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것을 사랑했다.
그것은 날때부터 무엇과도 소통 할 수 없게 태어났다.
그것의 눈은 흐릿해 겨우 어둠과 빛을 구별 할 수 있었고 그것의 귀는 어두워 말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것은 생각했다. 세상은 온통 따듯하거나 차거나 부드럽거나 딱딱한 것으로 가득하구나. 그것은 너무 외로웠다. 세상에는 오로지 그것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혹시 모를 자신외의 “어떤것”을 찾아 온 몸을 꿈틀거리고 냄새를 맞고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그것은 자신이 찾는것이 어떤것인지 조차 알 수 없었다. 그저 그것의 세상은 가끔 예기치 못하게 그것의 앞을 막거나 뾰족하게 그것을 찔러댈 뿐이었다.
그는 그것을 사랑했다.
그것을 위해 손수 물을 떠 입안에 흘려넣었고 음식을 주고 그것을 쓰다듬었다. 그것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듯이 굴었기 때문에 그는 계속해서 그것을 쓰다듬고 쓰다듬고 쓰다듬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존재를 발견해 주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그가 있다는것을 깨닫고 그 깨달음으로 인해 행복해 지기를. 그래서 그것이 자신의 존재를알아차리도록 온갖 노력을 했다. 부드럽게 볼을 두드리기도 했고 그것의 흐릿한 눈동자를마주보고 끊임없이 말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소통하는 방법을 알 수 없도록 태어났기 때문에 그의 접촉을 두려워 했다. 그의 손길은 미지의 위협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것은 항상 따듯하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자신을 문지를때면 한껏 몸을 웅크리거나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사랑했기때문에 그것을 돌보는 일을 멈출 수 없었다. 그것은 그의 도움없이는 살 수 없었기 때문에.
그와 그것은 오래도록 함께 지냈다.
그는 그것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함께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새로운 음식과 새로운 자극을 꾸준히 제공했다. 그는 항상 그것을 다정하게 어루만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자 가끔 그것은 그의 손길을 알아보는것 처럼 흐리멍텅한 눈을 들어 그의 눈을 쳐다보기도 했다. 그는 이런 행동을 작은 소통의 성공이라고 생각했고, 그럴때면 그의 안에서 사랑과 행복이 샘처럼 솟아나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그것은 눈을 감았다. 그는 그것을 끌어안고 울었다. 그리고 하늘에 대고 기도했다. 그가 부디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였다는것을 알고 있었기를. 떠나는 순간에 외롭지않았기를.
그러나 슬프게도 그것은 영원히 그의 사랑을 느낄 수 없었다.
아 마지막 너무 슬프잖아....ㅠㅠㅠㅠㅠ