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소울3만 1000시간 가까이 찍고
소울시리즈+세키로 합치면 2000시간, 2d 소울류라고 하는 게임들 플탐까지 합치면 2500시간 좀 넘는 소울류 처돌이인데
당연히 엘든링은 예구했고 지금까지 플레이하면서 후회 1도 없음. 감동의 연속임
하지만 여기저기서 들리는 다른 사람들의 불호평도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왜 그런가 하면 일단 내가 보기에 이 겜은 '오픈월드'가 우선시되는 겜이 아님
정말로 이걸 순수하게 오픈월드로 자유롭게 즐기려면
쓰레기는 아니고 예능 정도 되는 무기 아무거나 하나 쥐여주고 맨몸으로 소울 세계관 아무데나 던져놔도 내집처럼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함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사기 무기, 스킬, 영체 없이도 게임 진행할수 있지 물론
근데 소울류를 이 게임으로 접하는 사람은...솔직히 말해서 불가능할거야. 근성 문제가 아니라 그냥 불가능할거야.
현재 많은 사람들이 예컨대
잡몹 여러마리 넣어놓고 보스전이라고 우기는 던전이 영체 소환이나 파티플레이를 강요한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말하지
하지만 내가 막상 맞닥뜨리면 사실 그렇게까지 불합리하지는 않았어. 왜냐면 걔네는 약속이라도 한 듯 패리가 잘 되는 애들이었고
정확히 하나씩 패리해서 죽일 수 있을 만큼의 어그로로 달려들어 (내가 만나본 애들 중에는 다대일 보스전이 사자혼종, 도가니기사, 결정인(특히 창), 부패의 권속 모두 패리호구)
(가고일은 예외. 패리되지 않고 무기 전회로 부지런히 때려서 한쪽을 먼저 죽이는 딜찍누가 필요했다)
불합리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패리할 생각 못하고 구르기만 하면서 이게 솔플 기준 말이 되냐 라고 말하겠지만
사실은 근접 노영체 솔플 기준으로도 이 게임은 정말 작은 해결방법의 창을 뚫어놓았던 거지. 정말 작은...
그걸 찾아내는 소수의 플레이어가 분명 있고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소수의 사람들이야말로 프롬겜의 코어팬이라 그 눈높이에 맞춰서 만족을 시켜야 했을거야
초반 보스인 멀기트, 고드릭
다른 소울 시리즈에 내다놓으면 dlc보스급 패턴이지
아르토리우스나 백왕보다는 확실히 윗선이고 게일보단 좀 아래고...개인적인 패턴 난이도 감상은 아론 정도? 아무튼 쉽진 않단 얘기
원래 기존 소울 시리즈의 초반 보스 중에는 출시후 몇년이 지난 지금 호구라고 놀림받는 쉬운 녀석들이 많아
누군가는 그것도 너무 어려워해서 게임을 포기했겠지만 적어도 소울에 익숙한 사람들의 눈에는 아니지. 모든게 뻔하게 보이지. 심지어 엘든링은 소울시리즈의 패턴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서 쓰고 있는걸?
그래서 이 겜에도 '초반'을 위해서 쉬운 보스를 메인보스로 넣었다면 어땠을까? 그냥 재미없는 호구 취급이나 받지 않겠어?
지금 프롬은 그런 튜토리얼(?)을 과감히 삭제하고 게임 전체를 본게임으로 가득 채웠어
나는 그런 게 나같은 사람의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서 굉장히 만족스럽지만
만일 그런 난이도를 모든 플레이어에게 강요하는 게임이라면 절대 흥행할 수 없었겠지
겜부심을 부리겠다는 건 아니야
스피드런같은거 할 게 아닌 한 무슨 세계 엘든링 pve 대회 같은 게 있어서 상주는것도 아니고
그런 걸로 우쭐해하거나 남들이랑 구별짓기 하는 것도 바보같은 짓이지
단지 캐주얼게이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고이고 고인 것에서 자기만족을 얻는 세계가 있었고
이 게임의 '순정(?)' 난이도는 그쪽을 정확히 타겟팅해서, 그것을 기준으로 디자인했다고 느껴진다는 이야기
그럼 그런 석유가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
뭐 해답은 이미 다들 알고 있겠지. 수많은 '사기' 기술, '꼼수' 기술들이야
사실 기존 소울에도 너무 어려운 보스를 스킵하거나 날먹할 수 있는 꼼수들이 존재했어
게일이 어렵다지만 같은 다크소울3 고인물들 중에도 출혈단검 한자루 들고 휙휙 날아다니면서 썰어버리는 사람이 있고, 도무지 패턴을 모르겠으니 벽 뒤에 숨어서 독 마법으로 잡는 사람이 있잖아
그것도 애초에 무슨 방법만이 정답이고, 그밖의 것은 꼼수고 사파라고 말할 필요는 없는 문제였어
다크소울2에서 노화톳불 노데스로 엔딩까지 진행하면 훈장 같은 기념품 반지를 주는데,
원거리 마법으로 게임을 쉽게 진행하거나 아예 게임 절반 이상을 스킵하는 꼼수를 써서 엔딩을 본다고 기념품을 안 주진 않거든
뭐...일부 팬덤에서는 그런식으로 진행한 노화톳불 노데스는 인정 안한다느니 부심 부리고 싶어했지만 적어도 프롬피셜은 아니라는 얘기
지금 엘든링은 그런 '사기' '꼼수'들을 얼마든지 정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어
단 처음부터 주는 건 별로 없고, 대부분은 어디선가 파밍해서.
생각해보자.
필드 보스는 마상 원거리 공격에 대부분 취약하고, 자기 필드를 조금 벗어나거나 울퉁불퉁한 지형에 끼어서 바보되는 일도 다반사야
버그라고? 소울시리즈였으면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지만, 지금 엘든링에선 그렇게 보스전 지형을 일부러 만든 게 프롬인데?
명도 월은? 거의 다크소울3의 대인결전병기 벌어진검 느낌이던데...원래 미디르 소울로 연성하는 극후반 무기로 요구치도 높았지만 엘든링에서는 비교적 아무나 들 수 있는 무기가 됐지. 내구도 제한도 없고 얼마나 좋아
거기다 밀리 캐릭도 어느정도의 중거리~원거리 딜을 할 수 있게 서리밟기나 밤불검 전회가 존재하고 화염병부터가 사실상 거의 무한이며
소울시리즈 내내 사기였던 마법은 더 강력해진데다
그외에도 냉기나 출혈 같은 부가효과가 전작들보다 굉장히 강력하게 들어가게 설계돼있어
또 제일 중요한거. 언제나 '다구리에 장사없다'라는 진리가 통용된 소울겜이거든. 백령을 부르면 게임이 확 쉬워지겠지만 친구가 없으면? 백령이랑 하는게 부담스러우면? 얼마든지 솔플로도 영체를 사용할수 있게 해준다고. 심지어 성능이 엄청 좋은!
그래서 이런 '꼼수'들을 잘 사용하면 게임이 쉬워지겠지. 뭐 객관적으로 막 쉬워지는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하지만 이것들 역시, 소울류에 웬만큼 고여야지 정확히 어떻게 사용하는지, 뭐가 좋다는건지 알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해
미디르를 수은으로 잡고, 게일을 독안개+맹독안개+이야기꾼지팡이로 잡아도 분명 소울 고인물이라니까?
쉬운 공략이 있긴 한데 그 공략도 충분한 설명과 고임이 필요한 공략이란거지
그렇기 때문에 지금 유튜브에 올라오는 수많은 공략들이 어떻게 게임을 '쉽게' 진행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올리는 걸테고
시작하자마자 어디에서 무엇을 파밍하고, 룬을 이렇게저렇게 모아서 스탯을 이렇게저렇게 찍고, 어디부터 진행을 하고...
왜냐하면 그정도 해두지 않으면, 소울류 미경험자는 아예 게임을 진행할수가 없을테니까.
그래서 그걸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플레이라면 음. 소울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름 재밌을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오픈월드는 아닐 거야
거기서 무슨 탐험이 느껴지고 무슨 성취감이 있겠어...사기무기를 얻고 보스를 깨도 그저 정해진 숙제를 해결한 느낌뿐이라면. 오픈월드의 ㅇ자도 아님
이건 피지컬이나 근성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무조건 근성을 가지고 깰때까지 해봐라? 글쎄. 누군가는 이 게임을 순수한 오픈월드로 접근하고 싶어했을 텐데, 그걸 얻어갈 수 없게 만들어진 게임이었을 뿐.
소울류를 해보지 않았지만 '오픈월드'가 하고싶어서 엘든링을 덜컥 사버린다면 아무래도 비추.
소울류를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잘 하기는 어려웠고, 비슷한 느낌의 게임을 온갖 사기스킬로 씹어먹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
앞에 말했지만 대충 팬티만 입혀서 던져놔도 잘 다니는 고인물이면? 바로 당신을 위한 오픈월드입니다.
아직 플레이를 고민하는 톨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토리가 소울류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여서 덩달아 즐겁게 읽었어 나는 할 엄두가 안나서 방송으로 보기만 하는데 언젠가 도전해볼게 그리고 엘든링식 오픈월드가 무슨말인지 알겠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