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밝은 관찰력으로 정영롱이 창조한 세상 <남남>은 정상의 의미를 묻는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중심을 비켜가는 그 세상에는 사랑보다 강력한 우정과 종국의 귀여움이 가득하다.
“챫챫챫챫챫…” 엄마 은미의 자위 장면을 목격하는 딸 진희의 이야기로 시작했던 만화 <남남>이 거시기를 만지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첫 경험을 한 꼬마 진희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3년 만에 완결됐다. 그 거대한 세계관을 두 눈으로 확인한 독자들은 ‘완벽한 수미상관’이라는 평을 쏟아내는 중이다. 중년의 성을 그려서 연재 초반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남남>은 ‘대책 없는 엄마와 쿨한 딸’, 그 주변 사람들 이야기다. 싱글 맘, 동성애자, 비혼주의자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누구 하나 사회가 통상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으로 그리지 않는다. 은미는 고등학생 때 임신해 엄마가 되지만 <남남>은 은미가 어떤 고결한 희생을 하는지 아빠 없이 자란 진희가 얼마나 서러운지 같은 서사보다 물리치료사와 마케터 & 웹 디자이너로서 직업인의 일상, 친구와 떠난 여행 중 무조건 발생하는 짜증스러움 같은 실제 우리 삶의 분초를 채우는 일상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너무 공감이 가서 ‘풉’ 웃음이 터지고 때론 코끝이 찡해지도록 눈물이 나서 만화 속으로 들어가서 이들과 ‘티키타카’를 나누며 살고 싶다. 그러니까 만약 <남남>이 공익을 달성한 바 있다면, 다양한 인물상이 당연한 세상을 창조해 정상이라는 프레임을 스멀스멀 녹인 공일 것이다.
“왜 싱글 맘의 고충이 중심이 아닌가”부터 물었을 때 작가 정영롱은 “주변을 보면 싱글 맘도 동성애자 친구들도 많은데 아무렇지 않게 잘 살고 있어요. 굳이 사연을 넣어 불쌍하게 그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마르지 않는 소재를 제공하는 중년의 이모 친구들 역시 혼자 사는 경우가 많지만 너무 재미있게 살고 계시다는 것. “<안녕, 프란체스카>도 드라큘라 가족 이야기가 평범한 일반 사람들처럼 나오잖아요. 저도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사람들이 재미있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하고 싶었어요.”
<남남> 속 여러 관계 중 가장 감동적인 건 은미와 미정 그리고 미정의 어머니다. 미정은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은미를 구출하고 미정의 어머니는 은미를 가족으로 맞는다. 장례식에서 “내가 정한 내 엄마였다”는 은미의 대사는 가족의 법적 정의를 공허하게 만든다. “후천적으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너와 나는 가족이다’ 말했을 때 가족으로 느껴지는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피로 이어지지 않은 관계에서 저 사람이랑 나랑 연결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그걸 표현하는 단어로 ‘가족이다’라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혈연이라는 연결 고리가 없는 이들의 관계는 더 진실하게 보인다. 진희의 생물학적 친부인 진홍의 존재는 오히려 진정 의미 있는 관계란 무엇인가 질문하게 한다. 2부를 시작하며 “망해도 되는 사랑과 망하지 않는 우정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듯 <남남>에서 우정은 사랑보다 깊게 표현된다. 은미와 미정을 보고 있노라면 우정이란 사람 사이에 가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관계처럼 느껴진다. 진희와 친구들 관계에도 수식어나 설명이 필요 없는 오랜 믿음이 깔려 있다. 정영롱은 다음과 같이 ‘친구론’을 들려줬다. “세 가지 친구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너무 힘들었어’ 이야기했을 때 ‘힘들었겠다’ 해주는 친구, ‘왜?’ 묻는 친구, ‘어, 나도 힘들었어’ 하고 자기 얘기하는 친구. 연인과는 헤어지면 제목처럼 남남이 되는데 친구란 오래된 앨범처럼 남아요. 언제 들춰 봐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존재예요.”
더 읽기 https://www.vogue.co.kr/2022/03/01/%eb%a7%8c%ed%99%94-%eb%82%a8%eb%82%a8%ec%9d%b4-%eb%a7%90%ed%95%98%eb%8a%94-%ec%a0%95%ec%83%81%ec%9d%b4%eb%9d%bc%eb%8a%94-%ea%b2%83/
“챫챫챫챫챫…” 엄마 은미의 자위 장면을 목격하는 딸 진희의 이야기로 시작했던 만화 <남남>이 거시기를 만지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첫 경험을 한 꼬마 진희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3년 만에 완결됐다. 그 거대한 세계관을 두 눈으로 확인한 독자들은 ‘완벽한 수미상관’이라는 평을 쏟아내는 중이다. 중년의 성을 그려서 연재 초반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남남>은 ‘대책 없는 엄마와 쿨한 딸’, 그 주변 사람들 이야기다. 싱글 맘, 동성애자, 비혼주의자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누구 하나 사회가 통상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으로 그리지 않는다. 은미는 고등학생 때 임신해 엄마가 되지만 <남남>은 은미가 어떤 고결한 희생을 하는지 아빠 없이 자란 진희가 얼마나 서러운지 같은 서사보다 물리치료사와 마케터 & 웹 디자이너로서 직업인의 일상, 친구와 떠난 여행 중 무조건 발생하는 짜증스러움 같은 실제 우리 삶의 분초를 채우는 일상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너무 공감이 가서 ‘풉’ 웃음이 터지고 때론 코끝이 찡해지도록 눈물이 나서 만화 속으로 들어가서 이들과 ‘티키타카’를 나누며 살고 싶다. 그러니까 만약 <남남>이 공익을 달성한 바 있다면, 다양한 인물상이 당연한 세상을 창조해 정상이라는 프레임을 스멀스멀 녹인 공일 것이다.
“왜 싱글 맘의 고충이 중심이 아닌가”부터 물었을 때 작가 정영롱은 “주변을 보면 싱글 맘도 동성애자 친구들도 많은데 아무렇지 않게 잘 살고 있어요. 굳이 사연을 넣어 불쌍하게 그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마르지 않는 소재를 제공하는 중년의 이모 친구들 역시 혼자 사는 경우가 많지만 너무 재미있게 살고 계시다는 것. “<안녕, 프란체스카>도 드라큘라 가족 이야기가 평범한 일반 사람들처럼 나오잖아요. 저도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사람들이 재미있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하고 싶었어요.”
<남남> 속 여러 관계 중 가장 감동적인 건 은미와 미정 그리고 미정의 어머니다. 미정은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은미를 구출하고 미정의 어머니는 은미를 가족으로 맞는다. 장례식에서 “내가 정한 내 엄마였다”는 은미의 대사는 가족의 법적 정의를 공허하게 만든다. “후천적으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너와 나는 가족이다’ 말했을 때 가족으로 느껴지는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피로 이어지지 않은 관계에서 저 사람이랑 나랑 연결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그걸 표현하는 단어로 ‘가족이다’라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혈연이라는 연결 고리가 없는 이들의 관계는 더 진실하게 보인다. 진희의 생물학적 친부인 진홍의 존재는 오히려 진정 의미 있는 관계란 무엇인가 질문하게 한다. 2부를 시작하며 “망해도 되는 사랑과 망하지 않는 우정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듯 <남남>에서 우정은 사랑보다 깊게 표현된다. 은미와 미정을 보고 있노라면 우정이란 사람 사이에 가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관계처럼 느껴진다. 진희와 친구들 관계에도 수식어나 설명이 필요 없는 오랜 믿음이 깔려 있다. 정영롱은 다음과 같이 ‘친구론’을 들려줬다. “세 가지 친구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너무 힘들었어’ 이야기했을 때 ‘힘들었겠다’ 해주는 친구, ‘왜?’ 묻는 친구, ‘어, 나도 힘들었어’ 하고 자기 얘기하는 친구. 연인과는 헤어지면 제목처럼 남남이 되는데 친구란 오래된 앨범처럼 남아요. 언제 들춰 봐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존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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