들흔들, 옷자락을 나부끼며.
아이가,
아니.
괴물이,
온다.
멀리 있던 그것은 흔들흔들 몸을 흔들면서, 목을 흔들면서 이쪽으로 다가온다.
심장이 벌렁거린다.
마음속으로 계속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움직이지 않는 몸이 원망스러웠다.
옆에 있는 나이토 씨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그것조차 불가능했다.
어째서? 왜 이런 일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아까 자신들 행동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머리를 숙였다. 두 번.
손뼉을 쳤다. 두 번.
그리고 한 번 더 머리를 숙였다.
의도하지 않고 우연히, 그 동작을 실행했다.
끼익...
정신이 퍼뜩 들었을 때 금속이 삐걱이는 소리는 무척이나 가까이서 들렸다. 나는 너무나도 무서워서 현실에서 도망치려다가 실패한 것을 직감했다.
눈앞에 아이의 다리가 보인다. 보고 싶지 않다. 보고 싶지 않은데 시선만이 움직인다. 그리고 그토록 움직이지 않았던 목을 천천히 움직였다.
다리. 붉은 하의. 하얀 상의. 그리고 하얀 목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위를 올려다보았다.
얼굴이,
두 개 있었다.
아이의 얼굴이 두 개. 눈 네 개가 우리를 보고 있다. 이쪽을 내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빨리 고쳐."
사람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은 소리가 천장에서 들렸는데 귀 바로 옆에서 들린 것 같았다. 귓가에서 속삭이는 감각이 내 감각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파직.
불이 켜졌다.
"괜찮나요?"
사람 목소리.
밝아진 순간에 아이...아니, 괴물은 사라졌다.
가위눌림도 풀려서 우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 큰 어른이 꼴사납게 그 자리에서 울기 시작했다. 그 정도로 무서웠다.
왜 머리가 두 개인 거야. 왜 목이 긴 거야.
그것보다 뭘 고치라는 거야.
우리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괴이를 몸소 체험해 버렸다.
그로부터 여름방학이 되어 비밀리에 액막이를 실행했다. 그 후 어째선지 학교 뒤에 있던 신사도 수리했다고 한다.
일부 임원들은 학교 비용으로 그런 일을 하는 걸 이상하게 여겼지만 나는 단번에 이해했다. 한여름 더운 날인데도 오싹해졌다.
11월, 나는 차녀 시치고산 때 신사를 찾았다. 7살이 된 차녀는 화려한 색동옷을 입고 있었다.
"아빠, 이거 뭐라고 적혀 있는 거야?"
배전에 있는 새전함 앞에서 한자를 읽지 못하는 딸이 패를 가리킨다. 남편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신에게 인사하는 작법이야. 종을 울린 후에 새전을 넣지. 그리고 이례이박일례를 하는 거야. 두 번 머리를 숙이고 두 번 손을 친 뒤 마지막으로 한 번 머리를 숙이지."
"......"
나는 남편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종이 울린다.
새전을 조용히 넣은 후 4명이서 이례이박일례를 했다.
나는 합장한 뒤에 조용히 눈을 뜨고 눈 앞에 매달린 밧줄 끝에 있는 종 하나를 바라보았다.
이 신사 것은 하나지만 초등학교 뒷산에 있는 신사 것은 두 개였다.
수리 전 신사 종은 완전히 녹이 슬어서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다고 누가 말했다.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던 괴이는 여름방학이 끝났을 때는 사라졌다.
쇳소리님은 이제 없다.
"끼익..."
출처: 괴기진진 블로그 https://blog.naver.com/qordb6712/222659690998
아..신사고치라고 나타나신거야? 쇳소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